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가 늘어진 ‘기관지확장증’…객혈‧폐렴 등 유발
기관지가 늘어진 ‘기관지확장증’…객혈‧폐렴 등 유발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6.20 14:40
  • 호수 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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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지확장증 증상과 치료
기침과 감기 등의 증상이 한 달 이상 계속된다면 기관지확장증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침과 감기 등의 증상이 한 달 이상 계속된다면 기관지확장증을 의심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침‧가래 계속되면 의심… 어렸을 때 홍역, 백일해 앓은 경우 많이 발생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도 원인… 항생제 처방 기본, 물 많이 마시면 도움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오늘은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상태를 유지하겠습니다. 외출할 때는 꼭 ‘KF94 마스크’를 착용하는 걸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요즘 일기예보 때 흔히 듣는 얘기다.

최근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기관지확장증 등 호흡기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 벽의 근육과 탄력 성분의 파괴로 기관지가 영구적이고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기관지확장증은 발병 이후 계속된 염증 반응으로 인해 질환이 악화하고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염증이 폐포까지 깊숙이 침투하면 심한 객혈이나 폐렴, 전이성 폐농양, 농흉, 폐성심(폐 우심실의 기능부전)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최준영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침이나 가래 등 증상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등 호흡기질환이 의심된다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폐질환과 폐렴 등 합병증으로의 유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기관지확장증의 원인

기관지확장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폐감염, 기도폐쇄, 체액성 면역저하, 류마티스 질환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바이러스, 폐결핵, 홍역 또는 백일해 등에 의한 폐감염은 흔히 알려진 기관지확장증의 원인이다. 특히 소아 때 앓은 홍역, 백일해는 성인이 된 후에도 기관지확장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기관지 또는 기도 내에 이물질이 있거나 염증으로 인해 부은 임파선 조직이 폐 조직을 침범하는 기도폐쇄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또한 면역글로불린이 정상인보다 떨어져 있다면 면역력 저하로 인해 지속적인 폐감염이 발생하고, 이는 기관지확장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도 질환이 진행되면 합병증으로 기관지확장증을 유발하며, 외부로부터 들어온 먼지나 세균을 가래로 만들어 밖으로 배출시키는 섬모가 손상되면 염증을 일으켜 기관지확장증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최준영 교수는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의 변형이 시작됐기 때문에 단순히 기침약과 감기약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늘어난 기관지가 수축되지 않고 그대로 변형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라며 “심해질 경우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심각한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관지확장증의 증상

기관지확장증의 주된 증상은 만성기침, 가래, 객혈이다. 이 증상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사람도 있지만 한두 가지만 지속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감기 같은 상태가 한 달 이상 계속된다면 기관지확장증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은 몇 개월 또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악화된다.

증상이 악화되면 숨이 차 누워서 잠들기 힘들게 되고, 심한 가래와 만성기침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만성적인 세균감염으로 냄새가 다소 고약한 가래가 나오기도 하며, 기관지확장증이 악화된 일부 환자들의 경우, 숨을 쉴 때마다 호흡이 힘들거나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피가 섞인 가래를 기침과 함께 배출하는 증상을 객혈이라고 하는데, 객혈은 기관지확장증의 흔한 증상 중 하나로 보통 경미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대량으로 객혈을 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기관지확장증의 치료

기관지확장증은 항생제 치료가 기본이다. 우선 기침을 억제하는 약을 처방하고 분비물, 가래를 줄여주는 항생제를 처방한다. 만약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게 기관지확장증이 생기면 기관지 확장제를 흡입기로 처방하기도 한다. 

객혈이 발생한 경우에는 출혈을 일으키는 혈관을 찾아 혈관을 막는 색전술을 할 수 있다. 

최 교수는 “기침과 가래는 흔한 감기 증상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많은 양의 가래가 나오거나 기침이 오래 지속된다면 기관지확장증일 가능성이 크므로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관지확장증 진단을 받았다면 무엇보다 수분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하루 여덟 번 정도 컵에 물을 가득 담아 마시면 효과적이다. 물을 많이 마시면 폐 분비물을 부드럽게 하여 기침이 수월해지고 폐포의 기능이 원활해지며 가래가 쉽게 배출된다.

물을 일부러 마시기 어렵다면 가래와 기침 완화에 좋은 모과차나, 비파차, 율무차 등 건강차를 수시로 복용하는 것도 좋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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