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하게 땀이 줄줄 나는 ‘다한증'의 증상과 치료
과도하게 땀이 줄줄 나는 ‘다한증'의 증상과 치료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6.13 13:51
  • 호수 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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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 환자들 중 대부분은 일차성 다한증인데 손, 발, 겨드랑이, 얼굴 등 국소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가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 환자들 중 대부분은 일차성 다한증인데 손, 발, 겨드랑이, 얼굴 등 국소부위에 땀이 많이 나는 경우가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루 2~5ℓ 땀 쏟아져… 증상 심할 경우 교감신경절제술로 치료 가능

전신 다한증엔 먹는 약 복용… 겨드랑이 다한증엔 ‘보톡스’ 시술이 효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땀이 나는 건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생리현상이지만 불쾌지수를 높이고 대인관계에서 짜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피부 트러블과 피지 분비를 증가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우리 몸은 피부가 열기를 느끼고 체온이 37℃보다 높게 올라가면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다한증(多汗症)은 말 그대로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는 질환이다. 전신보다는 손이나 발, 겨드랑이, 얼굴 등 국소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전체 인구의 0.6~4.6%가 다한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진용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땀은 피부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열을 발산함으로써 체온을 조절하는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라면서도 “지나친 땀은 본인의 불편함을 넘어 대인관계의 큰 적일 뿐 아니라 심할 경우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한증의 증상

날씨가 더워지거나 운동을 해서 체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의 체온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에서는 열 배출 신호를 내보낸다. 신호를 받은 교감신경은 신경전달 물질을 방출하고 이에 자극을 받은 땀샘에서 땀을 분비한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지나치게 땀이 난다면 다한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 600~800㎖의 땀을 흘린다. 보통 컵 3~4잔 정도다. 여름에는 1~1.5ℓ의 땀을 흘린다. 반면, 다한증 환자는 하루 약 2~5ℓ의 땀을 배출한다. 보통 병원에서 볼 수 있는 수액이 1ℓ인데, 이 정도면 하루 수액 2~5개 정도의 땀을 흘리는 셈이다.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땀을 유독 심하게 흘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 또한 음식을 먹고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또한 미각에 의해 자율신경계가 자극되면 땀이 나기도 한다. 자극적인 음식일수록 반응이 더 잘 나타난다.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땀이 나는 것은 정상적인 신체 반응이다. 다한증과 다르다. 긴장을 하거나 초조해질 때 흐르는 땀도 마찬가지다.

◇다한증의 원인

다한증은 땀이 나는 부위에 따라 ‘국소 다한증’과 ‘전신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원인에 따라서는 일차성과 이차성 다한증으로 나눈다. 

일차성(원발성) 다한증은 실온 34℃ 이상의 온도나 긴장 등의 감정 변화, 교감신경의 변화에 의해 발생한다. 이차성 다한증은 내분비질환(갑상선기능항진증, 당뇨, 뇌하수체항진증, 폐경), 신경계 질환(파킨슨병, 뇌혈관질환, 척수손상), 암(백혈병, 림프종, 신장암), 결핵, 가족력, 비만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차성 다한증은 땀이 많이 나는 부위가 손‧발‧겨드랑이‧얼굴 등 국소부위 한 곳을 포함하거나, ▷가족력 ▷양측성(좌우 대칭적) ▷1주일에 1회 이상 과도한 땀 분비 ▷밤에 잘 때는 정상 등의 증상 가운데 2개 이상이 6개월 넘게 지속하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정진용 교수는 “다한증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사회생활을 힘들게 하면 치료,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차성 다한증과 같이 특정 질환이 원인이면 다한증 치료와 원인 질병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한증의 치료

다한증의 치료에는 바르는 약, 먹는 약, 이온영동치료, 보톡스(주사) 시술 등이 우선 적용된다. 바르는 약은 국소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안전하며 사용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하지만 효과가 일시적이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먹는 약은 전신 다한증에 효과가 있다. 다만 입 마름, 안구 건조, 변비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또한 녹내장이나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와 함께 복용해서는 안 된다.

보톡스 시술은 겨드랑이 다한증에 효과가 좋고, 짧은 시술 시간과 빠른 회복이 장점이다. 다만 6개월마다 반복 시술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후 증상 개선이 없거나 증상이 심할 경우 수술적 치료(교감신경절제술)를 고려한다. 교감신경절제술은 흉강경 수술법으로 시상하부에 열 손실 신호를 전달하는 교감신경 일부를 절제해 땀 분비를 줄이는 치료법이다. 

다한증의 부위에 따라 절제하는 교감신경 위치가 다르다. 교감신경절제술은 손 다한증 환자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부작용으로 오히려 땀이 거의 나지 않는 ‘무한증’이 발생할 수 있고 재발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보상성 다한증’이다. 보상성 다한증은 손이나 발에 땀이 나지 않는 대신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경우를 말한다. 가장 흔한 부위는 등이나 가슴, 배, 엉덩이 등이다. 보상성 다한증은 수술 후 70~80% 환자에서 경미하게 나타난다.

정진용 교수는 “보상성 다한증 치료는 매우 어렵고 수술 전 상태로 되돌아가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의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만약 교감신경절제술 후 보상성 다한증이 생겼다 하더라도 실망하거나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전문의와 함께 조절이 가능할 수 있도록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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