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20여년 전 인기 재현한 캐릭터빵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20여년 전 인기 재현한 캐릭터빵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3.14 10:36
  • 호수 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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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더 팔아주세요.”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알엠)이 지난 3월 9일 자신의 SNS에 한 장의 사진을 게시하면서 함께 적은 글이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룹의 멤버조차 쉽사리 구하지 못한 사진 속 주인공은 단종된 지 16년 만에 재출시된 포켓몬빵이었다. 

포켓몬빵은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몬스터 캐릭터를 활용한 일명 ‘캐릭터빵’이다. 포켓몬스터는 일본의 닌텐도사에서 1996년 처음 선보인 게임으로 현재까지 후속작이 꾸준히 출시되며 30년 가까이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몇 해 전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포켓몬고’도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하나이다. 

특히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게임 뿐만 아니라 애니매이션으로 제작됐고 이 역시 대성공을 거둔다. 국내에 대중적으로 포켓몬스터를 알린 것은 1999년 SBS에서 방영된 애니매이션이었다. 이 만화는 현재 3040세대가 된 당시 청소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고 이를 활용해 출시된 캐릭터빵이 ‘포켓몬빵’이다. 이 빵에는 포켓몬 캐릭터가 그려진 ‘띠고(떼고) 부치고 띠고 부칠’ 수 있는 ‘띠부띠부씰’을 함께 제공했는데 그 종류만 150여종에 달한다. 귀여운 몬스터 캐릭터 스티커는 청소년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했고 스티커만 챙기고 빵을 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벌어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물론 포켓몬빵이 캐릭터빵의 원조는 아니다. 국내 캐릭터빵의 원조는 1986년 샤니에서 출시한 가수 김범룡의 ‘바람바람빵’이다. 이후 한동안 뜸했던 캐릭터방은 1999년 초 발매된 ‘국찐이빵’의 대성공으로 대중화에 성공한다. 당시 초절정 인기를 누렸던 개그맨 김국진의 캐릭터를 활용한 빵으로 포켓몬빵이 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포켓몬빵의 인기도 자연스레 시들해졌고 결국 단종이 되고 만다. 디지몬빵, 탑블레이드빵, 케로로빵 등 유명 애니매이션 캐릭터를 가져온 캐릭터빵이 등장해 포켓몬빵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넘어서지는 못했다.

포켓몬빵의 인기는 사그러들었지만 포켓몬스터의 인기는 여전했다. ‘포켓몬고’ 등 꾸준히 대히트작을 내놓으면서 3040세대뿐만 아니라 새롭게 현재 청소년과 10세 미만 아이들을 팬층으로 유입시키며 과거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재출시된 포켓몬빵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제품이 됐다. 동네 편의점에서는 젊은 사람이 들어오면 먼저 “포켓몬빵 없어요”라고 말할 정도이다. 이 인기가 영원할 수는 없겠지만 20여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나 다시 과거의 인기를 재현했다는 점은 분명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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