체중이 불어 검사해보니 식욕조절 호르몬에 문제
체중이 불어 검사해보니 식욕조절 호르몬에 문제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2.2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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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분비 기관 및 호르몬 문제로 인한 질환
그림=게티이미지뱅크
그림=게티이미지뱅크

뇌하수체 종양은 호르몬 분비 저하시켜… 당뇨병, 골다공증 위험 높여

갑상선 제거 시 체온조절 등에 문제…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호르몬은 신체의 항상성 유지와 생리적 기능에 필수적이다. 혈액을 통해 신체 곳곳으로 이동하며 체내기능 활성화 및 제어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뇌하수체, 갑상선, 부갑상선 등 여러 내분비기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는 약 100여 종으로 성장호르몬, 유즙분비호르몬, 갑상선호르몬, 인슐린, 코티솔,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등이 대표적이다.

진상욱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호르몬은 소화, 대사, 호흡, 감각인지, 수면, 성장과 발달, 생식, 감정 등 우리가 숨 쉬는 동안 진행되는 모든 영역에 관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인체 내 다양한 호르몬의 생산과 분비를 조절하는 뇌하수체를 비롯해 체온조절과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갑상선호르몬, 칼슘농도를 조절하는 부갑상선 호르몬 등의 분비가 정상 범위 내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뇌하수체서 호르몬 분비 안되면 당뇨 등 발병 위험

뇌하수체는 머리 안쪽 깊숙하게 위치하고 있는 아주 작은 기관이다. 위치상 직접적인 손상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여러 원인으로 인해 정상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면 인체 내 다양한 호르몬 분비에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호르몬 분비의 비정상적인 증가 또는 감소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바로 뇌하수체 종양이다. 뇌하수체 종양이 정상 뇌하수체 조직을 압박할 경우 정상 뇌하수체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기는 뇌하수체 기능저하증이 발생할 수 있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여러 호르몬이 과다 혹은 정상보다 부족하게 분비되면 말단비대증, 고프로락틴혈증, 쿠싱병 등 흔치 않지만 심각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뇌하수체 질환에 의한 증상은 영향을 받는 호르몬의 종류, 정도 및 진행 속도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작은 증상이라고 가볍게 여기지 말고 자신의 몸 상태를 꾸준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진상욱 교수는 “뇌하수체 질환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되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골다공증 등 각종 질환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대장암 또는 갑상선암의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갑상선 절제된 경우 호르몬제 복용 필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갑상선 기능저하증·항진증, 불임, 성기능 장애도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내분비기관 중 갑상선은 체온 유지와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지만, 암이 발생하면 치료를 위해 절제를 하는 경우가 흔하다. 

우리나라 여성에게 갑상선암은 유방암에 이어 발병률 2위에 해당하는 암으로,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받은 사람의 약 20~40%에서 결절이 발견되고 있으며 그 중 약 4~12%만이 세포 검사를 통해 암으로 판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갑상선암 치료의 근간은 수술로 암이 진행된 정도, 즉 크기와 림프절 전이 여부 등에 따라 최선의 수술법을 선택하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는 재발을 줄이는 완전성과 합병증이 없는 안전성이다.

수술은 갑상선을 제거하는 정도에 따라 전절제술과 엽절제술로 구분되는데, 전절제술은 갑상선을 전부 제거하는 것이다. 수술 후 칼슘제를 복용해야 할 가능성이 엽절제술보다 높고, 갑상선이 없어지므로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한다.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 갑상선자극호르몬이 상승하면 갑상선암 재발 위험성이 높아진다. 즉, 갑상선암으로 수술받은 환자는 갑상선호르몬이 충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 적정한 용량은 변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최적의 갑상선 호르몬제를 처방받는 것이 중요하다.

◇호르몬 불균형이 보내는 신호

▶체중 증가=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다면, 남들보다 쉽게 살이 찔 수 있다. 렙틴은 포만감을 주는 호르몬으로 렙틴이 분비되면 뇌가 이를 인지하고 식욕을 억제한다. 

렙틴은 음식을 먹은 뒤 최소 20분이 지나야 분비가 되는데, 정제된 곡물이나 과자·빵 등의 탄수화물은 소화가 빨리 돼 충분한 렙틴 분비를 방해한다. 식사를 하고 나서도 자꾸 무언가 먹고 싶다거나, 허기짐을 느낀다면 렙틴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우울증= 기분 변화가 심해졌거나 항상 짜증이 나고, 우울한 기분을 느낀다면 호르몬 수치가 변했을 수도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생리 직전이나 임신 중, 폐경 시기에 이런 경험을 쉽게 한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은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이다. 이처럼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뇌에 영향을 미쳐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

▶잦은 소변과 갈증= 우리 몸의 수분 상태를 조절해주는 항이뇨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는 신체 내 많은 양의 수분을 배출하게 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은 다시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갈증을 느끼고 더 많은 물을 마시게 된다. 즉, 잦은 소변감과 갈증의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기억력 저하= 호르몬이 뇌에 미치는 영향은 불분명하지만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변하면 안개가 낀 것처럼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전문가들은 에스트로겐이 신경전달물질이라고 불리는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폐경기 전후로 집중력과 기억력에 문제가 잘 생기는데, 이 시기 바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갑상선호르몬과 연관이 있는 질환 역시 기억력에 영향을 미친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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