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아시아 최초 빅리그 득점왕 차지한 손흥민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아시아 최초 빅리그 득점왕 차지한 손흥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5.30 10:10
  • 호수 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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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 한국 가요계에 길이 남을 역대급 연애 스캔들이 터진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탄소년단(BTS) 뷔와 블랙핑크 제니의 열애설이 알려진 것이다. 보통이라면 각종 뉴스가 쏟아지면서 대중들의 입에 하루종일 오르내릴 사건이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아시아인 최초로 세계 최고 축구리그인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거머쥔 손흥민의 활약에 완전히 묻힌 것이다. 

세계적인 스타 뷔와 제니에게 본의 아닌 굴욕을 선사할 만큼 손흥민의 득점왕은 놀라운 일이다. BTS가 빌보드 1위를 차지했던 것처럼,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4관왕 신화처럼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다.

독일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프리미어리그 소속 토트넘 핫스퍼 FC로 이적한다.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팀으로 리그 우승경험은 없지만 2000년대 이후 꾸준히 6위 이내 성적을 올리며 박지성이 뛰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과 함께 ‘빅6’로 꼽히는 팀이다. 

손흥민은 이런 토트넘에서 초반에 고전하다 안정적인 주전을 확보하면서 명실공히 팀을 대표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한다. 다만 토트넘 최고 스타는 따로 있었다. 영국 축구팀의 에이스기도 한 해리 케인이다. 득점왕을 3회나 기록하고 영국 축구계 역대급 재능이라 평가받는 월드스타이다.  

올해는 조금 달랐다. 케인이 초반 부진하면서 손흥민이 팀의 간판 골잡이 역할을 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1위 모하메드 살라와 격차가 7골 이상 벌어져 사실상 득점왕은 언감생심이었고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다 10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분위기가 달라진다. 살라가 슬럼프에 빠져 골을 넣지 못한 상황에서 손흥민이 9경기에서 10골을 넣으며 1골차로 따라잡은 것이다.

5월 20일 리그 꼴찌와 시즌 최종전. 손흥민은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날리기도 했지만 끝내 두 골을 더 넣어 한 골을 넣는데 그친 살라와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선수가 유럽 5대 리그(영국‧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건 처음이다. 늘 변방 취급을 받았던 아시아, 그중에서도 한국 선수의 유럽 득점왕 탄생 소식은 옆나라 중국과 일본에도 큰 감명을 줬다. 

내년이면 손흥민도 30줄에 접어든다. 어쩌면 올해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이 그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될지도 모른다. 한국을 넘어 세계 축구사에 큰 족적을 남긴 손흥민의 월드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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