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금요칼럼] 상상력과 연민
[백세시대 금요칼럼] 상상력과 연민
  •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장
  • 승인 2022.04.18 11:15
  • 호수 8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장
이호선 숭실사이버대 기독교상담복지학과장

신이 인간에 준 두 가지 큰 능력은

하나는 상상력, 하나는 연민

비록 나이들이 혼자라 해도

상상력으로 좋은 기억 떠올리고

연민으로 나를 돌보며 위로하자

인생의 제비뽑기는 늘 둘 중 하나이다.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먹을 것인가 굶을 것인가, 사귈 것인가 멀어질 것인가, 에이징이냐 안티에이징이냐! 그럼 다시 젊어지면 더 잘 살까? 지금이 기억과 정신이 유지된 채 젊은 몸을 갖는다는 전제라면 그럴 것이고, 그게 아니라 오로지 세월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우리는 전혀 달라진 바 없이 같은 수의 한숨과 같은 강도의 긴장, 그리고 형편없는 자책과 후회로 긴 세월을 다시 반복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라도 젊어지고 싶다면 젊어지시라. 그러나 나는 별로 그러고 싶지 않다. 지금 감사할 줄 모른다면, 다시 젊어져도 불평투성이인 나일 것이고, 지금 지혜롭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어차피 젊어져도 나는 멍청이에 실수투성이가 분명하다. 

그럼 지금 감사하고 지금 지혜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10년 뒤의 나를 더 괜찮은 사람으로 창조해낼 유일한 기회인지도 모른다. 

역으로 미래시간 조망능력을 활용해본다면, 우리는 지금 더욱 괜찮은 현재를 만들고, 이후 시간에 뒤돌아볼 때 최고의 과거를 구성하는 셈이 된다. 미래시간 조망능력, 쉽게 말하자면 10년 뒤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와서 어떤 말을 해줄 것 같은 지에 대해 상상해보자. 이 얼마나 멋진 멘토인가. 

그 어떤 사람보다 나를 잘 알고, 그 누구보다 값지고 솔직하고 실현 가능한 조언을 해주지 않겠는가? 물론 10년 뒤의 나도 로또 번호와 같은 운을 가져다주진 않을 것이다. 조언은 운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절한 땀의 선택지를 알려주니 말이다.  

신은 인간에게 두 가지 큰 능력을 주셨다. 하나는 상상력이고, 다른 하나는 연민의 능력이다. 상상력은 현실 위에 있는 불가능의 세계를 꿈꾸게 하는 도발적이 능력이요, 연민은 자신과 타인을 돌보는 힘의 근원이다. 젊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상상이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늙게 될까를 생각하는 것 역시 상상이다.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긍정의 상상탑을 쌓아가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상상세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보다 삶의 만족도, 대인관계 만족도, 심지어 건강상태도 좋다는 연구가 즐비하다. 젊어지지 않더라도 상상하고, 더 나은 늙음을 위해서도 기꺼이 머릿속 그림을 그려가자. 

두 번째 능력은 연민이다.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 그 마음 말이다. 연민은 나를 향한 연민과 타인을 향한 연민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나를 위한 연민은 그저 자기만의 고통에 빠져 자신을 비련의 주인공으로 배치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돌보고 자기의 감정을 알며 내게 다가오는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조절하고 보호하는 능력, 자기를 위해 기꺼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힘을 말한다. 

나이 들어가며 주변에 위로자가 줄어들고, 심지어는 오로지 나만이 나를 위로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늘어갈 것이다. 앞으로 어쩌면 나의 친구는 유일하게 나 자신이 될지도 모르겠다. 다른 친구가 없어 다소 아쉽긴 하나, 나 자신과 잘 지낸다면 그도 나쁠 게 없다. 세상에 둘뿐인데, 이 둘이 잘 지낸다면 이 또한 괜찮은 일이다. 나와 잘 지내는 방법을 보자. 

스스로를 잘 돌보는 방법 중 하나는 자신의 감정을 잘 처리하는 것이다. 내게 다가오는 우울의 구름이 보일 때 나를 조절하는 법, 내게 닥치는 스트레스들을 잘 처리해내는 능력 말이다. 그러기 위해 위로 장소와 위로 음식, 위로 노래를 추천한다. 믿을 수 있는 1인이 있어 함께 인생을 풀어갈 삶의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으나, 인생이 그렇듯 위기의 순간에 주인공은 늘 나 하나뿐이니 용기를 내어보자. 

일단 속상한 일이 생기면 집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카페를 하나 정하고, 그곳에서 마음에 드는 음식 하나를 골라 먹어보자. 스트레스가 몰려올 때마다, 우울이 닥칠 때마다 그 카페에서 그 음식을 먹어보자. 

시간이 지나면서 나중에는 속상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 그 카페나 그 음식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나를 일으키는 나만의 노래도 좋다. 그리고 손가락을 들어 지금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손가락으로 꼽아보자. 나의 기억, 나의 업적, 소소하지만 나의 소유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 옛날 선비는 문방사우(文房四友)를 벗 삼았다지만, 우리에게는 카페와 음식과 노래, 그리고 나를 둘러싼 것들을 헤어보며 감사를 생각한다. 상상하고 연민하자. 그게 우리의 나아갈 세월의 주제이자, 기쁨일 테니! 

백세시대 신문은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고, 고령의 그늘에 대한 연민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확실히 백세시대 신문의 시선이 사회의 연민을 자극하고, 신문의 손가락이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게 했다. 

이제 백세의 꿈이 현실이 되었듯 백세시대 신문의 꿈 역시 현실이 될 것이다. 묵묵히 그 시선을 꾸리고, 그 손가락을 향해 미래를 가리키고 있는 백세시대 신문에게 이제 독자들이 기꺼이 박수 쳐주고 더 큰 눈과 손으로 현재와 미래를 담아내도록 독려해주자. 

함께 상상하고 함께 연민하며 신문과 독자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 그림 지도를 그리고, 상상력과 연민을 재료로 우리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백세시대 신문과 독자들의 공동 협업으로 채워가자. 백세시대 신문의 미래는 곧 우리의 미래이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