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복지모델 ‘안심소득’ 사업 시작
새 복지모델 ‘안심소득’ 사업 시작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2.07.11 09:12
  • 호수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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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공약… 복지 사각지대 해소 기대
오세훈 서울시장이 7월 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안심소득 시범사업 출범식’에서 사업 참여 가구로 선정된 시민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안심소득 대상자로 선정되면, 기준 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3년간 받는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7월 4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 안심소득 시범사업 출범식’에서 사업 참여 가구로 선정된 시민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안심소득 대상자로 선정되면, 기준 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3년간 받는다. 사진=연합뉴스

“기초수급자에서 탈락되더라도 소득지원 가능”

[백세시대=조종도기자] 서울시가 ‘약자와의 동행’을 표방한 오세훈표 미래복지모델인 ‘안심소득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서울시는 7월 4일 “시범사업에 참여할 500가구 선정을 완료하고, 이달 11일 첫 안심소득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5년간 진행될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소득이 적을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 소득보장제도다.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소득하위 약 3분의 1에 해당, 올해 1인가구 기준 약 165만3000원 이하)를 대상으로 기준 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3년간 지급한다. 재산은 3억2600만원 이하가 대상이다.

예컨대, 1인가구로 지원대상에 선정된 A씨의 소득이 85만3000원이라면, 기준 중위소득 85% 기준액과의 차액인 80만원의 절반(40만원)을 매달 지급받게 된다. 

서울시는 안심소득 시범사업 참여로 기초생활보장급여보다 적은 돈을 받게 된 대상자에게는 안심소득과 급여 차액을 보전해줄 방침이다. 소득이 없는 일부 1인 가구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세훈 시장은 “안심소득은 빈부 격차의 대물림과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복지시스템”이라며 “최저생계 지원을 넘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고, 촘촘한 안전망을 구축해서 지금껏 복지 혜택을 받지 못했던 사각지대까지 보듬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심소득 추진 배경

오 시장은 2021년 4월 보궐선거 공약사업으로 안심소득을 제시한 바 있다. 민선 8기 임기 첫날인 지난 7월 1일에도 “‘약자와의 동행’은 정치적 구호가 아닌 내가 서울시장으로서 존재하는 이유이자 평생의 과업”이라며 “4년의 임기 동안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안심소득은 기존 복지제도의 사각지대를 메운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사업에 실패해도, 소득이 적어도, 직장을 잃어도’ 안심소득을 통해 삶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서울에서 중위소득 50% 이하인 121만 가구의 72.8%에 해당하는 88만 가구는 복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사각지대에 해당되는 가구가 상당수 포함됐다. 

올해 3월 28일부터 4월 8일까지 1차 참여 가구를 모집한 결과 지원집단(500가구)의 약 68배에 달하는 3만3803가구가 신청했다. 시는 소득·재산 조사와 무작위 표본 추출 과정을 거쳐 6월 29일 기준중위소득 50% 이하 500가구를 최종 선정했는데, 이 가운데 현행 복지급여 혜택을 받지 않는 비수급 가구가 41.2%(206가구)였다. 기초생활수급가구(생계·의료·주거·교육)는 34.4%, 차상위계층은 24.4%로 조사됐다. 

1인 가구가 40%(200가구)로 가장 많았고, 연령대는 40~64세가 절반을 차지했으며 65세 이상 노인은 20%였다. 새로운 제도의 실험이니만큼 비교집단 1023가구도 선정됐다.

서울시는 내년에 2단계로 기준 중위소득 50~85% 300가구를 추가로 선정해 총 800가구로 지급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복지전문가들도 주목

4일 시청에서 열린 ‘안심소득 시범사업 출범식’에는 안심소득 참여 시민 250여 명이 참석했다.

1인 가구 대표로 참석한 황모 씨는 “5년 전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면서 일을 못 해 생계가 막막했는데 구직활동 중 안심소득을 알게 돼 신청했다”며 “나처럼 피치 못하게 일을 못 하는 분들에게 혜택이 더 돌아갈 수 있도록 사업이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기초수급자로 선정되더라도 소득이 늘면 수급자에서 탈락하다 보니 당사자들이 일을 더 해야 하나 고민이 깊었을 것”이라며 “안심소득이 시작되면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나한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해외 전문가들의 축하 메시지 영상도 상영됐다.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마이클 크레이머 하버드대 교수는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기존 연구와는 아주 다르게 설계되어 있다”며 “이번 실험이 엄청난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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