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하면 행복해져요 2] 물건을 둘 때, 여분의 공간 확보해둬야
[정리하면 행복해져요 2] 물건을 둘 때, 여분의 공간 확보해둬야
  • 정경자 한국정리수납협회 회장
  • 승인 2022.04.04 11:20
  • 호수 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은 책장을 넘겨가면서 읽어야 하고, 그릇은 반짝반짝 닦아서 음식을 담아야 한다. 신발은 계절에 맞게 신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물건이 가진 가치를 드러내고 쓸 수 있는 것이다. 쌓아만 두고 사용하지 않는다면 먼지만 쌓이다가 나중에는 귀찮은 애물단지로 변해버리는 것이 물건이다.

실제로 정리정돈이 안 된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의 집이나 사무실을 가보면 물건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는 정리를 하다 “이런! 우리 아이 신발이 여기 있는 줄도 모르고 신발을 또 샀네?”, “어머! 이 그릇이 여기 있었네?”라며 안타까워하거나 놀라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신발은 아이가 신을 수 없을 정도로 작아져서 쓸 수 없게 됐고, 그릇은 취향이 달라져 더 이상 그 그릇을 좋아하지 않게 됐다. 그렇다면 물이 썩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이 졸졸 흘러갈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면 된다.

쌓아만 놓고 찾지 않으면 애물단지

물건도 마찬가지다. 물건이 애물단지처럼 쌓여 있지 않게 하려면 물건이 어디 있는지 몰라 묵혀두지 않으려면 물건 역시 들어가고 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건을 찾을 수 있도록 여분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물건이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분의 공간이 있어야 된다고 말하면, “뭐? 그럼 수납장을 더 사면 돼!”라며 여분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더 큰 신발장, 더 큰 냉장고 등을 사는 경우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만다. 

공간의 크기보다 공간 활용을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결국 공간을 늘리기보다 물건을 줄여야 한다. 

◇정리가 안 되는 악순환

“살림은 해도 해도 끝이 없고, 해도 표가 나지 않는다”고 주부들은 말한다. 그런 사람들이 사는 집에 “정리수납전문가를 하루만 보내면 살림에 표가 날까요? 안 날까요?”라고 하면 “당연히 표가 나겠죠”라고 대답한다. 정리해도 또 흐트러질 것이기 때문에, 굳이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다.

스스로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도 알지 못하면 결국은 정리가 안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만약 현재 지저분한 집에 살고 있다면, 조금 정리하는 것으로는 표가 잘 나지 않는다. 그러면 대개 사람들은 ‘치우나 안 치우나 똑같네’라며 ‘치우지 말아야지’하는 마음을 먹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우리 집, 내가 있는 공간이 정리가 안 되는 이유를 먼저 알아야 한다. ‘아는 게 힘’이라는 격언처럼 정리정돈을 할 때도 아는 게 힘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리가 안 되는 공간을 마주하고 정리가 안 되어서 어떤 점이 불편한지를 객관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