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기획]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낡고 비좁은 경로당 리모델링해 노인문화센터로 격상을”
[창간 기획]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낡고 비좁은 경로당 리모델링해 노인문화센터로 격상을”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4.15 16:51
  • 호수 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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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정치는 약자의 눈으로 미래를 보는 것입니다’라고 자신이 만든 슬로건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정치는 약자의 눈으로 미래를 보는 것입니다’라고 자신이 만든 슬로건 앞에서 기념촬영했다.

콜라텍도 건전한 여가 시설로 활용해야… 운동·문화 등 욕구 충족      

홀몸 어르신들 생활상 다큐 물로 제작…서울노인영화제서 수상도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전염병 확산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집단적으로 있는 시설(요양병원 등)을 선제적이고 집중적으로 잘 관리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4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6층에 위치한 보건복지위원장실. 김민석(58)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영등포구을)은 백세시대 창간 16주년 기념 특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이 다시 발생한다면 국가는 어르신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답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코로나는 생태계 파괴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이번 일을 교훈 삼아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면서도 “앞으로 또 다른 팬데믹이 온다면 여전히 경로당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근황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의학, 약학, 식품 안전 등 보건의료를 담당하고, 어린이부터 장애인 노인복지까지 총괄해서 법안을 만들고 예산을 심의해 확정하기 때문에 할 일이 아주 많다. 이번에는 전대미문의 감염병 사태로 계획했던 일들을 다 중단하다시피 하고 코로나에만 매달렸다.”

-최근 ‘코로나 방역에서 글로벌 백신 허브까지’란 저서를 내고 출판기념회도 가졌다.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한 내용은.

“요양병원에 입원한 노인이 자식들과 접촉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돌아가시더라도 함께 슬퍼하지도 못하고 화장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문제가 코로나로 인해 생겼고 앞으로도 유사한 상황이 오면 또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궁극적으로 그런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공개적으로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K-바이오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을 제시하면서 코로나 유행에 따른 방역과 바이오산업, 공공의료, 국제보건 등에 대해 국회, 정부, 기관과 토론해왔던 우리 보건의료 전략도 포함했다.”

-경로당을 가봤는지.

“경로당을 많이 다녀봤지만 낡고 비좁은 경로당은 노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K-뉴딜’처럼 ‘노인뉴딜’이 필요한 시기이다.”

-경로당을 어떤 식으로 바꾸는 게 좋은가.

“노인문화센터 비슷한 역할을 해야 한다. 나이 들어서는 몸이 건강하고 삶이 즐거워야하기 때문에 운동, 문화 등의 지원이 돼야 한다. 단층인 경로당을 헐어 복층 건물로 짓고 그 안에 운동시설도 넣고 도서관도 만들고 영화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모델을 (지역구인)영등포에서 좀 하고 싶었다. 특히 경로당 가까이 공원이 많은데 아이들 놀이터와 경로당을 잘 결합해 1·3세대가 어울리는 공간으로 활용해도 좋지 않겠나 싶다.”

-대한노인회가 지향하는 경로당 모델도 그와 비슷하다.

“경로당은 젊은 노인이나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던 분들은 가기를 꺼려한다. 그런 점에서 콜라텍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콜라텍을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보지 말고 공공의 건전한 여가선용 공간으로 크게, 고급스럽게 만들어 모든 노인들이 골고루 이용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정치하면서도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았나보다. 

“2013년 12월, 정치를 안 할 때 색다른 일을 하나 했다. 직접 카메라를 들고 안양의 카네이션하우스란 독거노인시설을 촬영해 16분짜리 다큐 물로 만들었다. 23명의 여성 어르신들이 함께 식사하고 잠자고 일하며 지내는 모습을 담았다. 홀몸 어르신들의 공동체 자체가 또 다른 의미의 가족이란 점에서 제목을 ‘독거 가족’이라고 했다. 유튜브에 올라가 2만7000뷰를 기록했다.”

김 위원장은 “기획서부터 편집, 촬영을 혼자 다 했다”며 “그 작품으로 그 해 서울노인영화제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며 웃었다.

-촬영하면서 느낀 점은.

“어르신들의 대화가 재밌고 다양했다. ‘치매로 가족들 괴롭히기보다는 스위스에서 행해지는 안락사를 택하는 게 낫지 않겠나’, ‘장성택이 북한에서 민주정치를 하다 총살당했다’는 등등. 중요한 사실은 어르신들의 노동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점이다.”

-홀몸 어르신들이 일하기를 원한다고.

“그렇다. 하루 종일 일해도 천원 남짓 벌지만 즐겁게 일을 하고, 또 그런 일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서로 더 달라고 한다. 그걸 보고 인간에겐 노동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김 위원장은 “노인 문제에 관심이 많아 10여년 간 유럽의 노인공동체를 다 둘러봤다”며 “노인에 대한 지원, 노인에 대한 심리적인 케어 등 노인에 대한 전반적인 인프라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도 지금과 같은 한시적인 아닌 일정한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한노인회의 현안 중 하나가 대한노인회 법정단체화이다. 가능할까.

“대한노인회로부터 그에 대한 법안 발의를 부탁받았지만 중재의 입장에 있는 저로선 ‘무리’라고 답변했다. 대한노인회는 타 단체에 비해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데다 여타 노인 단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따른다.”

-노인 나이 상향에 대해선.

“65세를 노인이라고 하기엔 좀 어려운 세상이 되지 않았나. 세계적으로도 지금 75세를 장년으로 보는 추세이고.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지하철 무임승차, 연금 수령 나이 등 이런 것들과 연동되기 때문에 섣불리 올려야 된다고 하기도 어렵다. 국민 논의가 필요하다.”

-노인 복지청 신설도 현안 중 하나다.

“그건 괜찮다고 본다. 워낙 고령화가 진행되고 노인인구가 많아져 (노인복지 등을)한 곳에서 전문적으로 맡아하는 ‘청’ 정도는 필요하다.”

김민석 위원장은 서울대 사회학과를 나와 김대중 대통령에 의해 발탁돼 정치이력을 쌓았다. 15·16·21대 국회의원이다. 김 위원장의 정치적 삶에 가장 중요한 인물은 어머니 김춘옥 여사다. 

-모친이 김 위원장의 정치 인생에 각별한 분이다.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제가 (서울대)총학생회장이 되고 시대의 흐름에 휩쓸리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아들 면회하고 옹호하고 이런 과정에서 구속자가족협의회를 만들어 구속자 가족과 수배 학생들을 돌봤다. 후에 재야단체인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약칭 민가협) 초대 의장으로도 활동하셨다. 1987년 시위하면서 전경들에게 장미 한 송이를 선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90이 넘었지만 혼자 지내는 걸 원하셔서 집 근처에 모시고 찾아 뵐 때마다 방 청소도 해드리고 목욕도 시켜드리곤 한다.”

김민석 위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대한노인회가 노인을 대표하는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국회에 내보내길 원한다’고 하자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과연 어떤 사람을 노인 대표라 볼 수 있는가 그런 것들에 대해선 국민적 토론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석 보건복지위원장 약력

▷1964년 서울 출생 ▷숭실고·서울대 사회학과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과정 수료 ▷칭화대법학원 중국법 석사과정 수료 ▷러트거스 뉴저지주립대학교 로스쿨 J.D. ▷15·16·21대 국회의원 ▷21대 국회의원 전반기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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