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 충북 옥천군지회 소속 향수상록자원봉사단 “약한 무릎에 테이프 감으면 효과 느껴”
대한노인회 충북 옥천군지회 소속 향수상록자원봉사단 “약한 무릎에 테이프 감으면 효과 느껴”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5.02 14:05
  • 호수 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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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회 충북 옥천군지회 소속의 향수상록수자원봉사단이 마을회관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칼갈이 봉사를 하고 있다.
대한노인회 충북 옥천군지회 소속의 향수상록수자원봉사단이 마을회관에서 주민을 대상으로 칼갈이 봉사를 하고 있다.

칼갈이·테이핑요법 봉사로 여성 어르신들에 호응 많아  

유동빈 옥천군지회장도 단원…“봉사에 빠짐없이 참가”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충북 옥천은 정지용이 1927년 발표한 시 ‘향수’의 고향이다. 1989년에 이 시를 노래로 만들어 성악가 박인수와 가수 이동원이 듀엣으로 불러 크게 히트하기도 했다. 대한노인회 충북 옥천군지회의 대표적인 봉사단인 향수상록자원봉사단(단장 김희재)의 명칭도 이 시에서 빌어 왔다.

이 봉사단은 한 달에 두 차례 칼갈이와 테이핑요법, 코로나 방역 및 예방 홍보 등의 봉사를 해오고 있다. 이 봉사단은 2016년 7월에 60~70대 후반의 퇴직공무원 20명(남 16, 여 4명)이 주축이 돼 만들어졌다. 

김희재(74·성암1리경로당) 단장은 “군청, 학교, 우체국에서 오래 동안 일하다 퇴직한 분들이 노인 나이가 돼 지역사회에 기여하자는 마음에서 모였다”며 “연금관리공단과 자원봉사센터가 개최한 봉사교육을 받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 역시 34년간 군청에서 근무했다. 

이들은 초창기에 유치원, 초등학교 등지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전래놀이, 칠교놀이, 마술 등을 선보였다. 잊혀져가는 우리의 옛 놀이를 되살리고 계승하자는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연날리기·팽이돌리기·제기차기·딱지치기 등을 가르쳤던 것이다. 

취미삼아 해오던 마술을 아이들에게 선보인 안경호 단원은 “컴퓨터 게임 때문에 우리들이 어릴 적 놀던 놀이문화가 외면당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연을 같이 만들고 바람에 날리는 체험을 하면서 아이들은 우리 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후에는 야외로 장소를 옮겨 봉사활동을 이어 갔다. 마을회관 일원에서 칼갈이 이동봉사를 하는 날은 동네가 떠들썩할 정도다. 김 단장은 “한번 봉사를 나가면 칼갈이전동그라인더로 60여 자루의 칼과 낫의 날을 갈아 준다”며 “칼을 갈 줄 모르는 홀몸 여성 어르신들로부터 호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게이트볼·그라운드골프연합구장에서 테이핑요법을 해주기도 한다. 손목·허리·무릎 부상을 당한 경우 그 자리에서 테이프를 감아주는 것이다. 단원들은 이를 위해 테이핑요법 전문 강사로부터 12주 교육을 받기도 했다.

봉사단의 한 단원은 “운동하다 다친 손목이나 무릎이 안 좋은 데 테이프를 감으면 그 부위가 힘을 받아 효과를 확실히 느낀다”며 “젊었을 적 농사를 많이 짓던 어르신들의 허리, 무릎 관절 등에도 많이 해드린다”고 말했다. 

33년간 옥천군청에서 근무한 유동빈 충북 옥천군지회장 역시 이 봉사단의 단원으로 빠짐없이 봉사를 해오고 있다. 유 지회장은 “저도 봉사에 필요한 칼갈이 기술, 테이핑요법 교육을 다 받았다”며 “수지침, 이·미용의 봉사를 하는 타 봉사단과 함께 버스를 타고 마을을 찾아다니는 ‘마을이동봉사’에도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 봉사단은 위와 같은 공적을 인정받아 2021년 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김희재 단장은 수상 소감과 관련해 “우리가 아직도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하는데 큰 상까지 받아 과분한 느낌”이라며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봉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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