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율 대한노인회 제주 서귀포시지회장 “경로당 여성회원들 역량 발휘할 기회 제공…자존감 높여줄 터”
한성율 대한노인회 제주 서귀포시지회장 “경로당 여성회원들 역량 발휘할 기회 제공…자존감 높여줄 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6.20 11:06
  • 호수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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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위원회 창립 총회 개최해 위원장 등 임원 선출… 공약 실현

경로당 회장 수당 인상·제주 상징할 종합복지관 설립 등 약속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앞으로 대한노인회 제주 서귀포시지회 여성회원들의 남다른 약진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서귀포시지회는 지난 5월 9일, 여성위원회 창립총회를 열어 위원장(강경자) 등 임원을 선출하고 위촉장을 수여했다. 

한성율(77) 서귀포시지회장은 “경로당 회원의 70~80%가 여성임에도 경로당 운영에 참여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여성 회원들의 권익증진, 경로당 활성화를 위해 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제주연합회에는 제주·서귀포시 등 두 개 지회가 있다. 서귀포시지회는 경로당 수가 149개로 제주시지회보다 적지만 노인대학 수는 더 많다. 6개 노인대학에 1개 노인대학원을 합쳐 무려 7개로 학생수가 총 550명이다. 지난 4월에 취임한 한 지회장은 표선면 노인대학장 출신이다. 

6월 14일,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에 위치한 서귀포시지회에서 한 지회장을 만나 여성위원회를 조직하게 된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제주 도민은 67만4000여명, 서귀포시 인구는 18만3100여명, 서귀포시 노인인구는 3만6000여명이다. 서귀포시지회에는 11개 읍·면 분회, 149개 경로당, 회원 1만9000여명이 있다. 

한성율 지회장은 제주지구 청년회의소(JC) 회장, 제주도체육회 상임부회장, 남제주군의회 의장, 제주도의회 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장관 표창 3회, 대통령 표창 2회, 국민포장 등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경로당 여성회원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

“우리 경로당 회장 가운데 여성은 4명뿐이다. 육지의 타 지회보다 상대적으로 너무 적다. 지도자를 육성하는 노인대학도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나중에 보면 여성들이 보이지 않고 교우회장도 대부분 남성들이 맡아하더라. 여성위원회를 만든 건 여성 지도자를 육성, 그분들이 역량을 발휘해 자부심,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다.”

-경로당 행사에도 여성들이 더 많이 참여한다.

“맞다. 쓰레기 줄이기 등 환경정화 행사에도 여성들의 참여율이 훨씬 높다.”  

-여성위원회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아나바다행사를 9월에 개최할 예정이다. 아나바다는 ‘아끼고, 나누고, 바꾸고, 다시 쓰자’의 앞 글자를 따온 것으로 자원순환을 통한 환경보존을 말한다. 널찍한 장소를 정해 시민들도 참여하는 가운데 옛날에 쓰던 물건, 지금은 안 쓰는 물건을 서로 공유하고 나눠주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치를 예정이다.”

한성율 서귀포시지회장(앞줄 중앙)이 지난 3월에 있은 제5대 지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 직후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한 지회장 오른편이 오남선 사무국장.
한성율 서귀포시지회장(앞줄 중앙)이 지난 3월에 있은 제5대 지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당선 직후 직원들과 기념촬영했다. 한 지회장 오른편이 오남선 사무국장.

서귀포시지회는 경로당 회장들이 중심이 돼 환경보전캠페인 등을 실시해 2020년에 제주도·한라일보사가 주관한 제27회 한라환경대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욱 뜻 깊은 건 상금의 일부를 코로나19 성금으로 기탁한 사실이다.

-서귀포시 노인복지회관이 무척 크다.

“최근 건물 리모델링을 마쳤다. 시로부터 운영을 위탁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도 새로 설치하고 대규모 야외행사장도 만들었다. 이번에 지회장 이·취임식을 그곳에서 서귀포시장, 국회의원, 도의회 부의장 등 230여명 하객을 초청한 가운데 조촐하게 치렀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콘크리트 건물로 1층은 노인 취미 공간과 경로당, 2층은 사무실과 강당, 3·4층은 15개 프로그램실로 쓴다. 하루 200여명이 이용을 하고 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제주는 다른 도보다 지원 제도가 잘 돼 있다고 본다. 일 년에 8개 경로당을 리모델링과 신축을 해주고 시설도 보완해준다.”

-새로 선출된 제주지사가 지원을 잘 해줘야 할 텐데. 

“새 제주지사께서 노인에 대한 공경심이 대단하다. 잘 해주실 것으로 안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오남선 사무국장이 “지사님 부친이 남원읍 신흥2리경로당 회장으로 계시니까 무엇보다도 경로당에 관심이 많으실 것으로 안다”며 “제가 지사님과 같은 마을에서 성장해 그분의 효심을 잘 안다”고 귀띔했다.

-노인일자리는 어떤가.

“경로당 청소도우미(150명)가 있다.”

-경로당 회장 수당이 지회마다 화두다.

“우리는 경로당 회장 수당을 10만원씩 지급하고 있다. 앞으로 20만원으로 인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제주하면 시위가 그치지 않았던 강정마을해군기지가 떠오른다. 이와 관련 오남선 사무국장은 “요즘도 일부에서 (시위가)이어지고 있다”며 “노인회에서 기지를 직접 방문해 이런 시설이 왜 필요한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난 뒤부터 협조하는 쪽”이라고 말했다. 

해군기지 함장 이·취임식에 노인회장이 참석하고 화환도 보낸다. 경로당 회원들은 언제든지 해군기지 견학이 가능하다. 한 지회장은 자문위원장 시절 이이함 명예함장으로 위촉돼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지회장 취임식에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화환이 눈에 띄었다.

“문 의장과는 동갑나기에 젊었을 적 국제청년회의소(JC) 단원으로 같이 활동했다. 1970년대만 해도 JC처럼 조직 면이나 인적 구성에서 뛰어난 단체가 드물었다. 30대가 주축인 JC에서 나이가 차면 자연스럽게 정치 쪽으로 넘어가 그 쪽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군의회 의장에다 도의회 부의장을 지냈다. 재임 시절 에피소드라면.

“제주특별자치도를 만드는데 기여를 했다. 도정 질문을 7차례나 거듭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 서귀포시와 제주시 간 번영도로 6차선 확장공사를 성사시켰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전임 지회장의 권유로 노인대학장을 7년여 했다. 지회장 욕심은 없었고 권유를 받아 출마했다.”

-노인대학장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처음 표선노인대학장으로 와보니 노인대학 건물이 너무 낡았다. 창문도 부식됐고 커튼도 잡아당기면 툭툭 떨어지고 심지어 책상, 의자도 없었다. 당시 보건복지국장, 기획실장, 환경국장 등에게 건물을 보여주며 ‘이런 데서 어떻게 공부할 수 있느냐’고 하자 수긍을 하고 조치를 취해줬다.” 

한 지회장의 경력과 폭넓은 인맥은 서귀포시의 노인복지증진에 큰 도움이 됐다. 지회 자문위원장 시절 여러 단체로부터 많은 협찬을 끌어냄으로써 각종 지회 사업이 잘 수행될 수 있었다. 또한 경로당 간식비, 노인대학장·총무 수당 등의 인상에도 한 지회장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한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지회장이 할 일은 노인복지 증진이 첫째이고, 두 번째가 노인권익보호와 향상”이라며 “제주를 상징하는 노인종합복지관을 3000평 부지(주차장 2000평)에 크게 하나 지어 노인들이 하루라도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한 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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