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변화에 유의… 2주 이상 쉰 소리, ‘후두암’ 의심
목소리 변화에 유의… 2주 이상 쉰 소리, ‘후두암’ 의심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7.11 13:39
  • 호수 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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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암의 증상과 치료

흡연이 가장 큰 위험요인… 여성 흡연율 높아지면서 여성 후두암 늘어

내시경적 레이저 수술, 방사선으로 치료… 조기발견 땐 완치율 80~90%

[백세시대=배지영기자] 후두란 목소리를 내는 성대를 포함한 숨길의 일부를 말한다. 목의 중앙부에서 숨을 쉬고(호흡) 목소리를 내는(발성) 기능을 하며, 식도와 기도의 입구 부위에 위치하고 있다. 

목소리는 공기가 후두를 지나면서 만들어진다. 성대는 좌우 대칭으로 이뤄진 점막 주름으로, 이 주름이 진동하는 폭에 따라 목소리가 높게 또는 낮게 나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혹은 서서히 목소리에 이상이 생겼다면 십중팔구 성대(후두)에 이상이 왔다는 신호다.

후두암은 후두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얼굴(頭)과 목(頸) 부분, 즉 두경부에 발생하는 암 중 가장 흔하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의 0.6% 정도를 차지하고 인구 10만 명 당 환자 수는 3~4명이다. 50대부터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해 60~80대 환자들이 가장 많다. 

남인철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달라진 목소리는 어떤 원인에 의해 성대 표면에 변화가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며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후두암의 원인

후두암의 가장 확실한 원인은 흡연이다. 주로 담배를 피우는 남성에게 많고 여성에게선 드물게 발견된다. 국내 남녀 비율은 약 10대 1이다. 하지만 최근 여성 흡연율이 늘면서 여성들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흡연자가 후두암에 걸릴 확률은 흡연량과 흡연 기간에 비례한다. 오랜 기간 담배 연기에 노출되면 후두점막세포에 점진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결국에는 암세포로 변하게 된다.

음주도 암 발생 인자로 작용한다. 알코올의 분해 과정에서 생기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유해물질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흡연과 과음을 함께 하는 사람은 암 발생에 상승효과를 가져와 흡연과 음주 중 한 가지만을 즐기는 사람에 비해 2~3배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이외에도 니켈, 석면 등이 후두암 발생과 연관이 있고, 바이러스나 유전적인 요인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두암의 증상

후두암은 발생 부위와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르다. 후두에 생기는 암은 임파선을 타고 목으로 전이되는데 별 이유 없이 목에 만져지는 혹이 첫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성대의 표면은 조금이라도 불규칙해지면 음성이 변한다. 따라서 성문암(성대에서 발생한 암)은 음성의 변화가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 다른 부위의 암에 비해 초기 발견이 용이하다. 

하지만 이를 간과하고 방치할 경우 목소리는 점점 더 나빠지고 급기야는 거의 소리가 나지 않게 되거나 호흡곤란이 야기될 수 있다.

만약 종양이 궤양을 형성하면 증상은 한층 심해져 악취가 나는 객담 또는 혈담이 나타난다. 특히 50세 이상의 흡연 남성에서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나타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성문상부암(성대 윗부분에서 발생한 암)은 음성의 변화보다는 초기 증상으로 후두의 이물감, 불쾌감이 나타날 수 있다. 연하곤란, 연하통과 함께 음식 등을 삼킬 때 귀와 목으로 통증이 퍼지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아주 초기인 경우에는 경미한 인두 불쾌감 정도만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질병이 진행될수록 통증은 증가하다가 아래쪽으로 진행돼 성대에 침범하면 성문암에서와 마찬가지로 음성 변화가 동반된다.

성문하부암(성대 아래 부분에서 발생한 암)의 초기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쉰 목소리는 종양이 성대를 침범할 때 나타난다.

◇후두암의 치료

다행히 후두암은 두경부에서 발생하는 암 중 가장 예후가 좋은 암으로, 조기에 발견할 경우 치료법의 종류에 상관없이 80~90%의 높은 완치율을 보인다. 전체 후두암의 5년 생존율은 약 70%다.

후두암은 진행에 따라 1~4기로 구분되는데, 1기 후두암은 작고 표면에 국한된 종양이며, 4기 후두암은 후두 바깥까지 암이 전이된 상태를 말한다. 

후두암은 진단 당시 종양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에 따라 치료가 결정된다. 초기 후두암은 외부 흔적 없이 입안에서 레이저만으로 암을 절제하거나 방사선 치료만으로 완치되는 경우도 있다. 

내시경적 레이저 수술은 종양의 크기가 아주 작은 경우에 해당하며 후두를 관찰하는 기구를 입을 통해 삽입해 종양을 관찰하면서 레이저로 암 조직을 잘라내는 수술법이다. 1기 및 2기 후두암의 표준 치료 가운데 하나로 최근에는 진행된 후두암에서도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방사선 치료도 목소리를 보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되는 치료 방법이다. 그러나 종양이 성대에 발생했을 때 주로 사용되며, 노년층의 경우 치료 기간이 너무 길어 환자에게 무리가 갈 수 있다. 

남인철 교수는 “후두암의 치료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음성이 보존되는지 여부”라며 “목소리가 변하거나 목에 혹이 만져지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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