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29] 봄철 주의해야 할 호흡기질환
[백세시대 / 내 몸의 병을 알자 29] 봄철 주의해야 할 호흡기질환
  • 최혜숙 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승인 2022.05.16 10:24
  • 호수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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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숙 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혜숙 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봄이다. 겨우내 추웠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새싹이 돋듯, 우리의 움츠렸던 신체도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한다. 봄에 일교차가 커지면 호흡기질환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 시대에 호흡기질환 감염을 예방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호흡기 면역력이 떨어지면 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봄에 일교차가 커지면 외부 공기와 직접 만나게 되는 호흡기는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염에 취약해지고 알레르기 반응이 증가한다. 가장 흔하게는 알레르기 비염 악화가 있다. 아침, 저녁 쌀쌀한 공기에 재채기, 콧물이 심해진다. 

또한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가 되면 알레르기 비염은 더욱 심해진다. 기관지 천식도 악화할 수 있다. 기관지 천식 역시 알레르기가 유발 및 악화의 원인이므로 아침, 저녁 쌀쌀한 공기와 꽃가루 등의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을 피해야 한다. 

큰 일교차로 감기나 기관지염도 잘 걸린다.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은 감기나 기관지염이 폐렴으로 쉽게 악화될 수 있다. 폐렴은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면역력이 저하되거나, 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폐렴 발생 고위험군이다. 때문에 기저질환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연령층은 폐렴에 더 잘 걸리고, 예후가 나쁘기 때문이다.

천식뿐만 아니라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도 급성악화나 폐렴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만성 기도질환이 있으면, 평소에 폐 기능이 저하돼 있기 때문에 폐렴이 발생하면 폐 기능이 더욱 저하될 수밖에 없다. 그러면 평소에는 겪지 못했던 심한 호흡곤란으로 산소가 필요하거나, 심하면 인공호흡기가 필요할 수도 있을 정도로 나빠질 수 있다. 

기관지확장증이 있는 환자들은 호흡기 감염에 의해 늘어나고 약해진 혈관이 터져 객혈이 나올 수 있다. 또한 폐암 수술 후 또는 폐암으로 항암 약물치료 중인 환자들도 봄철 큰 일교차로 인한 단순한 감기가 폐렴으로 쉽게 악화될 수 있으니, 기저질환 관리와 함께 호흡기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

평소에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들도 폐렴의 고위험군 중 하나이므로 호흡기 건강관리와 호흡기질환 감염 예방을 위해서 주의해야 한다. 

만일 기침, 가래가 생기거나 평소보다 나빠진다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서 폐렴 발생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열이 있거나 숨이 차다면 폐렴이 있을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가슴 X-선 촬영이 필요하다.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 기도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호흡기 감염이 발생하면 숨이 차기 시작한다. 따라서 평소보다 숨이 더 차면 병원을 방문해서 추가적인 약물 처방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감기는 휴식과 수분섭취, 진통 해열제로 1주일 내 호전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병원을 방문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을 위한 노력이다. 아침, 저녁 차가운 공기에 호흡기가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얇은 옷을 여러 겹으로 입어 더운 낮에는 벗고, 아침저녁 쌀쌀할  때에는 겹쳐 입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더불어 꽃가루나, 황사가 많이 날릴 때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필요가 있으며, 적당한 휴식과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규칙적인 식생활로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봄철은 대기가 매우 건조하다. 건조한 대기는 호흡기 세포의 방어능력을 저하시킨다. 따라서 적정한 실내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충분한 수분섭취는 호흡기 세포의 가래 배출과 먼지 배출에 도움이 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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