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노인 어지럼증
[전문의칼럼] 노인 어지럼증
  • 함문식 기자
  • 승인 2009.03.31 14:27
  • 호수 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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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북부노인병원 김미애 신경과장
▲ 서울시북부노인병원 신경과 김미애과장
중랑구 망우동에 거주하고 있는 김 어르신은 얼마 전 집 근처의 시장에 갔다가 갑작스럽게 팔과 다리에 기운이 빠져 중심을 잡지 못하고 어질어질한 증세를 보였다.

집 앞의 경로당까지 걸어가는데 10분 정도 걸린다는 어르신은 자주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그러나 당신은 그냥 나이가 들어서, 기력이 쇠해 어질어질 할 뿐 질병 때문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김 어르신뿐만 아니라 많은 노인들은 나이가 들면서 두통, 요통, 전신피로, 쇠약감 그리고 어지럼증 등의 다양한 증상들을 겪게 되는데, 이 증상들 중에서도 가장 흔한 증상이 어지럼증이다.

어지럼증은 신체 증상의 하나로, 특정 질환에만 국한돼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어지럼증은 65세 이상 외래 진료에서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증가해 75세 이상에서는 가장 흔한 증상이지만 나이가 들어 어질어질 하겠거니 하고 그대로 방치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어지럼증의 주요원인으로는 주로 평형기관 질환과 뇌질환 및 심장질환, 정신과적 질환 등이 있다. 이외에도 혈액질환과 약물 등에 의해서도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뇌혈관기형(모야모야병, 동정맥기형)도 어지럼증을 부를 수 있다.

평형기관과 관련된 어지럼증은 쉽게 완치 가능하지만 어지럼증 환자의 약 15% 정도는 중추신경계 질환(뇌졸중, 뇌종양 등)의 증상일 가능성이 높고, 이들 질환은 쉽게 완치되기도 어려울뿐더러 치료결과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노년층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고지혈증 등 뇌졸중의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 많고, 뇌졸중에 의한 어지럼증은 수 일 사이에 다른 증상을 동반하면서 진행돼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거나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초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갑작스레 심한 두통과 함께 어지럼증이 동반되거나 또는 안면이나 반신의 감각 이상, 팔다리의 운동실조(균형을 잡기 힘든 증상), 삼킴곤란, 복시(사물이 둘로 보이는 증상) 등을 동반하는 어지럼증이 발생할 시에는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노인들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면서 가장 쉽게 찾는 것이 두통약이다. 많은 노인들이 자신의 몸 상태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고 두통약을 쉽게 복용하고 있는데, 우리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부 두통약은 우리 몸의 중추신경계 기능을 억제해 어지럼증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자의로 약을 복용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이와 함께 의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실시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되는데 이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 시간만 늦춰 오히려 질병을 키울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노인에게 있어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환은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중추신경계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은 뇌에 많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증세가 나타날 경우 가급적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화를 피하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 체내 콜레스트롤 수치가 높거나 당뇨가 있는 경우 혈당을 정상수치로 낮추도록 노력해야 하며, 이를 위한 평소 식습관 관리에 신경을 써야한다.

주로 동물성 지방질 섭취를 줄이고 채식이나 식물성 지방섭취를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되며, 염분이나 당분섭취를 줄이고 기호식품을 삼가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걷기나 줄넘기 등 자신의 몸에 맞은 운동을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정신적․육체적 과로를 피하고 스트레스는 가급적 그때그때 해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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