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통신사 협약하면 경로당 인터넷비 절감
지자체·통신사 협약하면 경로당 인터넷비 절감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4.25 09:07
  • 호수 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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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홍천군, 광주 광산구 등 월 이용료 2만원… 전 경로당 회원 무제한 이용
서울 성동구의 한 경로당에 설치된 와이파이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어르신의 모습.
서울 성동구의 한 경로당에 설치된 와이파이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어르신의 모습.

경로당은 TV와 결합상품 선택이 유리… 직접 설치하기엔 요금 부담

서울 성동구는 경로당에 와이파이 설치해주고 인터넷 요금도 내줘

[백세시대=배성호기자] “경로당에서도 통신요금 걱정없이 스마트폰을 쓸 수 있게 됐네요.”

이태헌 서울 성동구 리버뷰자이경로당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구립경로당 43곳에 무선인터넷(와이파이)를 설치했던 성동구가 3월 지역 내 사립경로당 116곳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면서 경로당 회원들이 데이터요금 걱정없이 유튜브 등을 시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회장은 “와이파이 설치를 계기로 경로당에서 스마트폰 활용법 등도 배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어르신들의 스마트폰 활용이 중요해진 가운데 데이터 걱정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경로당에 무선인터넷을 설치한 지역이 늘고 있다. 특히 통신사 등과 협약을 통해 일반가정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지원하고 있어 전체 경로당으로 이와 같은 방식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재 어르신들 대부분은 월 2~3만원대의 저렴한 휴대폰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통화와 문자는 무제한으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데이터 사용량은 제한돼 있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 대화를 하기에는 충분한 용량이지만 유튜브를 시청할 경우 1시간이면 전부 소진된다. 통신 3사에서는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도 출시했지만 대부분 월 7만원 이상이어서 어르신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지자체에서는 통신비 부담을 줄여주고자 어르신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경로당에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추세다. 부산과 광주광역시 등은 관내 전 경로당에 와이파이 설치를 추진하고 있고 그 외 지역에도 늘려나가는 추세지만 여전히 설치하지 않은 지역이 더 많다.

경로당 운영비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설치할 수도 있다. 와이파이를 이용하려면 통신 3사 또는 LG헬로비전, 딜라이브, 남인천방송 등 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통신상품을 신청해야 한다. 경로당은 보통 TV가 필수적으로 설치돼 있기에 인터넷과 TV를 함께 볼 수 있는 결합상품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또 다수의 인원이 이용하기 때문에 가장 빠른 기가인터넷(와이파이 포함)을 선택해야 한다. 이때 3년 간 의무적으로 사용하는 약정을 체결할 경우 월 이용요금을 낮출 수 있다. 통신 3사를 통해 티비와 기가인터넷 결합상품을 신청하면 3년약정 체결 시 매월 4만원대 중후반(연간 50만원대)의 요금을 낸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경우도 방식은 비슷하다. 다만 월 이용 요금이 1만원 이상(3년 약정시) 저렴하다. LG헬로비전의 경우 3년 약정시 2만원대 후반으로 티비와 함께 기가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결국 경로당의 기존 운영비를 할애해 사용하는 것이기에 경로당에 부담이 된다. 결국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지자체에서 운영비를 추가적으로 지원해 설치하는 것이다. 다행인 점은 현재 경로당에 무선인터넷을 설치한 지역은 지자체에서 통신 3사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 등과 협약을 맺어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강원도에서 최초로 관내 전 경로당 무선인터넷을 설치한 홍천군의 경우 KT와 협약을 맺어 경로당별 월 2만원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홍천군지회(지회장 이형주)에서 와이파이 설치 관련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자 이에 공감한 홍천군은 즉각 KT와 협의를 거쳐 2021년 1월 공공와이파이 설치 및 통신비 지원 사업 관련 협약을 맺었다. 공공와이파이 설치에 필요한 1700만원은 KT가 전액 부담했고 홍천군은 3년간 1억5000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204개 전 경로당은 월 2만원, 연 24만원대 비용으로 TV만 아니라 현재 가장 빠른 방식의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홍천군지회 관계자는 “홍천군에서 KT와 협상을 통해 지회에서 제안한 것보다 더 저렴한 비용으로 모든 경로당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시 광산구도 지난해 3월 구내 경로당 366곳에 와이파이와 IPTV를 설치했다. 역시 KT와 협약을 통해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금액보다 매월 2만원 가량 저렴한 비용으로 지원하고 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협약을 맺어 저렴한 비용으로 와이파이를 설치한 곳도 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인천 연수구의 경우 2020년부터 남인천방송과 협약을 맺어 지역 내 경로당 150개소를 대상으로 무료 인터넷과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알뜰형 유선방송을 무료로 보급하면서 월 비용을 더 낮췄다.

강원 춘천시 등도 협약을 통해 최대한 저렴하게 경로당에 와이파이 설치에 나서면서 이러한 방식은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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