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국가 주도의 시니어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
[백세시대 / 기고] 국가 주도의 시니어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
  • 이한영 ㈜숨비 대표이사 /대덕대학교 겸임교수
  • 승인 2022.04.04 11:23
  • 호수 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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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영 ㈜숨비 대표이사 /대덕대학교 겸임교수
이한영 ㈜숨비 대표이사 /대덕대학교 겸임교수

2015년 개봉한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 주연의 영화 ‘인턴’은, 2006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패션전문지의 얼치기 신입이었던 앤 해서웨이가 이번엔 어엿한 의류쇼핑몰 CEO로 나와 나이 지긋한 어르신 로버트 드 니로를 인턴으로 고용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잘 나가는 의류 쇼핑몰의 젊은 CEO 줄스(앤 해서웨이)는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노인 인턴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중견 기업의 임원으로 정년퇴직한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는 아내와 사별 후 느슨해진 자신의 모습에 사회적 자존감을 되찾기 위해 이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한다. 벤은 줄스의 비서로 배정되어 인턴업무를 시작하지만, 처음에 젊은 줄스는 나이든 벤에게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며 무척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벤의 아버지 같은 따뜻한 마음과 연륜에서 비롯된 지혜에 마음을 열고 신뢰하게 되어 마침내 둘은 부녀처럼 서로 가장 좋은 친구가 되며 영화가 끝난다.  

필자도 시니어 채용의 경험이 있다. 2012년 사라져가는 제주해녀문화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제주의 한 아쿠아리움에서 해녀공연을 만들 때 일이다. 평균 연령이 70세인 제주 해녀분들 중 지원자 스무 분을 채용해 전통해녀물질공연단을 창단하였고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이들은 제주 아쿠아리움에서 공연자로 활약하고 계신다.  

이들 해녀분들과는 아직도 어머니와 아들 같은 관계이다. 지금은 육지에 주로 있는 필자에게 지난 겨울 이분들이 손수 농사지으신 감귤을 보내주시며 안부를 물었는데, 보내주신 분은 한 박스씩 보내셨겠지만, 필자는 스무 명의 해녀분들에게 받았으니 수십 박스나 되는 감귤을 받은 셈이다. 덕분에 주변 분들과 해녀분들의 정을 느끼며 귤을 나누어 먹었다.    

시니어 채용의 이런 좋은 기억으로 이번에 새로 연 아쿠아리움의 탐험 보트의 선장으로 시니어분들을 채용하였다. 이분들 모두 전직 경찰관 출신으로 경찰서에서 대민업무를 하신 분도, 수사관을 하신 분도, 경찰 헬기 조종사를 하신 분도 계시다.  

전직 경찰관이라는 믿음과 통솔력 그리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태도 때문에 프로그램의 고객만족도가 매우 높다. 앞서 소개한 영화 ‘인턴’처럼 연륜에서 묻어난 지혜와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 같은 따뜻함 그리고 결근은 물론 몇 개월 동안 지각 한번 한 적 없는 성실함에 늘 감사드린다.  

35년 이상 경찰관으로 근무한 이분들의 연금에 비하면 턱 없이 적은 임금에도 성실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이 분들이 단지 돈 때문에만 일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선장님들도 보트를 타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손주들 같아 즐겁다며 행복해 하신다. 

대한민국은 65세 이상 인구가 857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6.6%인 고령사회이다. 통계청 예측에 따르면 2025년이면 고령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이라 전망한다. 

의술의 비약적 발전과 양호한 영양섭취로 기대수명이 1970년 61.9세에서 2020년 83.5세로 50년간 무려 22세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수십년 안에 100세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은퇴한 시니어들이 은퇴 후 수십 년을 연금에만 의지한 채 취미 생활만 즐길 수는 없다.  

국가가 청년 실업을 염려해 일자리 창출과 고용에 힘쓰듯, 이제 정부는 은퇴자의 제2의 삶에 대비해 그들의 적성에 맞는 다양한 분야의 시니어 일자리 창출과 고용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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