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숙 대한노인회 부산 연제구지회장 “경로당 젊은 총무들 많아지면 회원도 늘게 돼요”
윤봉숙 대한노인회 부산 연제구지회장 “경로당 젊은 총무들 많아지면 회원도 늘게 돼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4.04 10:08
  • 호수 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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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 손발처럼 움직이는 노인일자리 ‘경로당 알리미’… 성과 커  

부산시노인종합복지관장 시절 쌓은 인맥·경험, 지회 운영에 도움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부산의 대한노인회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비교적 젊은 지회장들이 들어오면서다.

지난 3월 29일, 윤봉숙(72) 대한노인회 부산 연제구지회장은 “새로 선출되는 지회장 중에는 여성, 젊은 지회장님들이 많다”며 “이분들이 주축이 돼 지회장 협의체를 만들어 경로당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만남을 통해 정보교류도 하고, 좀 더 젊은 시각에서 현안에 대한 논의도 하고, 연합회장님 모셔다가 건의도 드리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노인회가 좀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부산시 연제구 고분로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연제구지회에서 윤 지회장을 만나 경로당활성화 방안과 노인일자리 사업성과 등을 들었다.

연제구지회에는 123개 경로당, 회원 4000여명이 있다. 윤봉숙 지회장은 부산시노인종합복지관장 출신으로 2019년 6월에 취임했다. 

-지회장 사무실 창밖에 벚꽃이 만개했다.

“제가 경기도 분당에서 이곳으로 이사 온 뒤 구청에 ‘벚꽃길을 만들면 명소가 될 것’이라고 제의해 조성한 나무들이다. 지회와 가까운 곳에 있는 온천천에는 수령이 꽤 된 벚꽃나무들이 장관을 이룬다. 1998년, IMF 직후에 ‘엄마, 아빠 힘내세요’라고 쓴 플래카드를 내걸고 ‘벚꽃축제’를 개최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부산연합회에 여성 지회장(수영구·부산진구·중구·연제구)들이 많다. 특별한 배경이 따로 있는지.

“김양자 수영구지회장님을 비롯 여성들이 지역사회봉사를 많이 하고 있다. 아마 그런 일들을 인정받은 것이 아닌가 한다.”

-지회장 협의체가 결성된 계기는.

“울산에서 열린 전국한궁대회에 참가했는데 가만히 보니 연습을 좀 하면 우승도 가능할 것 같았다. 그 자리에서 비교적 나이가 적은 지회장들이 따로 연습해 다음 대회에선 좋은 성적을 내보자는 말들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모임 얘기가 나왔다. 경로당 회장님 수당 등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윤봉숙 대한노인회 부산시 연제구지회장(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윤 지회장 왼편이 김흥철 사무국장.
윤봉숙 대한노인회 부산시 연제구지회장(왼쪽 세 번째)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윤 지회장 왼편이 김흥철 사무국장.

-취임 3년째이다. 해보니 어떠신가.

“제가 부산시노인종합복지관장(5년) 정년퇴임 후 문우택 부산연합회장님과의 인연으로 연합회 이사, 감사를 하고 이 자리에 오게 됐다. 노인종합복지관은 유동인구가 6000여명이나 되는데다 주간보호센터, 돌봄센터, 식당 등 큼지막한 부서들이 여럿 있다. 경로당을 관리하는 노인회는 규모는 작지만 신경 쓸 일이 많다.”

-어떤 일들이 그런가.

“예를 들면 경로당 운영비 지급이나 운영비 정산 같은 문제들이 대표적이다. 경로당마다 회원 수가 다른데도 운영비는 일률적으로 지급돼 (회원이)많은 곳은 부족한 현상이 나타난다. 재래시장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카드를 받지 않아 정산 과정에서 난처한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경로당 냉·난방비도 그렇다. 아파트 경로당의 경우는 관리사무소에서 전체적으로 해주기 때문에 경로당에선 남는 반면 주택의 경로당은 난방비가 많이 들어가 모자라기도 한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이 잘 안 돼 골치가 아프다.”

-경로당이 새롭게 변화하려면.

“우선 젊은 노인들이 좀 더 많이 경로당에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선 총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지도층에 속했던 분들이 그 일을 맡아 한다면 시너지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연산2동경로당 총무님은 구의회 부의장을 지낸 분으로 사비를 털어 일주일 식단을 카레라이스, 국수, 비빔밥 등 다양한 메뉴로 꾸려 어르신들을 행복하게 해드린다. 또 대우경로당의 총무님은 택시에 어르신을 4명씩 태워가지고 저녁식사도 대접하고 영화나 오페라 감상도 시켜드린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좋은 편이다. 대부분 입식으로 돼 있고, 최근에 1580만원 지원을 받아 와이파이를 순차적으로 깔았다. 낙후된 경로당 리모델링도 구청에서 잘 해주고 있고. 여기는 경로당이 주민들하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으로 바뀌는 추세다. 연산8동경로당 2층에선 영화감상 시설을 구비해놓고 주민들과 어울려 영화를 보기도 한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잘 되고 있는지.

“학교안전지킴이 같은 일은 시니어클럽에 다 넘겨주고 온천천지킴이, 경로당 행복도우미 등에 670여명이 참여한다. 노인일자리 대부분이 거리 쓰레기 줍는 일이다. 우리는 좀 다른 일을 해보자고 직원들과 회의 끝에 ‘경로당 알리미’란 일자리를 재작년부터 시작했다. 경로당 회장, 노인대학 간사 등 20명이 경로당을 순회하며 지회의 지시사항이나 공문 등을 전달하고 각종 현안을 취합해 지회에 보고하는 일들을 한다.”

-성과는 어떤가.

“지회의 손발처럼 긴밀하게 움직여주고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한 분이 하루 7~8개 경로당을 다녀 코로나 마스크 지급도 하루 이틀 만에 전 경로당에 배분이 가능하다.” 

-경로당활성화 방안이라면.

“경로당에서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면 사람들도 모이고 경로당이 활성화되기 마련이다. 복지관장 시절에 음식조리 시설을 자동화해 많은 양의 음식을 빠른 시간에 조리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시설을 이용해 경로당에 반찬을 지원할 수 있다면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다. 최근에 그런 생각을 가지고 부산시노인종합복지관과 업무협약도 했지만 아직은 개인적인 희망에 불과하다.”

연제구지회는 2021년 경로당활성화 추진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돼 부산시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대한노인회 부산연합회에 건의 사항은.

“문우택 회장님께서 연합회 청사를 마련하고, 지회장 직무수당을 비롯 사무국장 처우개선 등 노인회에 기여한 공이 크다. 이 시간에도 노인공원을 만드신다고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시는데 이제는 좀 쉬어가면서 일하시란 말씀을 드리고 싶다.”

-노인들에게 당부하고픈 말은.  

“복지관장 시절에 만들어진 ‘에코그린봉사대’가 동네 화분에 물도 주고 거리도 말끔히 청소하자 주민들로부터 크게 환영받았던 일이 있다. 이제는 노인도 받기만 하지 말고 봉사활동 등을 통해 베풀어야 한다.”

윤봉숙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노인일자리 참여 어르신들께 ‘4억5000만원에 대한 한 달 이자가 27만원이다, 은행에 그만한 돈을 넣어두고 이자 받는다는 마음으로 일하신다면 기분도 좋고 자존감도 살지 않겠느냐’고 말씀 드리면 좋아들 하신다”며 웃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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