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우 대한노인회 강원 양양군지회장 “경로당 회원 나이 70세로 상향… 대신 운영비 지원은 두텁게”
전용우 대한노인회 강원 양양군지회장 “경로당 회원 나이 70세로 상향… 대신 운영비 지원은 두텁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3.14 10:10
  • 호수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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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69세는 경로당 오라 해도 안와…회원 숫자 자랑할 게 못돼  

양양군수, 전 경로당에 혈압측정기·손건조기 등 노인회 전폭 지원

[백세시대=오현주기자] 강원도 양양읍 남문1길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강원 양양군지회(지회장 전용우) 회관. 이 건물 2층 사무실 입구 벽면에 커다란 현황판 두 개가 걸려있다. 왼쪽은 양양군지회 기구표, 오른쪽은 양양군지회장 동정이다. 행사 사진과 함께 제목, 참석자, 일시 등이 적혀 있다. 지회장 동정 현황판에 김진하 양양군수 방문(1월 10일), 양양군지회 부회장단 시의회 방문(2월 7일), 양양군지회 정기총회(2월 11일) 등의 사진이 부착돼 있다. 이 현황판을 통해 지회 활동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가 있다. 

3월 초, 양양군지회에서 전용우(74) 양양군지회장을 만나 경로당활성화 사업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양양군지회에는 6개 읍·면 분회, 133개 경로당, 회원 7000여명이 있다. 양양군 전체 인구는 2만8000여명, 65세 이상은 8600여명이다. 전 지회장은 2019년 3월에 취임했다.

-양양은 산불 피해가 없는지.

“영동지방이 산불로 초비상사태다. 방금 삼척·울진·동해·정선 등에 전화로 안부를 물어 ‘어르신들은 좀 안전하다’는 말을 들었다. 양양은 2005년에 큰 산불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뒤로 지금은 괜찮다.”

-당시 낙산사도 화재 피해를 입어 온 국민이 가슴 아파 했는데.

“낙산사는 6·25 전쟁 때도 전소돼 새로 지었다가 또 다시 화를 당했던 거다. 오히려 전화위복이랄까. 김홍도의 ‘낙산사도’ 등을 참고해 새로 중수하면서 지금은 전각도 많아지고 훨씬 웅장해졌다. 스님과 신도들이 불사에 애를 많이 썼다.”

-현황판에 양양군수 지회 방문 사진도 있더라.

“노모를 모시고 있는 양양군수께서 진정성을 가지고 노인회를 적극 지원해주신다. 노인대학 입학·수료식 등 노인회 행사에 꼬박 참석해 격려해주신다. 작년 12월 2~8일, 6개 읍·면사무소를 순회하며 열린 경로당 회장 및 총무 연수회에도 군수를 비롯 김의성 군의회 의장, 도의원 등이 참석해주셨다.”  

전 지회장은 이어 “전체 경로당에 자동혈압측정기와 핸드드라이어(손건조기)를 보급했고 강원도에서 우리만 없었던 지회 업무용 차량(11인승)도 지원 받았다”며 “‘백세시대’ 지면을 빌어 군수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지회 직원들은 어르신들을 진정성 있게 모신다. 지난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감사의 마음을 담은 손편지를 전 경로당에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전 지회장은 “정성이 깃든 손편지에 감동한 어르신들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칭찬해주셔서 직원들이 보람도 느꼈다”고 전했다.

-공공부문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750명이 참여하고 있다. 공공시설 청소, 쓰레기 분리수거 등 환경정화가 대부분이고 청소년선도봉사도 좀 있다.”

-시니어 컨설턴트라는 일자리는 무엇인가.

“근로 능력이 있는 노인을 발굴해 적합한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일을 한다. 민간취업 알선으로 12명이 참여한다.”

전용우 양양군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지회 회관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전 지회장 오른편이 이광형 사무국장.
전용우 양양군지회장(사진 중앙)이 직원들과 지회 회관 앞에서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전 지회장 오른편이 이광형 사무국장.

