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급증에 장기요양기관 돌봄 공백 심각
코로나 급증에 장기요양기관 돌봄 공백 심각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2.03.28 10:41
  • 호수 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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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 한 요양원에서 한 여성 어르신 입소자가 남편과 비대면으로 면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전시의 한 요양원에서 한 여성 어르신 입소자가 남편과 비대면으로 면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사자 감염 늘면서 일손 부족… 기본 서비스 제공도 어려워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치매, 장애를 가진 어르신 돌봄을 책임지고 있는 장기요양기관에서의 감염과 이로 인한 돌봄 공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요양서비스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중심케어실천네트워크(대표 김동선·우송대 교수)가 3월 14~15일 전국의 100개 시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설에서의 어르신과 요양보호사 전원이 감염되거나, 감염으로 인한 사망 건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전 2주간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기관이 18%에 달하며 가장 사망자가 많은 기관은 12명(100인이상 시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 추세를 보면, 어르신과 직원이 전원 감염된 시설이 3%, 어르신 기준 전체 인원의 50%이상이 감염된 기관이 13%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르신의 31~50%가 감염된 기관은 11.8%이다. 

현재 장기요양시설에서 어르신 감염이 발생하는 경우 원내에서 격리하여 자체적으로 치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필요한 의약품이나 대처 방법에 대한 매뉴얼이 없어 요양시설마다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언급된 것이 직원들이 감염되는 경우 7일간 격리로 인해 일손 공백이 생기는 것이었다. 직원의 감염으로 공백을 경험하고 있는 시설은 전체 시설의 86%에 해당하는 기관으로 나타났다. 

직원 감염으로 병가를 쓴 경우는 평소 인력 대비 14.5%였다. 평소 인력의 30% 이상이 병가를 사용한 기관이 10%에 달했다. 이로 인한 돌봄 공백으로 ‘남아있는 직원들의 업무 가중으로 소진과 스트레스 증가’, ‘프로그램 운영이나 체위 변경 등 일상적인 돌봄이 진행되지 않는 점’(58명 응답)이 제기됐다. 

인력 부족으로 식사나 위생등 기본적인 케어를 제공하는 것도 어려운 경우가 보고됐다. 인력은 줄었지만 감염보고, 방역 등으로 평소보다 업무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직원 소진(35명 응답)도 심각한 것으로 보고됐다. 

현재 감염자가 발생했을 때, 격리실을 마련해 격리하고 있지만 치매어르신의 경우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격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도 또 다른 어려움이다. 

보건소, 의료기관과의 연계 부족 역시 큰 어려움으로 보고되었다(37명).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정부의 무대책과 지원없음’, ‘병원측의 이송 협조 안 함’등이 지적됐다. 

강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박영란 교수는 “코로나19 위기가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어르신들과 이들을 돌보는 서비스 제공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나 이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이 미온적인 상황”이라면서 “장기요양기관들의 어려움에 대한 신속하고 적극적 지원을 통해 돌봄의 질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요양기관들은 필요한 대책으로 대체인력 투입, 독거어르신 지원(치료약 배달, 방역·청소 등), 의료연계(병원 지정 및 이송, 촉탁의 활용), 자가진단키트·방역복 등 물품 지원, 경제적 지원 등을 요청했으며 대체 인력 투입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에서 종사자 격리 기간의 단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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