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에 지방이 많은 ‘이상지질혈증’… 꾸준히 관리를
혈액에 지방이 많은 ‘이상지질혈증’… 꾸준히 관리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3.07 13:48
  • 호수 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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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지질혈증의 진단과 치료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에 이상이 생기면 뇌졸중·협심증 등 각종 혈관질환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당뇨·고혈압 등의 질환이 있다면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에 이상이 생기면 뇌졸중·협심증 등 각종 혈관질환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당뇨·고혈압 등의 질환이 있다면 꾸준히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그림=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2명에 발생… 협심증·뇌졸중 등 혈관질환 불러

지속치료율 낮아 재발 환자 많아… 식이요법, 운동 병행하면 조절 가능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중에 지질 또는 지방 성분이 과다하게 함유돼 있는 상태, 즉 혈액 속 콜레스테롤 수치에 이상이 생긴 것을 말한다. 지방 성분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은 성인병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이 깨끗하면 말랑말랑하지만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두꺼워지면 혈관이 단단해지고(동맥경화), 이로 인해 혈액 흐름이 느려지면서 장기 조직은 산소와 영양분을 원활히 공급받지 못해 심근경색과 협심증, 뇌졸중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악화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을 잘 관리하는 것이 심혈관계 질환 예방의 지름길이다. 

서민석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으로 혈액 속 지방이 정상 수치보다 높은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상지질혈증을 방치하면 혈관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심장질환으로 이어져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지질혈증 지속치료율 낮아

이상지질혈증은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저밀도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한 상태이거나 HDL콜레스테롤(고밀도 콜레스테롤)이 감소한 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자세하게는 △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 △LDL콜레스테롤 160mg/dL 이상 △중성지방 200mg/dL 이상 △HDL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중 1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이상지질혈증이 진단된다.

일반적으로 LDL콜레스테롤은 심장이나 뇌혈관질환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나쁜 콜레스테롤로, HDL콜레스테롤은 혈관을 청소해 주는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문제는 국내 이상지질혈증 환자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치료를 끝까지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환자는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증상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고 당뇨나 고혈압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

실제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2020 이상지질혈증 팩트 시트’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은 국내 20세 이상 성인은 총 1155만8000명으로 국내 성인 인구 5명 중 2명은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반면, 진단 인구 대비 치료율은 66.6%, 지속치료율은 40.2%에 불과했다.

◇이상지질혈증의 치료

이상지질혈증은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 일차성은 유전적 결함으로 불필요하게 LDL콜레스테롤이 생산돼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이차성은 당뇨나 갑상선 기능 저하, 약물, 고지방식사, 비만, 운동 부족 등에 의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적절한 콜레스테롤 수치는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평소 질환을 갖고 있다면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말초혈관질환 등 혈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LDL콜레스테롤을 70mg/dL 이하로 낮추는 것이 좋다. 

또한 경동맥 질환, 당뇨, 복부 동맥류 등 혈관질환의 위험 요소가 많은 경우에는 100mg/dL 이하로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흡연, 고혈압, 낮은 HDL콜레스테롤 혈증, 관상동맥질환의 가족력, 나이 등의 위험 요소를 고려해 목표 수치를 결정해야 한다.

콜레스테롤 관리의 기본은 생활습관 조절과 약물치료다. 단, LDL콜레스테롤의 수치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 생활습관 조절만 할 것인지, 약물치료를 추가해야 하는지 주치의의 진단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우선 생활습관 조절은 동물성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는 것과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정상 체중 유지가 기본이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스타틴(Statin), 에제티미브(Ezetimibe)와 같은 경구 약제가 사용된다. 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스타틴’은 심뇌혈관 질환이 있는 초고위험군이나 당뇨와 같은 고위험군의 적극적인 약물치료로, ‘에제티미브’는 소장에서 콜레스테롤 재흡수를 억제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특히 에제티미브는 단독 사용보다는 스타틴과 복합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서 교수는 “대부분 일차성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된 후 약을 중단하면 다시 LDL콜레스테롤이 증가하기 때문에 결국 약물치료를 다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에 혈관질환이 있거나 발생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상지질혈증의 예방과 관리

이상지질혈증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고 고혈압과 당뇨에 비해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다행히 이상지질혈증은 고혈압이나 당뇨보다 조절이 잘 되는 편이어서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지질혈증의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혈액검사, 식생활 관리, 체중 감량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다. 실제로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3회 이상, 6개월 지속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5%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하며, 술은 하루 한두 잔 이하로 줄이고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더불어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 교수는 “이상지질혈증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각종 혈관질환을 유발하는 굉장히 위험한 질환”이라며 “특히 당뇨병 또는 고혈압, 관상동맥질환의 가족력 등이 있거나 고령자, 흡연자의 경우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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