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계단 이용이 힘들다면 ‘염증성 근육염’ 의심
갑자기 계단 이용이 힘들다면 ‘염증성 근육염’ 의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5.02 13:34
  • 호수 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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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근육염의 증상과 치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면역체계 이상으로 근육에 염증 발생… 다발성근육염·피부근염 대표적

근육량 줄고 근 위축 나타나…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로 치료 받아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우리 몸이 자신의 정상 조직·세포를 공격 대상으로 여기며 비정상적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류마티스관절염, 전신 홍반성 루푸스, 쇼그렌 증후군, 전신 경화증, 다발성 근육염, 피부근염 등이 대표적이다.

염증성 근육염은 자가면역 기전에 의해 근육과 주변 조직이 공격을 받아 염증이 발생하는 근육질환으로, 다발성 근육염과 피부근염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드물게 나타나는 봉입체근염, 면역매개괴사성 근염 등도 염증성 근육염의 일종이다. 

염증성 근육염이 발생하면 근육조직이 파괴돼 힘이 빠지고 근육통이 발생한다. 더불어 시간이 지나면서 근육량이 줄어 근육 위축이 나타나기도 한다.

김문영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염증성 근육염은 몸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발생해 자신의 근육을 스스로 공격하는 양상으로 면역체계가 변형돼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라며 “최근 새로운 치료 약제의 도입으로 치료 결과가 많이 향상되고 있고, 조기 발견해 치료할 경우 예후도 좋은 만큼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염증성 근육염의 원인

염증성 근육염의 원인은 대부분 자가면역질환과 마찬가지로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여러 가지 유전적 원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발요인으로 바이러스나 일부 약물들이 거론되지만, 유전질환은 아니다.

다발성근육염과 피부근염은 연간 100만명 당 2~8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녀 성비는 1:1.5로 여성에게서 더 자주 발생한다. 소아의 경우 주로 피부근염의 형태로 발생하는 반면, 성인에서는 다발성근육염과 피부근염 모두 발생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환자가 스스로 염증성 근육염을 의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힘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도 노인들은 그러려니 넘기거나 다른 질병으로 지레 짐작한다. 대부분 다른 진료과로부터 의뢰받고 진단받게 된다. 

김문영 교수는 “염증성 근육염의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근육 조직검사로, 숙련된 병리과 의사의 판독이 중요하다”며 “특히 염증성 근육염의 경우 암이 동반될 수 있는데 피부근염의 약 20~30%에서 암이 함께 발견되는 만큼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염증성 근육염 증상

염증성 근육염에 걸리면 말 그대로 근육에 염증이 생긴다. 증상은 공격받는 부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다발성 근육염의 경우, 수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근력이 점차 약해진다. 근육 약화는 몸통에 가까운 쪽의 큰 근육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앉았다 일어서기, 계단 오르내리기, 무거운 물건 들기 등의 일상적인 동작이 힘들어지고, 근육통이 종종 동반된다. 심한 경우, 식도에 있는 근육을 침범해 음식 삼키기가 어려워지고, 심장근육을 침범하거나 호흡에 관련된 근육이 약화하면서 호흡곤란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근염은 다발성 근육염과 같은 근육 약화와 함께 얼굴, 몸통, 손 등에 특징적인 피부 병변이 나타난다. 눈의 위쪽 눈꺼풀에 연한 보라색의 발진 때문에 화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손등 관절 부위에 특징적인 피부발진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봉입체근육염은 말단부 근육에 염증과 퇴행성 변화가 서서히 진행하면서 근육 위축과 근력 약화가 나타나고,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김문영 교수는 “근육 외에 내부 장기를 침범하기도 하는데, 간질성 폐질환으로 숨이 차거나, 심장을 침범해 심근염이 발생할 경우 심부전이나 부정맥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위장관을 침범하는 경우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운 연하장애, 위액이 넘어오는 역류성 식도염, 설사나 변비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염증성 근육염의 치료

염증성 근염의 치료는 간단하지 않다. 우선 고용량의 스테로이드와 함께 필요 시 한두 가지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 환자가 느끼는 근력 회복 단계까지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데, 일반적으로 약 2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그 후에도 치료는 계속되어야 하며 경과에 따라서 스테로이드를 감량하게 된다. 

다만,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시에는 골다공증, 위궤양, 체중 증가, 당뇨 악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아쉽게도 예방법은 따로 없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기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치료가 늦는 경우엔 예후가 좋지 못하다. 그만큼 빨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 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병용하지만 각각의 약물 부작용 또한 잘 관찰해야 한다”며 “특히 질병 자체보다 심장, 폐 혹은 다른 전신적인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각 장기별로 합병증에 대처할 수 있는 여러 과의 협진이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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