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근 대한노인회 전남 신안군지회장 “노인회 일 재밌고 보람… 절 더러 ‘노인회 체질’이라고 해요”
오호근 대한노인회 전남 신안군지회장 “노인회 일 재밌고 보람… 절 더러 ‘노인회 체질’이라고 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5.02 10:01
  • 호수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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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수, 노인회에 적극 지원… 버스무료카드·택시 쿠폰·목욕이용권 지원

사무국장 등 노인회 20년 남짓 봉사… 직원처우개선·게이트볼 인구 확산 등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신안은 어르신들의 천국이다.”

4월 26일, 오호근(76) 대한노인회 전남 신안군지회장은 이같이 말하며 지갑에서 공용버스카드를 꺼내보였다. 신용카드 크기의 파란색 카드로 상단에는 1004섬 신안, 하단에는 주소와 성명, 일련번호, 공영버스란 글자가 씌어 있었다. 

오 지회장은 “이 카드 한 장이면 어디든 무료로 갈 수 있다”며 “과거에는 2~3시간씩 배를 타고 목포에 나가 이발도 하고 병원도 가고 그랬지만 이제는 공용버스로 섬 어디에서든 한 시간 이내에 목포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16일, 제14대 신안군지회장에 재선된 오 지회장을 신안군 압해읍 복룡로에 위치한 신안군지회에서 만나 재선의 소감과 신안군 노인복지에 대해 들었다. 

신안군 전체 인구는 3만8000여명, 노인인구는 1만5000여명이다. 신안군지회에는 14개 읍·면 분회, 경로당 400곳이 있다. 대한노인회 회원은 1만4000여명이다. 노인 대부분이 노인회 회원인 셈이다.

-신안군은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경로당에선 한 명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군민 가운데선 30~40명씩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외지인과의 접촉에 의해서다. 군에서 방역과 소독을 철저히 한 덕분이다. 오늘 경로당 문을 열었지만 식사는 아직 못한다.”

-재선의 소감은.

“경로당 회장님 등 임원 여러분의 지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단독으로 재신임이 된 만큼 앞으로 4년간 위임해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 특히  오랜 숙원사업인 노인회관을 꼭 건립해 회장님들의 성원에 답하겠다.”

신안군지회는 현재 신안공설운동장 내에 신안군체육회 등 여러 단체들과 입주해 있는 관계로 노인회관 건립이 절실하다. 오 지회장은 “전남의 22개 지회 가운데 우리만 노인회관이 없다”며 “반드시 임기 내에 건물을 마련해 노인대학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인회관 건립 플랜은 잘 되고 있는지.

“조만간 꿈을 이루게 될 것 같다. 군수님과 수차례 의논을 한 결과 읍내의 기존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예산(15억원)도 확보한 상태다.”

신안군지회가 물색한 건물은 대지 70여평의 지하 1층, 지상 2층 콘크리트 건물로 접근성이 좋은데다 엘리베이터도 설치돼 있다. 오 지회장은 “토지 매입, 설계, 건축, 허가 등의 번거로운 절차도 생략하고 기간도 단축도 된다”며 “(저로선 임기 마지막)1년이라도 반드시 새 회관에서 지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호근 신안군지회장이 사무실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백춘웅 압해읍분회 총무, 조장성 압해읍분회장, 오호근 지회장, 노순용 사무국장, 총무부장, 경리부장.
오호근 신안군지회장이 사무실 앞에서 직원들과 함께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백춘웅 압해읍분회 총무, 조장성 압해읍분회장, 오호근 지회장, 노순용 사무국장, 총무부장, 경로부장.

-신안군을 소개해 달라.

“1969년 무안군으로부터 분리되어 ‘새로운 무안’이라는 뜻에서 신안(新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홍도·비금도·하의도 등 1025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압해대교, 김대중대교 등 연륙교가 놓이고 간척사업 등으로 육지와 섬이 연결되면서 교통 불편도 해소되고 관광산업도 활성화됐다. 천일염·시금치·김 생산 등으로 군민은 여유로운 편이지만 군의 경제자립도는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신안군수께서 노인복지정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잘 챙겨주신다.”

