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면 좋을 만한 간이역…‘칙칙폭폭’ 철마가 쉬어가던 간이역으로 시간여행!
여행하면 좋을 만한 간이역…‘칙칙폭폭’ 철마가 쉬어가던 간이역으로 시간여행!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5.16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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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화본역,  하루 6차례 정차…   양평 구둔역,  철로 배경 사진 찍기 좋아 

군산 임피역,  수탈의 역사 간직…  춘천 김유정역,  최초로 사람 이름 사용

[백세시대=배지영기자] KTX의 등장으로 대부분의 철로가 고속전철로 바뀌고, 그에 따른 도시로의 인구 집중 때문인지 시골 간이역의 역할이 줄어들며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간이역은 이용객이 적고 효율성이 낮아 역장을 배치하는 대신 간단한 설비만을 설치한 기차역을 뜻한다. 

현재의 간이역은 아예 없어져 버리거나 방치만 되어 있다가 최근 들어 지자체와 코레일의 노력 덕분에 새로운 여행 명소로 떠오르는 곳들이 많다. 이에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감성 가득한 느낌으로 리모델링 되어, 여행하면 좋을 만한 간이역을 소개한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느낌을 주는 간이역이 최근 관광명소로 주목받으면서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경북 군위군의 화본역 모습.

◇경북 군위 화본역

중앙선이 지나는 경북 군위의 화본역은 오래전부터 기차 여행자들이 알음알음 찾아오는 예쁜 간이역 중의 한 곳이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리틀 포레스트’ 영화의 촬영지가 화본역 주변의 군위로 알려지면서 덩달아 함께 많이 소개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8년부터 영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광복이 되고 이곳에 터전을 잡은 주민들이 인근의 신녕시장과 영천시장 등을 오가기 위해 이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무궁화호 열차만 하루 6차례 정차하는 수준의 작은 간이역이 됐다.

역 구내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사용했던 금수탑이 남아있으며, 외관부터 실내까지 1930년대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역사 맞은편에는 폐기차를 활용해 만든 레일카페가 있는데, 시골마을 기차 안에서 맛보는 커피는 왠지 모르게 더 진한 풍미가 느껴지는 듯하다. 

화본역 근처에 위치한 화본마을에서는 이발소, 책방, 연탄 가게, 극장 등 70~80년대의 모습을 재현해놓은 체험장을 방문할 수도 있다.

▶위치= 경북 군위군 산성면 산성가음로 711-9

▶휴무= 없음


◇경기 양평 구둔역

중앙선 양평~원주 구간을 개통하면서 1940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작은 간이역이지만 지금은 폐역이 됐다. 지난 2012년 청량리~원주 구간의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인해 이곳을 지나는 철로 역시 폐선이 된 상태다.

기차가 다니지 않아 철로 위를 마음껏 걸어 다닐 수 있어 간이역과 철로를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남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곤 한다.

폐역이 된 후에는 문화와 예술을 느낄 수 있는 힐링 여행지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등록문화재 제296호로 지정돼 있으며, 2017년 양평 10경에 선정돼 아름다움을 인정받기도 했다. 특히 철길 옆으로 피어난 코스모스를 만끽할 수 있는 가을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대합실 바로 맞은편에 있는 소원나무의 가지에는 소원 티켓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촬영한 영화 ‘건축학 개론’으로 인해 바로 옆쪽으로는 고백의 정원이 자리 잡고 있다. 

▶위치= 경기 양평군 지평면 구둔역 길 3 

▶휴무= 매주 화요일


◇전북 군산 임피역

일제강점기 시절 호남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 지은 군산선의 간이역 중 하나이다. 멀리서 외관만 봐도 딱 오래돼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는 지금의 임피역은 1910년대 후반에 지어졌고, 1936년에 개축할 당시의 건물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역으로 알려진 익산 춘포역 다음으로 오래된 역이다.

일제시대 수탈의 역사와 아픔이 남아있는 역이지만 광복 이후 한국전쟁을 거치며, 군산의 경공업이 발달하면서 이 지역의 학생과 직장인들에게는 통학 열차 및 통근열차를 타고 내리는 중요한 교통 요충지 역할을 했다. 

2000년대 후반, 마지막 통근열차를 이후로 더 이상 운행하지 않으면서 폐역이 됐지만, 역사 내부는 마치 역무원, 승객 등 타임머신을 타고 50~6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친근한 느낌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지금은 남아있는 역 건물의 역사적 건축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근대유산 등록문화재 제208호로 지정돼 관리를 받고 있다. 역 외부에는 이 지역 출신의 소설가인 채만식 선생의 문학기행과 연계해 그의 작품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을 모티브로 한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위치= 전북 군산시 임피면 서원석곡로 37 

▶휴무= 매주 월요일


◇강원 춘천 김유정역

1939년 신남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2004년 김유정역으로 이름을 바꿨다. 우리나라 기차역 중 최초로 사람 이름을 사용한 역이라는 역사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0년 경춘선 전철 개통으로 새 역사가 문을 열면서 기존 역사는 폐역된 상태다. 

한옥 모양의 신 김유정역과 바로 이웃한 옛 김유정역은 관광지로 개발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역 내부로 들어가면 환한 미소의 ‘나신남’ 역장 캐릭터가 방문객을 반기는데, 플랫폼에는 재미난 문구를 담은 포토존이 설치돼 있고 옛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레트로 감성이 가득하다. 옛 경춘선 위를 달리던 무궁화호 열차도 철로에 남아 운치를 더한다. 

▶위치=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로 1435 ▶휴무= 매주 월요일(야외공간은 연중무휴)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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