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이 붓고 피나는 ‘치주질환’… 방치하면 이 뽑아야
잇몸이 붓고 피나는 ‘치주질환’… 방치하면 이 뽑아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4.04 13:41
  • 호수 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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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주질환의 증상과 치료

치태·치석 등이 주요 원인… 치주질환은 당뇨병 등 초래할 위험성 커

단 음식은 치아건강에 안 좋아…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스케일링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치주질환은 입속 세균에 의해 잇몸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치주병 또는 잇몸병이라고도 한다. 초기 염증 상태를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턱뼈가 녹아 없어지거나, 나중에는 치아가 흔들거리다 빠져버릴 수 있어 초기 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한 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치주질환(치주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109만명(2016년)에서 1298만명(2020년)으로 189만명이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4%였다. 연령대별 진료인원은 50대가 22.4%(291만명)로 가장 많았고, 60대(19.6%, 254만명), 40대 (17%, 220만 명) 순이었다.

김영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과 교수는 “치주질환은 세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기 때문에 전신적인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이로 인해 연령 증가에 따라 치주질환의 발병률이 비례하여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치주질환의 원인

치주질환의 주요 원인은 치태(플라크)와 치석이다. 식사를 하면 구강 내 세균이 타액이나 음식과 섞여 치아에 끈끈하고 얇은 막인 치태가 형성되는데, 제때 이를 닦아내지 않을 경우 치태가 굳어져 치석이 된다. 

생활습관과도 관련이 있다.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건 식생활이다. 단 음식을 즐기면 당 성분이 치아와 잇몸 틈에 서식하는 세균과 만나 입속 환경을 산성화함으로써 치아 표면을 부식시킨다. 

맵거나 짠 음식, 술과 담배, 커피를 즐기는 습관도 조심해야 한다. 이는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어 침 분비가 줄면서 입속 세균을 활성화해 잇몸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쉬워서다.

치주질환은 세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으로, 고혈압·당뇨병 등 전신적인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사진은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치주질환자의 치아 모습. 	사진= 국민건강보험공단
치주질환은 세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으로, 고혈압·당뇨병 등 전신적인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사진은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을 동반한 치주질환자의 치아 모습. 사진= 국민건강보험공단

◇치주질환의 증상

치주질환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 쉽게 인지하기 어렵다. 피곤한 날이나 감기 기운이 있는 저녁에 잇몸이 근질거리거나 욱신거려 다음 날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해도 숙면을 취하면 다음 날 아침 증상이 사라지기 일쑤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사라지는 것일 뿐 병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고 증상이 악화된 후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것이 치주질환의 초기 증상이며, 병이 진행될수록 분홍색에서 짙은 빨간색 혹은 보라색으로 잇몸의 변색이 나타나며 잇몸이 붓는다. 감염 정도나 깊이에 따라 농양이나 궤양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치아를 지지하고 있는 치조골이 소실되면 치아가 흔들리기 시작하며, 통증은 흔히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질환이 심해질 경우에는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문제는 치주질환이 전신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치주질환의 원인균은 혈류를 통해 다른 조직이나 기관으로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과 같은 각종 전신질환 및 면역력 약화로 치주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되기도 한다.

◇치주질환의 치료

치주질환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치석 제거(스케일링)이다. 전문가들은 치주질환 치료와 예방을 위해 치석이 많은 경우 3개월, 구강 상태가 양호하면 1년에 한 번 치석을 제거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만 19세 이상 성인은 연 1회 치석 제거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으며, 보험이 적용된 가격은 1만5000원 내외다. 

치주질환이 악화되면 치아 뿌리 표면의 불규칙한 면을 제거하고 매끈하게 만드는 ‘치근활택술’이나 잇몸을 절개해 괴사된 조직을 제거하고 뼈를 이식하거나 다듬은 후 절개했던 잇몸을 봉합하는 ‘치주판막수술’ 등이 시행된다. 

치아를 뽑게 될 경우에는 대부분 임플란트 시술을 하는데, 치주질환으로 인해 턱뼈의 소실이 크기 때문에 골이식 등 고도의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게다가 치주질환은 심장병, 폐렴, 당뇨병, 뇌졸중, 조기출산, 동맥경화증 등의 전신질환과도 관련이 있으므로,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치주질환 유병자는 일반인보다 협심증의 위험이 1.18배, 당뇨의 위험성이 6배 높고, 류마티스 관절염은 1.17배나 높다. 이처럼 치주질환은 결코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기에 당장 통증이 없고 불편하지 않더라도 치과 방문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치과 검진 주기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1년에 1~2회이며, 60대 이상 고령자‧장기적 전신질환자‧지체부자유자 등은 4개월에 1회씩, 당뇨병‧잇몸수술을 한 사람 등은 2~3개월에 1회씩 추천하고 있다. 

김영택 교수는 “치주질환은 올바른 칫솔질로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다”면서 “규칙적인 칫솔질은 물론, 치아와 치아 사이를 깨끗이 닦기 위해 치간 칫솔, 치실 혹은 구강세정기 등을 부가적으로 반드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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