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귀화시험으로 보는 한국인의 자격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귀화시험으로 보는 한국인의 자격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3.07 11:20
  • 호수 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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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여제’ 이상화의 남편으로도 유명한 방송인 ‘강남’이 최근 정식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 어머니를 두고, 우리나라에서도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능수능란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그가 ‘귀화시험’에서 수차례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강남이 떨어졌다는 귀화시험 문제 난이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귀화시험에 나오는 일부 문제가 올라와 있다. ‘서울 올림픽의 개최 연도’를 묻는 비교적 쉬운 문제도 있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출되는 한국의 대표적인 상품’, ‘개화기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 등 한국에서 태어났어도 맞추기 어려운 문제가 섞여 있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만 보면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귀화 신청자들도 합격률이 70%가 넘을 정도의 수준이다.  
‘귀화시험’은 편의상 부르는 명칭일 뿐 정식 이름은 ‘사회통합프로그램 귀화용 종합평가’다. 2018년 2월 개정된 국적법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기존 ‘귀화 필기시험’이 ‘사회통합프로그램 종합평가’로 대체됐다.
귀화시험을 치르려는 이민자는 한국 생활에 필요한 한국어·경제·사회·법률 등 기본 소양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교육 과정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했다. 0~5단계로 이뤄진 이 프로그램은 이수하는데는 총 515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다 2018년 9월 1일 이후부터는 사회통합프로그램 미이수자도 귀화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됐다. 

귀화는 크게 일반 귀화와 간이 귀화, 그리고 특별 귀화로 나뉜다. 이중 일반 귀화와 특별 귀화의 경우 귀화용 종합평가를 본다. 물론 시험에 합격했다고 바로 한국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면접시험을 치러야 하는데 여기서 합격률은 60%에 못 미친다. 귀화 신청자의 절반 정도는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고 그 뒤를 잇는 건 베트남이다. 또 두 명 중 한 명 가량은 한국인과의 혼인을 통한 간이 귀화자(혼인귀화자)다. 즉, 한국 또는 한국인을 사랑하고 거주 의향이 강하고 공부를 통해 최소한의 지식을 쌓으면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의 자격은 거창하지 않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대한민국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남북분단으로 전쟁 위협에 노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서 살아가며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가지만 있으면 된다. 물론 노력은 필요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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