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미 연준, 기준금리 한꺼번에 0.75%p 인상 … 한국도 빅스텝 초읽기 전망
[백세시대 / 뉴스브리핑] 미 연준, 기준금리 한꺼번에 0.75%p 인상 … 한국도 빅스텝 초읽기 전망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6.20 09:37
  • 호수 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기준금리를 0.75%p(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이 금리를 한 번에 0.75%p나 올린 것은 지난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연준은 지난 6월 14~15일(현지시간)에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이 같은 금리 인상 방침을 발표했다. 이로써 미 기준금리는 기존 0.75~1.00%에서 1.50~1.75%로 높아졌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다”며 “계속되는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2020년부터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제로금리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미 물가 상승세가 본격화되자 지난 3월 금리를 0.25%p 올리며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내린 데 이어 지난달에는 22년 만의 최대폭인 0.5%p(빅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파월 의장은 오는 7월에도 같은 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하며 ‘물가 잡기’ 총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초고속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어 향후 연준의 선택이 주목된다.

이번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으로 한국과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기존 0.75~1.0%p에서 0~0.25%p로 크게 줄었다. 다음 달 미국이 추가로 빅스텝에 나선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0.25~0.5%p 높은 상태로 역전된다.

이처럼 한미 기준금리 차이가 역전되면 자본 유출 가능성이 확대되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원화 가치가 저하되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물가를 더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한국은행도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p 올리는 빅스텝을 통해 금리 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한국은행이 7월 빅스텝에 이어 8월, 10월, 11월 기준금리를 0.25%p씩 추가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가 3.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최근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캐나다, 호주 중앙은행 또한 0.5%p 인상에 나서는 등 글로벌 빅스텝 행보가 확산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빅스텝’을 단행할 당위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물가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4%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인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도 지난달 3.3%로 전달(3.1%) 보다 0.2%p 상승했다. 이는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를 자극할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이달 말 발표되는 6월 기대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경우, 고강도 긴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부와 한은은 한·미 간 금리역전 가능성뿐만 아니라 5%대로 치솟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에도 대응해야 하는 만큼 ‘빅스텝’을 현실적 대안으로 고민해야 한다. 

물론 역대급으로 누적된 가계부채 문제 등이 신경 쓰이겠지만, 외환위기와 국제금융위기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가능한 사태들에 대한 대비책을 미리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엄중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지 않게 총력을 다해야 한다. 물가상승과 금리 인상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 같지 않은 만큼, 긴 호흡으로 대처하되 가계부채 위험 관리 방안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