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숙자씨 그림 배운지 6년만에 33점 선봬
올해 팔순을 맞은 평범한 어르신이 그림을 배운지 6년 만에 개인전을 마련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한숙자(80·여) 어르신. 그는 74세부터 혼자 그림을 익히기 시작해 이번에 33점의 작품을 내놓고 세상과 소통을 시도한다.
어르신은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전쟁으로 말미암아 부모형제와 생이별하고 타향살이를 시작했고, 결혼과 함께 4남매를 키우며 억척 같이 살아야 했던 우리 시대 평범한 어르신 상을 갖고 있다.
그는 69세에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붓을 들어 꽃과 물고기, 새를 그리면서 웃음과 건강을 회복했다. 애초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린 그림은 아니었지만 여성학자인 딸이 모친의 그림전을 마련했다. 어머니의 삶과 그림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시대적 억압과 가부장제의 권위에 눌려 수난을 겪었던 ‘어머니 세대’의 한과 정서를 대변할 뿐만 아니라 나이에 굴하지 않고 마침내 주체성과 자유를 찾아낸 정신의 여정을 여러 어르신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한숙자 어르신의 그림전은 5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 동안 서울 합정동 ‘벼레별씨’(070-7764-2361) 커피숍에서 열린다. 5월 8일에는 어버이날을 맞아 특별공연도 마련된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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