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름다운 마무리2
[시] 아름다운 마무리2
  • 박민순 시인‧수필가 / 경기 오산
  • 승인 2022.05.09 10:48
  • 호수 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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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2

박민순 시인‧수필가 / 경기 오산
박민순 시인‧수필가 / 경기 오산

온 누리에 내려앉은 저녁놀을 보다가

처음으로 맛본 사과를 생각했네

내 나이 열여덟은

달디 단 아까시꽃의 유혹에 흔들렸던 시절

열아홉엔 주먹다짐을 하다가

결국엔 펑펑, 노을을 쏟고서야

짜디짠 눈물맛을 알게 되었네

 

사과와 아까시꽃과 노을까지 먹었으니

나는 이미 내 일생(一生)을 맛본 셈이네

이제 나는 알게 되었네

사과와 아까시꽃과 눈물 모두는

마무리를 위한 아름다운

반항이었다는 것을…

 

어머니는 나를 키우기 위해

둥근 항아리에 나를

버무려 넣으시고

사계절을 담아 숙성이 되라고

두 손으로 꾹꾹

눌러 놓았음도 알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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