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천 대한노인회 인천 강화군지회장 “군청의 경로당 운영비 지원에 노인회가 답례도 할 줄 알아야 해”
장기천 대한노인회 인천 강화군지회장 “군청의 경로당 운영비 지원에 노인회가 답례도 할 줄 알아야 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3.07 11:12
  • 호수 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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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천 강화군지회장이 2018년 12월에 수상한 ‘자랑스런 강화인상’ 패를 들어 보이고 있다.
장기천 강화군지회장이 2018년 12월에 수상한 ‘자랑스런 강화인상’ 패를 들어 보이고 있다.

코로나로 어려운 이웃·노인대학 총동문회·게이트볼협회·농악팀 등에 현금 지원

청년회의소 회장·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지역 발전 기여… ‘자랑스런 강화인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인천 강화군은 과거에 개인소득이 전국 상위권에 속했다. 수산물이 풍부한데다 인삼, 화문석이 유명하고 공장(30여개)도 많았기 때문이다. 수출 선봉장에 섰던 삼도직물은 직원이 1200명에 달하기도 했다. 군 단위에서 보기 힘든 제1금융권(한일은행)이 일찌감치 들어와 있었고, 농·축·수·임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인삼조합 등 제2금융권도 발달했다.

노인회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노인회 인천 강화군지회는 여유로운 운영 자금과 지역의 다양한 지원 덕분에 상대적으로 수준 높은 노인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장기천(78) 인천 강화군지회장은 “우리가 재정적으로는 좀 풍부하다고 말할 수 있다”며 “대형버스도 10년 전부터 운행했고, 지회 자산 24억원을 예탁해놓은 농협 측에서 조건 없이 700만원씩 우리에게 주고 있고, 후원회를 비롯해 여기저기서 500만~1000만원씩 지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4년 전부터 경로당 회장과 사무장에 활동비(5만원)를 지급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분회장들에게 주던 수당(7만원)을 1월부터 10만원으로 올려준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말, 강화읍에 위치한 강화군지회에서 장 지회장을 만나 각종 지회 사업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강화군지회는 13개 읍면 분회, 237개 경로당, 회원 1만5000여명이 있다. 장 지회장은 2022년 1월, 제16대 강화군지회장에 단독추대로 재임돼 현재에 이르렀다.

-거액의 코로나 성금을 기탁해 화제가 됐다.

“2020년 분회장 간담회에서 코로나 장기화로 힘들어하는 이웃들을 위해 성금 모금을 결정하고 2개월 만에 1200만원을 모아 군수께 전달했다. 서도·삼산·교동면 등 섬 세 곳의 경로당 회원들도 동참했다. 올해도 할 거고, 이 일 전에도 300만원을 기탁했다.”

-짧은 시간 일사분란하게 모금 했는데.

“군청에서 경로당 규모에 맞춰 운영비를 지원해준다. 회원 100명 이상이면 연 806만원이다. 거기다 경로당 회장, 사무장 활동비도 지원해주고 있다. 우리가 받기만 해선 안 되고 답례도 해야지. 경로당마다 5만원씩 걷기로 하고 면마다 대표회장이 싹 걷어서 가져 왔다. 노인회가 여러 곳에 지원도 한다. 노인대학 총동문회, 게이트볼협회, 여성들로만 꾸린 자원봉사팀, 농악팀 등에 지원해준다.”

-노인대학 총동문회에 지원한다고.

“우리가 노인대학이 활성화가 됐다. 1, 2학년 100명씩 2년 과정이다. 일주일에 하루는 오전에 2시간 공부하고, 오후에는 각자가 컴퓨터·노래·게이트볼 등 취미교실에 4시간씩 참여한다. 제가 처음 왔을 때 보니 노인대학 역사는 오래 됐지만 총동문회가 없더라. 총동문회를 조직해 총동문회장을 선출하고 일 년에 500만원을 지원한다.”

-지원금으로 무엇을 하나.

“봄철에 총동문회 임원들이 야유회를 한 번 가고, 가을에 기수 별로 약 400명이 모여 노래자랑도 하고 송년 행사를 가진다.”

