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고민? 물론 노인이 가장 잘 알지!”
“노인 고민? 물론 노인이 가장 잘 알지!”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4.16 14:55
  • 호수 1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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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老-老 상담사’ 22명 위촉하고 본격 운영 돌입

▲ 노-노 상담사 이옥순(69·오른쪽)씨가 남부노인복지회관에 마련된 상담실에서 한 어르신과 상담을 하고 있다.
정부가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노인복지상담원 제도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지자체가 나서 노인이 노인을 상담하는 ‘노(老)-노(老) 상담사’ 제도를 운영해 화제다.

경기도 화성시는 4월 8일 60세 이상 어르신들로 구성된 22명의 노인 상담사를 위촉, 9일부터 본격적인 상담활동에 들어갔다.

‘노-노 상담사 제도’는 일정기간 전문상담교육을 받은 노인이 동년배 노인의 고민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이 제도는 같은 시대를 살아온 동년배들이 문화적 공감대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친구처럼 고민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상담사들은 노인들의 가정문제를 비롯해 성상담, 이성교제, 취업알선, 건강문제, 시정안내 등 어르신들을 갖고 있는 고민과 정보를 함께 나누게 된다.

60~70대 노인들로 구성된 상담사들은 전직 교사를 비롯해 공무원, 복지기관장, 가정주부 등 상담 경력이 풍부한 어르신부터 초보자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상담원 중에는 비경험자들도 다수 포함됐다. 그렇다고 상담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전문교육 기관을 통해 상담기법, 노인심리 등의 28시간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동탄1동사무소를 비롯해 동부출장소, 봉담읍사무소, 보훈회관, 남부노인복지관 등 5곳에서 매주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상담을 펼치게 된다.

상담은 직접 방문 또는 전화(1577-7393) 상담이 가능하다. 전화상담은 화성시에 거주하는 어르신들만 이용할 수 있다.

화성시는 노인상담사 1인당 월 20만원의 보수를 지급하고 있으며 반응이 좋을 경우 올 하반기에는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화성시 남부노인복지회관에서 노-노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옥순(69)씨는 “상담활동은 이번이 처음이라 걱정이 앞섰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큰 보람을 갖게 됐다”며 “상담이 끝난 뒤 고맙다며 두 손 꼭 잡아주는 분들을 통해서 노인상담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상담을 받은 김정임(64) 씨는 “그동안 고민이 있어도 찾아갈 곳이 마땅치 않아 혼자 끙끙 앓아야 했는데 이젠 찾아가 해소할 수 있는 곳이 생겨 반갑고 기쁘다”고 말했다.

화성시청 사회위생과 조미옥 계장은 “어르신들의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은 바로 비슷한 시대를 살아온 어르신들”이라며 “어르신들의 경우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은 서로의 견해차이 때문에 한계에 부딪칠 수 있지만 동년배의 어르신들은 비슷한 고민을 경험하다보니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앞으로 성과분석을 통해 반응이 좋을 경우 상담사 인원을 확충하고,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각 22개 읍면동에 상담소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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