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대전연합회 소속 푸른동산자원봉사단 “경로당서 익힌 요리솜씨로 밑반찬 만들어 전달”
대한노인회 대전연합회 소속 푸른동산자원봉사단 “경로당서 익힌 요리솜씨로 밑반찬 만들어 전달”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4.11 14:24
  • 호수 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노인회 대전연합회 소속의 푸른동산자원봉사단원들이 봉사를 마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대전연합회 소속의 푸른동산자원봉사단원들이 봉사를 마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동네화단조성·독거노인 반찬나누기·노노케어

2021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 보건복지부장관상

[백세시대=오현주기자] “남들 다 하는 일을 했을 뿐인데 복지부장관님께서 큰상을 내려주셔서 단원 모두가 기뻤다.”

대한노인회 대전연합회 소속의 푸른동산자원봉사단의 임기재 단장(75·대전시 동구 홍도동)은 그간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 봉사단은 ▷우리 동네 화단 조성 ▷홀몸 어르신에 반찬전달 ▷경로당 회원에 안부전화 등의 봉사활동을 펼쳐 2021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대전시 홍도동 동산리경로당 회원 20명이 주축이 돼 2017년에 결성된 이 봉사단은 전원이 70대 후반~80대 후반의 남자들이다. 

동산리경로당 회장을 맡고 있는 임 단장은 “우리 동네는 논밭과 과수원이 있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었다”며 “대단위 개발 사업으로 자연이 훼손돼 안타깝게 생각하던 노인들이 후손들에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을 물려주자는 의미에서 명칭도 ‘푸른동산자원봉사단’이라고 짓고 활동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먼저 마을의 좁은 길과 방치된 공간을 어떻게 하면 보기 좋게 꾸밀까 연구 끝에 화단을 조성하기로 했다. 각자 팬지, 튤립 등 화분 30여개를 집에서 손수 가꾼 후 경로당 주변, 주평공원, 홍도어린이집, 행복복지센터 등에 갖다놓았다.

봉사단의 이종성(80·동산리경로당 총무) 부단장은 “개업한 가게에서 내다버린 화분이나 꽃집에서 여분의 화분을 얻어다 꽃을 심어 정성껏 가꿨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의 또 다른 주요활동은 밑반찬 배달이다. 한 달 또는 두 달에 한 번, 배추겉절이, 제육볶음, 멸치볶음 등을 만들어 30여명의 홀몸어르신 가정에 배달해오고 있다. 이런 소문이 전해져 요즘은 오이·대파·무우 등 찬거리를 제공하는 후원의 손길도 늘었다고 한다.

봉사단원들은 요리에도 일가견이 있다. 한 단원은 “코로나 사태 이전만 해도 경로당에서 회원들 각자가 교대로 두부·동태·김치찌개를 끓이고 콩나물·멸치조림을 해온 솜씨가 있다”며 “우리들은 집에서 매 끼니를 달라는 ‘삼식이 남편’이 아니라 당당히 요리 실력을 갖춘 ‘쉐프 남편’”이라며 웃었다.

이 봉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의기소침해진 노인들에게 안부전화를 돌리기도 한다. 한 봉사단원은 “경로당 문이 닫혀 갈 데가 없어 외롭고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회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건다”며 “우리 목소리를 들으면 무척 반가워하며 자기들의 고민거리, 건강 상태 등 흉금을 털어 놓는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봉사활동을 통해 잊혀져가는 자존감을 되찾았고 그로 인해 삶의 긍정적 변화를 체험했다고 한다. 임 단장은 “나이 들수록 정신·육체적으로 나약해지는 걸 느끼다 봉사를 계기로 우리도 지역사회 발전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철연 대전연합회장도 “푸른동산자원봉사단 어르신들은 지역에서 ‘대접 받는 노인이 아니라 베푸는 노인’이라는 긍정적 노인 상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분들의 노고와 희생 덕분으로 마을이 아름다워졌고 노인회 품격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