-신안군의 대표적인 어르신복지라면.

“위에 언급한 공용버스카드 외에 택시도 1인당 6장의 쿠폰을 지원하고 여객선도 저렴한 비용(1000원)에 이용하도록 했다. 어르신들의 청결과 건강을 위해 목욕탕이용권을 지원한다. 특히 해상풍력사업을 통한 이익할당제가 군민 복지에 큰 도움이 된다. 일인당 적게는 12만원부터 많게는 50만원까지 지급한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그 마을에서 시설이 가장 좋은 곳이 경로당이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하게 냉·난방이 잘 돼 어르신들이 집보다 경로당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점심식사를 경로당에서 하지만 때때로 저녁도 경로당에서 드신다. 부식비도 점진적으로 인상되고 안마기, 공기청정기 등 웬만한 비품도 다 갖춰 놓았다.”

-섬 경로당은 관리가 쉽지 않을 텐데.

“분회를 통해 경로당 관리가 되고 있다. 노인회 행사를 읍·면 별로 개최해 접근이 불편한 자연부락 경로당 관리 문제를 해소하고 있다. 예컨대 노인의 날 행사가 열리는 날 경로당 회장들이 모두 참석해 서로 안부를 묻고 소통하는 식이다. 물론 군수님도 전 일정에 꼬박 참석하신다. 읍·면장은 물론 면사무소 직원들도 참석해 같이 축하하는 모습을 보고 타 지회 분들이 신기해할 정도다”  

-노인 일자리는 어떤가.

“여기는 어르신 대부분이 고령에도 농사를 짓기 때문에 딱히 일자리가 필요하지 않다. 지리적 여건 상 지회가 일자리를 전담하는 일이 어렵다. 군 차원에서 노인 일자리를 맡아 한다.”

오호근 지회장은 신안 출신으로 안좌면 농업협동조합 이사, 민주평화통일 신안군자문위원, 자유총연맹 사무국장, 신안군체육회 고문 등을 지냈다. 신안군지회 사무국장(15년)을 거쳐 2018년 6월, 13대 신안군지회장에 취임해 현재에 이르렀다.

-대한노인회와의 인연은.

“자유총연맹과 노인회가 한 건물에 있을 때 노인회 사무실에 자주 들러 친밀하게 지냈다. 당시 사무국장이 그만두면서 후임으로 (저를)추천했다.”

-노인회 사무국장을 오래 했다.

“초창기에는 군 지원 없이 경로당서 지회에 납부하는 회비로 근근이 운영하는 관계로 직원 대우가 열악했다. 민선 지자체장이 노인회 존재를 인식하면서부터 지원도 되고 사정이 나아졌다. 지회장이 된 후에는 직원 처우 개선에 노력했다. 노인회 일이 재미도 있고 성취감도 느꼈다. 주위에서 절 더러 ‘노인회 체질’이라고 했을 정도다. 단체에다 어르신복지 지원을 부탁하면 잘 들어줘 보람도 느꼈다. 특히 게이트볼 인구 저변 확대에 힘써 지회장기 대회도 유치하고, 도 대회 우승에 이어 전국 대회에도 나가 좋은 성적을 얻기도 했다.”

-경로당 회장 활동비가 화두인데.

“분회장님들은 10만원부터 시작해 매년 조금씩 인상해 현재 30만원을 지원하고 있고, 올해 1월부터 경로당 회장님에게도 5만원의 활동비를 드리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노인회관 건립을 비롯해 노인체육 활성화, 선진지 견학 및 해외문화 탐방 등 공약을 실현해 지회 발전과 함께 어르신들이 행복한 노후를 보내도록 해드리겠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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