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암, 수술 후 삶의 질 위해 ‘부분 절제술’ 권장
신장암, 수술 후 삶의 질 위해 ‘부분 절제술’ 권장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7.04 13:44
  • 호수 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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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에 생긴 악성종양인 신장암은 암 중에서도 악성도가 높고, 암이 진행되면 정맥혈관이나 폐, 간, 뼈 등으로 전이되는 경향이 있어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종양 커져야 증상 나타나… 피 섞인 소변보거나 옆구리 통증 땐 검진을

가족력, 장기간 신장투석 등이 원인… 흡연 시 신장암 위험 2배나 높아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콩팥이라고도 불리는 신장은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내고 혈압조절과 관련된 호르몬의 분비를 담당하는 등 생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특히 주된 기능은 소변을 만드는 것으로, 이는 몸속 혈액에서 노폐물을 걸러내고 불필요한 수분을 배설한다는 의미다. 

또한 나트륨·칼륨·칼슘·인 등 신체 기능에 꼭 필요한 물질의 농도를 항상 일정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항상성 유지 기능을 한다.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D, 적혈구를 만드는 조혈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도 신장의 몫이다.

신장암은 이러한 신장에 생긴 악성종양을 말한다. 발생 위치에 따라 신우암과 신세포암으로 나뉘는데, 보통 신장암이라고 하면 신장의 실질(신장에서 소변을 만드는 세포들이 모여있는 부분)에서 발생하는 신세포암을 말한다. 신세포암은 전체 신장종양의 약 85%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양성종양과 육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신장암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3만6340명으로 2017년(2만7888명) 대비 30.3% 늘었다. 하루 100명 정도가 신장암으로 진료를 받는 셈이다.

김정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신장암은 조기 진단하면 완치율이 높지만,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는 치료가 어려워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암’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신장암의 원인

신장암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여러 연구에 의해 가족력, 흡연, 식이, 고혈압, 비만, 환경 등이 위험인자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흡연은 적게는 30%, 많게는 2배 정도 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신부전증이나 사구체신염 등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장기간의 혈액투석 환자에서 신장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신세포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위험도가 2~3배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신장암의 진단에는 영상검사가 아주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초음파와 CT로, 기회가 된다면 40대 이상에서 매년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소변에서 피가 나오거나 옆구리에 통증이 느껴지면 세밀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신장암의 증상

신장암이 진행되면 옆구리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옆구리나 배에 혹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다. 또한 소변을 볼 때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를 보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이 외에도 체중감소나 발열, 발한, 양측성 하지 부종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김정준 교수는 “신장암의 증상은 종양이 어느 정도 커져 신장의 구조가 변형되거나 장기를 밀어낼 정도는 돼야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신장암의 치료

치료는 암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연령, 전신 상태, 동반된 다른 질환의 유무 등에 따라 달라진다. 우선 수술이 원칙이다. 이전에는 신장과 그 주위 정상 조직을 광범위하게 절제하는 전절제술이 표준 치료였다. 종양이 작은 경우에만 주변 신장조직을 살리며 종양만 제거했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표준 치료도 변화했다. 최근 유럽비뇨의학회 진료지침에 따르면, 7㎝ 이상으로 크기가 크거나 위치가 까다롭더라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최대한 부분절제를 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신장암은 수술로 완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수술 이후의 삶의 양과 질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장을 들어내는 전절제술을 할 경우, 약 20%의 환자는 여생 동안 말기 신장병으로 진행해 투석 등의 치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반대편 신장의 기능이 좋은 편이어서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식사와 운동 등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게 돼 삶의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예상 수명 또한 감소하는 등 부분절제술에 비해 불리한 점이 있다.

수술법은 로봇수술이나 복강경 수술 또는 개복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수술 방법에 따라 회복 속도에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2~4주 지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이후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 영상검사로 정기적 추적관찰을 시행한다.

김 교수는 “1기나 2기의 경우 대부분 부분절제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하고, 5년 생존율 또한 90~100%로 다른 암종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폐나 뼈 등에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2년 생존율이 50%, 5년 생존율이 20%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09년부터 신장초음파가 급여항목에 포함된 만큼 평소 내과 질환으로 병원을 주기적으로 방문한다면 담당 주치의와 복부 초음파 시행이 필요한지 여부를 반드시 상의하는 것이 좋다”며 “복부 초음파를 시행했다고 하더라도 신장종양이 작거나 희미할 경우 놓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에 매년 혹은 격년으로 주기적인 검사를 시행할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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