장기천 강화군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장 지회장 오른편이 이채웅 노인대학장.
장기천 강화군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장 지회장 오른편이 이채웅 노인대학장.

장 지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책장으로 가더니 노인대학 49기(2019년) 졸업기념 앨범을 꺼내 펼쳐 보이며 “학사모를 쓴 의젓한 모습들, 강원·충청 등지로 1박2일 수학여행 가서 맛있는 음식 먹고 레크레이션을 즐기는 순간들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겼다”며 “노인대학 예산(1억2000만원)으로 점심도 제공하는 등 모든 게 무료이지만 이 앨범만은 자부담”이라며 웃었다. 

이어 “노인대학 입학 대기자가 40~50명이나 된다”며 “외지인이 노인대학에 들어가려면 회원 가입 후 회비 1년 납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해 회원 배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노인대학 활성화 배경은.

“100세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뽀빠이 이상룡 같은 유명 인사를 초청해 1,2학년 전체가 강당에서 특강을 듣곤 한다. 강당 시설이 뛰어나다. 음향(방송실)과 영상(빔 프로젝트)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췄다. 우리가 모범 회장님들 모시고 해외를 한 번씩 다녀왔는데 코로나 사태로 나가지 못해 그 경비(3800만원)를 가지고 접이식 책상이 딸린 극장용 좌석으로 전부 교체했다.”

-대규모 연수를 다녀오는 가 보다.

“작년에 경로당 회장들과 사무장 대표 등 250명이 백령도를 다녀왔다. 올해는 사무장들이 그곳을 다녀온다. 그리고 해외는 못 나가니까 경로당 회장님들 대상으로 두 번에 걸쳐 울릉도를 다녀올까 한다.”   

장기천 지회장은 개성 출신으로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을 수료했다. 강화군요식업조합장, 강화군청소년회의소 회장, 강화군새마을금고 이사장 등을 지냈다. 인천지방법원 강화군법원 조정위원으로 있다. ‘자랑스런 강화인상’(2018년)을 수상했다.

-요식업조합장을 했다고.

“30대 초반에 우연찮게 다방을 운영하게 됐고 10년 이상 하다보니까 그 자리를 맡게 됐다. 70년대 당시 강화에 술집이 많아 서울서 찾아오기도 했다.”

-‘자랑스런 강화인상’을 수상했다.

“제가 청소년회의소(J·C) 회장, 평통 자문위원도 하고, 새마을금고 이사장 20년 할 때 ‘좀도리 운동’도 했다. 집집마다 밥 지을 때 쌀 한 숟가락을 따로 덜어내 항아리에 모아뒀다가 그것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것으로 새마을금고의 대표적 사회공헌사업이다. 사회생활하면서 했던 일들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서 보람은.

“새마을금고가 자기 건물이 없었다. 제가 6억원 주고 땅을 사고, 6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의 연건평 320평짜리 단독건물을 지었다. 3층에 예식장도 했고.”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사회활동하면서 알고 지내던 전임 지회장(현 박용렬 인천연합회장)의 권유로 지회 부회장을 맡았다.”

-노인종합복지관 운영의 어려움은.

“2007년부터 수탁․운영해오고 있다. 4층짜리 건물 2개동에서 난타, 원예도자기, 서양화교실 등 연간 36과목, 56개 강좌에 1500여명이 참여한다. 코로나 이후에는 노인일자리(15개 사업, 2700여명)만 하고 있다. 군청에서 사무관이 파견 나와 있다.” 

-중앙회에 건의할 사항은.

“정치인 출신(김호일 대한노인회장)으로 열정을 가지고 여러 가지 정책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눈에 나타나는 성과가 적어 아쉬움이 있다. 남은 시간도 많지 않은데 노인회 권익사업이라든지 모든 것을 힘 안들이게 운영하도록 해줬으면 한다.” 

장기천 강화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노인복지관과 노인대학이 맞물리는 날엔 무료급식을 하는 식당 하나로는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 건물 아래에 식당을 하나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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