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기고] 행복한 노후를 향해 달리는 취업희망버스
[백세시대 / 기고] 행복한 노후를 향해 달리는 취업희망버스
  • 주차엽 전남 광양시지회 취업지원센터장
  • 승인 2022.07.11 10:41
  • 호수 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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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엽 전남 광양시지회 취업지원센터장
주차엽 전남 광양시지회 취업지원센터장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알람소리에 일어나 준비를 마치고 자동차의 시동을 거는 순간 어르신들의 취업을 돕는 필자의 하루가 시작된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오늘은 어떤 사연을 가진 어르신이 찾아올지, 어제 방문하신 어르신들을 어디에 취업시켜야 기업과 어르신 모두 ‘윈-윈’ 할지를 고민한다.

취업지원센터에 문을 두드리는 어르신들 중 상당수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있다. 살고 싶다는 간절한 희망을 가진 이들도 있고 삶에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고 싶은 분들도 있다. 

풍족하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하며 사는 것은 어르신, 더 나아가 우리 모두의 공통된 염원이다. 그 간절한 희망의 끈을 잇고자 취업지원센터장인 필자를 찾는 어르신을 뵐 때마다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느껴 차 안에서부터 깊은 생각에 잠긴다. 

13년간 어르신 돕는데 보람 느껴

40대의 나이에 대한노인회 취업지원센터장으로 부임해 일을 시작한 지가 벌써 13년이나 됐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 현장에 뛰어들었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느새 전문 상담사가 됐다. 한편으로는 어르신들의 마음을 먼저 알고 위로해주는 자식 같은 위치에 서 있기도 하다. 그런 필자의 역할을 되새기면 이 일이 꼭 필요하다는 걸 실감한다.

오늘도 사무실 문을 열고 자리에 앉자마자 어르신 한 분이 방문했다. 시원한 음료를 한 잔 대접하며 그분의 마음을 조심스레 열어나갔다. 과거 교직 생활을 마치고 받은 퇴직금을 아들 사업 자금으로 내줬다가 빈털터리가 됐다는 어르신. 어느새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취업하고 싶다고, 그래서 가정에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가슴이 먹먹해 온다. 

‘노후를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과거의 나를 버리고 새롭게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며 어르신에 용기를 불어넣으려 애를 쓴다. 곧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연락해 주겠노라고 희망의 메시지도 전했다.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항상 아침이면 혼자 기도를 한다.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기도가 통해서였을까. 어르신들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수많은 사업장의 문을 두드렸고 하루 한 명꼴로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연결해 드렸다. 다른 지역에 농어촌 인력이 부족하다고 해 마늘‧양파 작업장에 50명의 어르신을 연결해준 적도 있다. 취업지원센터장이 된 이후 지금까지 한 분 한 분 취업시킨 성과는 늘 최고의 순간들이었다. 

어르신들 “일이 있어 행복하다” 

어르신들은 일이 있어 너무나 행복한 노후를 보내게 됐다고 말한다. 삶의 활력소가 생겼다며 웃으실 때마다 필자도 행복감을 같이 느끼곤 한다. 아무리 어려운 시기가 오더라도 광양시 어르신들을 위해 찾아가는 취업센터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필자가 운전대를 잡은 취업희망버스에 탑승한 어르신들이 노년기의 삶을 풍성하고 아름답게 가꿔갈 수 있도록 말이다. 그 목표를 위해 오늘도 ‘부릉 부릉’ 시동을 걸어 어르신들의 일터가 될 지역 업체 대표들을 만나러 향한다. 

어르신들! 힘내세요. 희망버스는 오늘도 출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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