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 궤양, 3주 지나도 잘 낫지 않으면 ‘설암’ 검진을
입안 궤양, 3주 지나도 잘 낫지 않으면 ‘설암’ 검진을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6.03 16:26
  • 호수 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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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암의 증상과 치료

흡연‧음주, 반복적인 혀 상처 등이 원인… 혀에 적백색 반점 생기기도 

전이 속도 빨라 조기 치료 중요… 병변 크면 혀 전체 절제 후 복원수술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얼마 전 혀에 구내염이 생긴 김봉원(55) 씨는 구내염 약도 바르고 피로 해소에 좋다는 비타민까지 챙겨 섭취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2주 넘게 궤양으로 고생하다가 병원을 방문한 김 씨는 생각지도 못한 ‘설암’ 판정을 받아 현재 치료 중이다.

흔히 입속에서 생길 수 있는 질환이라고 하면 충치나 치주질환 정도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가 음식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고, 발음을 잡아주는 역할 등을 하는 혀에도 암이 생길 수 있다. 바로 ‘설암’이다. 

구강암 중 가장 대표적인 암인 ‘설암’은 주로 혀의 양 측면에 발생한다. 주로 혀가 헐었는데 좋아지지 않고 궤양이 오래 지속된다는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설암은 주로 40세 이후에 발생하고 60대에 가장 많지만, 최근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종종 발병하는 추세다. 이에 설암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설암의 원인과 증상

설암의 원인으로는 ▲흡연 ▲음주 ▲바이러스 ▲좋지 않은 구강위생 ▲불완전한 의치 등에 의한 만성적인 자극 등이 있다.

설암은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암으로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구내염과 구분하는 첫 번째 방법은 ‘기간’이다. 구내염은 1~2주가 지나면 대부분 좋아지며, 궤양 가운데가 하얗고 빨간 테두리가 있다. 주변부와 경계가 구분돼 있는 것이다. 단, 재발성 구내염이라면 궤양 위치는 달라질 수 있다.

이와 달리 설암은 구강에 생긴 궤양이 3주 이상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구내염은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설암은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고 오히려 병변이 커진다. 

더불어 궤양 주변으로 단단하게 덩어리가 만져지고 가벼운 자극에도 피가 나며 구강점막이나 혀에 적백색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궤양으로 인한 조직괴사로 입냄새가 심해지는 것도 설암의 증상 중 하나다. 

무엇보다 혀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 발음을 정확하게 구사하기 어렵고 음식을 씹고 삼키는 것이 힘들어진다.

목에 만져지는 혹(경부 종괴)이 사라지지 않은 경우에도 의심해야 한다. 단, 목에 없던 것이 새로 만져진다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구강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감기만 걸려도 임파선이 부어 혹처럼 만져질 수 있는데, 일반적인 염증에 의한 것이라면 대개 3주 이내에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3주가 지나도 남아 있거나 오히려 혹이 더 커진 것으로 느껴지면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설암의 치료

설암은 혀의 어느 위치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그 중 50% 정도는 혀의 3분의 1 정도에 생긴다. 여기서 혀의 3분의 1이라는 것은 혀의 뿌리 쪽을 1번이라 하고 중간 부분을 2번, 혀끝 부분을 3번이라고 했을 때 3번과 2번 사이의 경계 부분에 해당한다. 

하지만 대부분 심한 통증이 없다 보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설암의 전이 속도가 빠른 편이어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구강 검진 후 의심되는 병변의 조직검사를 통해 설암이 확인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을 진행해야 한다. 초기에는 수술로 완치할 수 있지만, 이미 진행된 후에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추가해 치료받아야 한다.

김보영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크기가 작은 초기 병변의 경우 수술적 절제로 완치가 가능하나 진행된 병변에 대해서는 수술 후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추가로 고려할 수 있다”며 “병변의 크기에 따라 작게는 혀의 3분의 1, 많게는 혀의 전체를 절제할 수도 있고, 절제되는 범위에 따라 수술 후 뺨이나 팔, 허벅지 등에서 점막 및 피부 등을 이식하여 재건하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암의 예방법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의 설암 발병률은 1% 미만으로 다른 주요 암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현저히 낮은 편이다. 그래서 조기에 발견된 경우라면 예후가 좋다. 1기에서는 5년 생존율이 70%, 2기는 50%, 3~4기의 경우 40% 이하로 떨어져서다.

설암을 예방하려면 평소 금연을 하고 과음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구강을 청결히 하고 뜨겁고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야 한다. 

평소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하는 부분은 혀 옆면이다. 가장자리 점막이 헐거나 움푹 파인 경우, 사마귀처럼 볼록 튀어나온 경우, 하얀 점이 계속해서 보이는 경우, 붉은 반점 등이 설암의 신호일 수 있어서다. 이에 2~3주가 지나도 해당 부위가 낫지 않으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김 교수는 “혀의 병변은 비교적 다른 부위에 비해 쉽게 관찰 가능하기 때문에 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이비인후과를 내원하여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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