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 소속 커피향자원봉사단 “커피 한잔에 담긴 어르신들의 자상한 마음”
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 소속 커피향자원봉사단 “커피 한잔에 담긴 어르신들의 자상한 마음”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3.28 13:30
  • 호수 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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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 소속의 커피향자원봉사단 회원들이 1회용 원두커피 박스를 만들고 있다.
대한노인회 세종시지회 소속의 커피향자원봉사단 회원들이 1회용 원두커피 박스를 만들고 있다.

1회용 원두커피 만들어 독거노인, 소방서 등에 전달

2021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커피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자원봉사단 활동을 하고부터는 매일 아침을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해요.”

대한노인회 세종특별자치시지회 소속의 커피향자원봉사단 강순종 코치의 말이다. 강 코치는 “커피를 마시면 몸과 마음이 젊은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아 행복하다”며 웃었다.  

커피향자원봉사단은 1회용 원두커피(원두커피 핸드드립백)를 만들어 홀몸 어르신이나 소방서, 경찰서 등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봉사를 하고 있다. 커피 한 봉지를 돈으로 환산하면 그리 큰 액수는 아니지만 어르신들의 정성스런 마음이 담긴 커피 한 잔은 그 이상의 가치를 발휘하기 마련이다.

커피향자원봉사단은 2020년 4월에 창단됐다. 세종시 조치원읍 문화2길의 세종장로교회 1층에 ‘코세챠카페’라는 커피숍이 있다. 이 커피숍의 하은미(47·세종시 조치원읍)대표는 본업인 커피 판매보다 봉사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 카페는 지역주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이곳에서 주민들은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비누·향초 등을 만들고 코로나 발생 이후에는 마스크도 만들곤 한다.

하 대표는 “토탈공예강사를 초빙해 주민들과 함께 소이캔들(콩을 원료로 한 초)도 만들고 원두커피 로스팅 과정도 교육하곤 했다”며 “세종시지회의 센터장님이 그걸 보곤 노인회 봉사를 권했다”고 창단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경로당에 나가시는 어르신 등 20명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한다”고 덧붙였다. 녹색어머니연합회장이기도 한 하 대표는 어린이교통안전봉사, 불우아동 반찬배달 등의 활동으로 대통령표창(2021년)을 수상했다.

65~70세의 남(4)·여(16)로 구성된 클럽 회원들은 대부분 세종장로교회 신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월 2회, 주일예배를 마친 뒤 하 대표의 카페에 모여 1~2시간 원두커피 핸드드립백을 만든다. 하 대표가 준비한 원두와 필터 등을 종이봉지에 담아 비닐 포장해 공공기관에 전달하는 것이다.

인근의 소방서 직원은 “전날 밤 출동으로 밤잠을 못 잔 상태에서 어르신들이 주신 커피를 마시면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 같다”며 “저희가 어르신들을 모셔야 하는데 오히려 대접을 받아 죄송하면서도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재밌는 점은 커피의 맛과 향에 심취해 직업전선에 나설까 망설이는 회원도 있을 정도다. 한 회원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 아예 커피숍을 차렸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며 “그래도 주위의 홀몸 어르신들에게 커피를 무료로 나눠주는 일은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클럽 회원들이 한 달에 만드는 핸드드립백은 약200개. 원두 등 재료비가 만만치 않지만 하 대표가 있기 때문에 이 시간까지 봉사를 이어가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하 대표는 “카페 자재거래처에서 원두 도매 구입이 가능해 클럽 활동비로 버텨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위와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1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장 영 세종시지회장은 “노인이 하루에 조금씩 커피를 마시면 암·치매 예방의 효력이 있다고 들었다”며 “어르신들의 건강과 정서에 도움이 되는 커피 봉사에 헌신하는 커피향자원봉사단 회원들께 늘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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