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울진·삼척 산불에 산림·주택 엄청난 피해… 봄 가뭄 겹쳐 ‘실화’ 등 철저 대비를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울진·삼척 산불에 산림·주택 엄청난 피해… 봄 가뭄 겹쳐 ‘실화’ 등 철저 대비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3.14 09:58
  • 호수 8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 울진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원 삼척 등지로 번지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여의도 46배 크기의 산림과 주택 260여 채가 불탔고 6500여명의 주민이 인근 관공서 등으로 대피했다. 지난 2000년 4월 9일간 계속됐던 동해안 산불 이후 최대 규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3월 8일 기준 산불의 피해면적이 2만1772㏊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 면적(6만500㏊)의 3분의 1이상, 축구장 3만493개 면적에 해당된다. 

지난 3월 5일 새벽 강원 강릉·동해 산간지역에서 발발한 산불은 산림·소방 당국의 90여 시간에 걸친 ‘진화 사투’ 끝에 사그라들었다. 지난 4일 강원 영월에서 발생한 산불도 주불 진화를 완료하고 현재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 중이다.

반면, 지난 3월 4일 발생한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의 진화율은 75%로 6일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산림당국은 헬기를 집중 투입해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불을 제압한 뒤 가장 화세가 강한 북쪽 응봉산을 마지막 진화 목표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전해철 중대본 본부장 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3월 10일 산불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울진·삼척 산불은 75%의 진화율을 보이고 있지만 인력 투입이 어려운 산림 지대의 경우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현재 금강송 군락지의 방어선 구축이 효과적으로 이뤄져 불이 약해지고 바람도 진화하기 양호한 서풍 계열로 변화함에 따라 가용할 수 있는 헬기 82대를 모두 투입해 주불을 진화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 466명의 생계 안정과 빠른 생업 복귀를 위한 주거·금융 등 각종 지원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지난 3월 6일 울진과 삼척에 이어 8일에는 강릉과 동해까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 피해를 입은 자치단체와 주민에 대한 구체적 복구 지원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응급 대책 및 재해 구호와 복구에 필요한 행정, 재정, 금융, 세제 등의 특별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각종 피해 복구비의 50%가 국비로 지원된다. 

이번 산불의 중요한 환경 요인으로는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지목되고 있다. 겨울 가뭄은 늘 있었지만 지난 3개월 동안 전국 강수량이 13㎜에 불과할 정도로 유난히 심했기 때문이다. 영남 지역은 50년 만에 최저라고 한다. 

발화한 불길이 이맘때 늘 동쪽으로 부는 강한 바람인 양간지풍을 타고 확산되면서 산불을 키웠다. 2019년 고성 산불 등 영동 지역에서 몇 년에 한 번씩 발생하는 큰 화재가 모두 비슷한 상황에서 일어났다.

동해안 산불의 원인으로는 담뱃불 실화 등 인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울진 화재의 최초 발화 지점은 보행로가 없는 한적한 왕복 2차선 도로 옆 배수로였다. 운전자가 불이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를 버려 화재가 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강릉 옥계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방화가 원인이었다. 

이처럼 대형 산불의 원인은 인재가 대부분이다. 올해 들어 지난 3월 6일까지 산불이 총 293건 발생했는데 이 중 77.5%(227건)는 담뱃불 등 사람의 ‘부주의’에 의한 것이다. 봄이면 입산객 증가에 따른 산불 위험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입산객 스스로가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산불은 소중한 가족과 재산, 수십 년간 일궈 온 산림자원을 순식간에 송두리째 앗아 간다. 그러나 매년 3월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산불 취약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산불 예방 노력은 부족하다는 의미다.

더 이상의 대형 재난이 인재에 의해 되풀이되지 않게 보다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한 산불이 잦고 큰 피해가 집중되는 동해안 지역에 대한 산림정책을 정교하게 다듬어 근본적인 처방을 내놔야 산불을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