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조용필의 귀환이 기대되는 이유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조용필의 귀환이 기대되는 이유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4.25 10:31
  • 호수 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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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일 미국 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가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록밴드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무대 위에서 웃통을 벗고 노래를 부르는 기행 덕분에 ‘악동 밴드’로 더 알려져 있다. 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 세계에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고 2012년에는 로큰롤 명예의전당에 헌액되며 비틀즈, 에릭 클랩튼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필자가 이 밴드를 처음 접했을 때 주요 멤버들 나이가 30대 후반으로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보란 듯이 20년 넘게 꾸준히 앨범을 내고 있고 60이 넘어 발표한 새 음반도 이전만큼 강렬하지 않지만 세월의 연륜이 묻은 원숙함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에도 많은 팬을 보유한 스팅이 새 음반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잉글리시 맨 인 뉴욕’, ‘프레자일’ 등 메가히트곡을 보유한 그는 올해 71세가 됐지만 꾸준히 새 노래를 발표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가수들은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새 노래를 내는 모험보다는 과거의 영광에 의지해 연명하는 경향이 있다. 주기적으로 콘서트를 열어 기존 히트곡만 불러도 어느 정도 수입이 보장되니 굳이 돈을 들여 새 음반을 발표하는 모험을 하지 않는다. 젊은 시절과 달리 전성기가 훌쩍 지난 시점에서 이전보다 좋은 음악을 발표할 가능성이 현저히 적은 점도 새 음반 발표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우니나라도 이러한 경향이 강했다. 2013년 ‘가왕’ 조용필이 전국을 ‘바운스’ 열풍으로 물들이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조용필은 우리나라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길게 시대를 지배했던 가수로 평가받는다. 1975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등장해 1980년대까지 전성기를 이어가며 한국대중음악사에 화려한 족적을 남겼다. 

‘단발머리’,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등 그의 수많은 명곡들은 후배들에 의해 다시 불리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알려지고 있다. 그 역시 새 음반을 발표할 이유가 없지만 과감하게 도전에 나섰고 “역시 가왕”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후 신곡 발표가 없던 조용필이 올해 새 음반을 내려고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어느덧 그의 나이도 70이 넘었지만 사람들은 우려보다 기대의 시선을 더 보내고 있다. ‘바운스’ 발표 때와 달리 현재 우리나라는 극도로 심한 분열의 시기를 겪고 있다. 남녀와 노소가 갈려 극한의 대립 중이다. 9년 전 그랬던 것처럼 조용필이라면 또 한 번 세대를 통합해 갈등을 봉합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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