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고등학생 최옥희 시인, 첫 디카시집 ‘잠깐 풋잠에 든 것처럼’ 발간
76세 고등학생 최옥희 시인, 첫 디카시집 ‘잠깐 풋잠에 든 것처럼’ 발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7.11 11:26
  • 호수 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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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옥희 시인
최옥희 시인

[백세시대=배성호 기자] 봄날이 너무 짧다/ 햇살에 잠깐 풋잠에 든 것처럼”

가지를 쳐 앙상해진 벚나무에 갓 열리기 시작한 벚꽃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은 최옥희 어르신은 이러한 문장을 붙여 ‘경로당’이란 제목의 디카시를 완성한다. 최 어르신은 틈틈이 거리를 거닐고 부단히 사람들을 만나며 담은 풍경에 70 평생의 깊은 경험이 묻어나는 생각을 5줄 이내 짧은 문장으로 적어 내려갔다. 그렇게 66편의 ‘디카시’가 탄생했고 그녀는 ‘디카시인’이 됐다.  

경남 고성에서 활동하는 최옥희(76) 시인의 첫 디카시집 ‘잠깐 풋잠에 든 것처럼’(놀북)이 발간됐다. 
자신이 직접 찍은 66장의 사진에 시적문장을 합친 66편이 실린 디카시집에는 유한한 인생에 대한 안타까움과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가부장 시대의 여인으로서 감내해야 했던 인고의 세월을 통해 얻은 통찰이 묻어난다.

이기영 시인은 “이번 시집은 76세에 고등학생이 된 한 여자의 한풀이이며 해방구이자 보석상자”라면서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물같이 맑고 깨끗한 시편으로 채워졌다”고 설명했다.

경남 고성의 고성문화원 부원장을 역임하기도 한 최 시인은 칠순을 넘긴 2017년 ‘시조문학’을 통해 시조시인으로 등단했다. 뿐만 아니라 경남 서예대전을 비롯한 다양한 서예 공모전에서 수상을 할 정도로 글씨에도 능하다. 초등학교 졸업 후 학업을 포기해야 했던 최 시인은 2019년에 방송통신중학교에 입학해 중등교육을 마쳤고 올해는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만학도로서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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