-공약 이행은 잘 되고 있는지.

“취임 다음해 어렵게 지회 회관 완공을 봐 보람을 느낀다. 선대 노인회가 십시일반으로 지은 노인회관이 노후해 헐고 그 자리에 지상 3층의 콘크리트 건물을 지었다. 그 다음으로 경로당 프로그램 사업을 원활히 수행한 결과 강원도 시군 경로당 프로그램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점이다.”

-최우수상 수상 비결은.

“음료수를 사 들고 경로당마다 방문해 프로그램 강사들과 회원들이 대화하는 과정에서 어느 마을이 무엇을 잘 하는가를 파악해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경연대회의 어떤 종목이었나.

“‘가무’ 종목으로 참가자가 예비군 복장을 하고 힘찬 군가와 가요에 맞춰 노래와 함께 춤동작을 선보였다.”

-경로당 활성화는 프로그램 운영에 달린 것 같다.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종합복지관을 이용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상당히 많다. 그분들이 갈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인 경로당에서 의무적으로 한 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어르신들이 프로그램을 따라하면서 ‘아 이게 좋은 거구나’ 라고 느끼면 자연히 모이게 마련이다. 우리는 전체 경로당 중 80여 곳만 프로그램이 들어가고 있다. (프로그램)신청을 안 하는 곳도 있고 재정 문제도 있다. 앞으로 전 경로당에 확산하려고 한다.”

-또 다른 공약이라면.

“경로당 환경개선에 주력했다. 자동혈압측정기, 손건조기, 식기세척기 등을 보급했고 노후한 냉·난방기기 등 비품들을 교체했다.”

전용우 지회장은 강현농협장(3선) 출신으로 민주평통자문위원, 민족통일양양군협의회장, 농민신문사 이사 등을 역임했다. 양양군지회 강현면 경로당 회장, 양양군지회 부회장을 지냈다.

-농협장을 오래 했다. 기억에 남는 일은.

“강원도 전체에서 단 한명에게 주어지는 농협 ‘총화상’을 수상했다. 조직의 화합에 기여했고, 예금·대출, 농산물 판매 등 전년도에 비해 200% 이상 흑자 경영으로 조합원들에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강원도 조합장협의회 사무국장도 지냈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농협장 경력을 보고 마을 경로당 회장 자리를 줬다. 그리고 조금 더 봉사하라며 (전임 지회장이)지회 부회장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지회장 선거 등 여러 선거를 치렀다. 당선 비결이라면.

“‘최연소’를 많이 했다. 어린 나이인 31세에 마을이장을 했다. 경로당 회장도 면에서 가장 나이가 적어서 했고, 지회장도 강원도 최연소였다. 비결이라면 한마디로 ‘친화’이다. 평소 많은 접촉을 통해 상호의 마음을 이해하는 친화 과정을 쌓는 게 필요하다.”

-경로당 현안이라면.

“노인 나이를 70세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요즘 65~69세는 노인이라고 부르기 어색할 정도로 젊고 건강한데다 경로당에 오라 해도 안 온다. 이들에겐 사회활동의 기회를 더 주는 게 낫다. 경로당 회원 자격을 70세 이상으로 정하고 대신 경로당 운영비를 더 두텁게 지원했으면 좋겠다. 정치하는 것도 아닌데  회원 많다고 숫자 자랑할 게 못된다. 대한노인회가 이걸 정관으로 정해 먼저 실천하면 정부도 뒤따라올 것이라고 본다.”

전용우 양양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경로당 회장과 총무 수당 문제”라며 “혼자 또는 지회 임원들과 같이 군 의회 의장, 의원들을 만나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조례를 만들어 달라고 협조를 부탁해 승낙을 받아냈다”고 말했다. 

전 지회장은 이어서 “(경로당 회장 대우 문제는) 지회장들이 각자도생으로 얻어낼 노인복지가 아니라 중앙회나 연합회 차원에서 정부, 지자체의 지원 체제를 구축해 지회가 혜택을 보는 구조로 가야 하는 중요 현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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