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충남 보령시지회 소속 대천23통경로봉사클럽 “‘국화꽃마을’이라면 모르는 사람 없어요”
대한노인회 충남 보령시지회 소속 대천23통경로봉사클럽 “‘국화꽃마을’이라면 모르는 사람 없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2.28 15:19
  • 호수 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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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충남 보령시지회 소속의 대천23통경로봉사클럽 회원들이 국화꽃 화분을 돌보고 있다.
대한노인회 충남 보령시지회 소속의 대천23통경로봉사클럽 회원들이 국화꽃 화분을 돌보고 있다.

국화꽃화분 재배해 골목길 곳곳에 배치…마을 이미지 개선  

지역 기관서 화분 구매…수익금으로 경로당 체력시설 마련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어르신들 덕분에 삭막했던 마을이 ‘꽃동네’가 됐다. 전에는 골목길에 쓰레기가 나뒹굴었지만 이제는 꽃을 보면서 걸으니 기분이 너무 좋다.”

충남 보령시 대천동 관촌2길 주택가에 거주하는 주민의 말이다. 이 주민은 “인근 도시에 직장을 두고 잠만 자러 집에 들어오는 이가 대부분인데다 누가 나서서 청소를 안 해 지저분했던 도로가 경로당 어르신들이 빗자루를 들고 나서는 깨끗해졌다”며 “특히 어르신들이 손수 재배한 국화꽃 화분을 골목마다 갖다놔 향기도 좋고 보기에도 아름답다”고 덧붙였다.  

대한노인회 충남 보령시지회(지회장 최익열) 소속의 대천23통경로봉사클럽(코치 구문웅)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봉사클럽은 2017년 8월에 창단됐다. 모두가 대천23통경로당 회원들로 클럽 명칭도 경로당 이름에서 따왔다. 

이 봉사클럽의 코치이자 경로당 회장인 구문웅 코치는 “남들 다하는 쓰레기 줍기나 교통질서 안내 말고 부락 발전에도 기여하고 가능하다면 불우이웃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궁리 끝에 국화꽃을 재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창단 이듬해 국화꽃 화분 400개를 마을 전 가정에 나눠주고 골목길에도 배치했다. 관내 기관과 학교에 기증했고 각종 행사에도 장식용으로 제공했다. 최근에는 보령시 도시재생센터에서 주관하는 주민역량강화사업의 프로그램 중 국화 키우기 체험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로당 총무이기도 한 이철우 클럽 코치는 “유래 없는 긴 장마와 폭우로 인한 병충해, 부식현상으로 꽃을 키우기 힘든 적도 있었지만 회원들이 철저한 방제와 시비법 개선으로 정성껏 꽃을 키워 대부분 살릴 수 있었다”며 “회원들이 이제는 국화꽃에 관한 한 전문가가 다 됐다”며 웃었다. 

회원들이 기대했던 경사도 생겼다. 국화꽃을 기증 받은 지역의 한전 중부발전에서 꽃을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땀 흘려 가꾼 국화꽃을 앉아서 받기만 할 수 없지 않느냐. 솔선수범해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어르신들에 감동 받아 화분 200개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꽃 수익금에서 투자 경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회원들의 뜻에 따라 경로당 복지 및 체력단련 시설 마련과 불우이웃 돕기에 쓸 예정이다.

구 코치는 “대천23통이라고 하면 어디인지 잘 몰라도 ‘국화꽃마을’하면 시민 모두가 알게 됐다”며 “우리 봉사클럽은 학생들에게 우리민족의 얼과 경로효친을 가르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클럽 회원은 “봉사를 해보니 앞으로도 우리에겐 할 일이 얼마든지 있다는 걸 알았고,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개인적으로 우울증 같은 게 사라지고 주민 화합에도 참 좋은 게 봉사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클럽은 위와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1년 11월에 열린 제15회 전국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우수상)을 수상했다.

최익열 보령시지회장은 “대천23통경로봉사클럽 어르신들은 자원봉사에 대한 인식이 남달라 단순 근로 이상의 수준 높은 봉사를 하고 계신 훌륭한 분들”이라며 “앞으로 노인회 위상 제고는 물론 노인을 바라보는 젊은 세대의 인식을 바꾸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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