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세상읽기] “마지막 반찬 한 점을 날름 집어먹을까”
[백세시대 / 세상읽기] “마지막 반찬 한 점을 날름 집어먹을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3.21 10:45
  • 호수 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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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오현주 기자] 교수이자 변호사인 지인이 식탁 앞에서 우스개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접시에 남은 마지막 반찬 한 점은 손대지 말라’는 부친의 말을 항상 잊지 않는다.” 이 말 속에는 배려·염치·양심을 중시하라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다.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에서 이처럼 중요한 예의범절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상(賞)이란 모름지기 일을 잘한 데에 따른 보상의 의미로 주는 것이다. 일한 게 없는데, 일을 못했는데 상을 주지 않는다. 일을 잘못 해 손해를 끼쳤다면 상은커녕 처벌이 가해진다. 만고의 진리이자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규범이다. 

그런데 청와대에서만 이런 상식과 양심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통령들의 ‘무궁화대훈장’얘기다. 무궁화대훈장은 정장·경식장·부장·금장 등 4개의 훈장이 한 세트이며, 제작비에만 무려 6800여만원이 든다. 금·은으로 도배하고 루비· 자수정 등 보석들이 주렁주렁 달려 호화·사치가 극에 달한다. 대통령 한 사람만 주는 것이 아니라 부인에게도 준다. 그러니까 5년에 한 번씩 대통령 부부에게 훈장 값으로 국민세금 1억3000여만원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무궁화대훈장은 상훈법 제10조에 따라 우리나라 대통령에게 수여한다”며 “대통령의 배우자, 우방 원수 및 그 배우자 또는 우리나라 발전과 안전보장에 이바지한 공적이 뚜렷한 전직 우방 원수 및 그 배우자에게 수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대 대통령들은 하나같이 주저하지 않고 이 훈장을 셀프 수상했다. 자기가 스스로에게 주기로 결정하고 자기가 나서서 받았다. 눈 뜬 국민이라면 당연히 수상 자격 유무를 한 번 따져봐야 한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김대중·김영삼·노무현·이명박·박근혜 등 역대 대통령들은 본인 또는 자식들의 부도덕하고 정직하지 못한 행위로 명예로운 퇴임과는 거리가 멀었다. 

청와대는 법대로 한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상훈법에 있다고 해서 재임 중 일을 잘했든 못했든 상을 준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더욱 대통령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재임 내내 국민 갈라치기에 힘썼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가족 비리로 야기된 진영 간의 갈등과 분열은 국민감정과 정서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러고도 모자라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겪은 고초, 그것만으로도 마음의 빚을 졌다’고 말해 다시 한 번 국민을 절망케 했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이며 그 후유증이 이번 대선(0.7%의 표차)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문 대통령이 국가에 크게 손해를 입힌 대표적인 실책 중 하나는 탈원전이다. 그로 인해 나라 경제에 수천억원의 피해가 났고 글로벌 경쟁력은 후퇴했으며 에너지정책에 대한 소모적인 싸움이 이 시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공정과 정의가 훼손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30년 절친 송철호 울산시장을 향해 “내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송철호 후보의 당선”이라고 말하자 청와대가 총동원돼 선거개입을 한 것이다. 

노벨상 수상은 개인도 영광이지만 국가적으로도 영예이다. 이렇게 전 세계인이  열망하는 노벨상도 과감히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웨덴의 에리크 카를펠트(1864~1931년)는 자신이 노벨상을 주관하는 노벨아카데미의 상임서기여서 노벨문학상(1918년) 수상을 거부했고 북베트남 총리 레득토(1911~1990년)는 ‘월남에 아직 평화가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노벨평화상(1973년) 수상을 거부했다. 

이들에겐 양심과 염치·배려가 있었던 것이다. 

문 대통령이 국민혈세 6800만원으로 만든 훈장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따지기에 앞서 ‘접시에 남은 마지막 반찬 한 점을 날름 집어먹을 정도로 염치가 없는 분일까’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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