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당 와이파이 설치. 연합회별 큰 편차
경로당 와이파이 설치. 연합회별 큰 편차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6.13 09:21
  • 호수 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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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거의 100%, 인천도 89%… 道지역은 10% 안 되는 곳도 있어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한 서울 중랑구의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한 서울 중랑구의 한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이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설치율은 21.7%… 10곳 중 8곳 미설치

스마트폰 활용도가 주 원인… 디지털교육 확대, 프로그램 개발도 시급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와이파이 활용에 대한 확신이 적어 타 노인복지에 예산을 더 사용하다 보니 설치율이 낮아졌다.”(A연합회)

“어르신 디지털 문맹 탈출을 위해 전 경로당에 와이파이 설치를 추진했고 활용도를 높여나가고 있다.”(B연합회)

최근 전국의 지자체들이 어르신 디지털 문맹 탈출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디지털 교육과 스마트폰 활용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경로당 디지털화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노인회가 전국 시도연합회를 통해 집계한 경로당 와이파이 및 컴퓨터 설치 현황을 살펴보면 2021년 12월 말 현재 와이파이를 설치한 경로당은 전체 경로당 10곳 중 2곳(21.8%), 컴퓨터를 설치한 곳은 10곳 중 한 곳(1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광역시가 전체 경로당 1320곳 중 여건이 맞지 않은 10곳을 제외한 1310곳의 경로당에 무선인터넷을 설치해 99%의 설치율을 보였다. 사실상 전 경로당에 설치를 완료한 것이다. 인천광역시 역시 1499개 경로당 중 1327개 경로당에 와이파이 설치를 완료해 89%에 달했다. 

인천광역시의 경우 100% 설치를 목표로 2020년부터 단계적 사업 시행에 나서고 있어 조만간 전 경로당에서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으로 대도시에 해당하는 광역시의 경우 설치율이 높은 편이었다. 서울을 비롯한 7개 광역시 전체를 보더라도 경로당 1만1742곳 중 와이파이가 설치된 경로당은 5507개소로 설치율이 46.9%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인천과 광주 외에도 서울(32%), 부산(48%), 대전(61%)은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았다. 서울은 올 들어 성동구가 관내 경로당 116곳에 새롭게 와이파이 환경을 조성하면서 설치 비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서울연합회 관계자는 “각 구청별로 경로당 와이파이 조성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지역 사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반면에 경기를 포함 9개 도 지역의 경우 전체 5만5081개 경로당 중 9016개소만 설치돼 16.4%에 그쳤다. 강원(54%), 경기(23%), 충북(27%) 지역만이 평균을 웃돌았고 나머지 지역은 10% 내외에 불과했다. 설치율이 낮은 지역의 경우 농번기에 경로당에 상주하는 시간이 적고, 경로당 회원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지 않아 설치를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점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C연합회 관계자는 “경로당 와이파이 설치에 관심이 적어 경로당 프로그램 활성화 등 다른 사업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컴퓨터의 경우 제주 지역의 설치율이 가장 높았다. 전체 454개 경로당 중 331개소에 컴퓨터를 들여놨다. 관내 경로당 4곳 중 3곳(73%)에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컴퓨터 설치율이 10% 미만에 그친 시도가 7곳에 달하는 등 무선인터넷에 비해서도 설치율이 더 낮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빠른 확대가 어려워 보인다. 컴퓨터는 무선인터넷 설치와 달리 초기비용이 많이 든다. 모니터와 프린터까지 포함하면 100만원 가량이 들지만 비슷한 비용의 안마의자나 기타 가전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져 지자체에서도 선뜻 보급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보급률이 높은 지역은 부녀회나 청년회에서 후원해주거나 지역 기업에서 설치해준 곳이 많았다.

와이파이와 컴퓨터 보급 속도가 더딘 또 다른 이유로는 코로나19 여파가 꼽힌다. 지난 2년여간 경로당이 문을 여닫기를 반복하면서 경로당 관련 사업도 속도가 더디게 진행됐다는 것이다. 이에 와이파이 설치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단순히 환경 조성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활용도를 높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면서 스마트폰 및 PC 사용의 중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인천연합회의 경우 연합회 및 각 시군구 지회에서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시청하도록 홍보함과 동시에 스마트폰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천연합회 관계자는 “대부분의 경로당에 와이파이가 보급된 만큼 어르신들이 디지털 문맹에서 탈출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련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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