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오 대한노인회 전남 장흥군지회장 “예·체능, 일자리로 노인 행복하게 해드린다는 일념 아래 봉사”
김정오 대한노인회 전남 장흥군지회장 “예·체능, 일자리로 노인 행복하게 해드린다는 일념 아래 봉사”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7.18 11:33
  • 호수 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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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 운영 탁월하다는 평가 받아… 대내외 각종 대회서 19개 상 받아

지회 연혁지 발간·부모사랑 노인공경 공모전 개최·그라운드골프 보급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장흥군 노인회가 태동한 곳을 알게 됐다.”

김정오(80) 대한노인회 전남 장흥군지회장이 장흥군노인회 연혁지 ‘아름다운 세월을 만드는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하는 말이다. 680쪽에 달하는 두툼한 이 책은 김 지회장이 기획서부터 원고 작성, 교정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면서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지회 39년 역사 기록서이다. 

김 지회장은 “1937년을 전후해 장흥읍 동동리에 5칸 한옥의 ‘수성당’(壽星堂)이란 경로당이 처음 창립됐고, 생존해 계신 95세 회원으로부터 과거 노인사회 일들을 상세히 전해 듣기도 했다”며 “연혁지 제작 과정 중 노인회와 관련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반가웠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1일, 전남 장흥군 동교1길에 위치한 장흥군지회에서 김 지회장을 만나 재임의 업적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장흥군민은 3만6200여명, 노인인구는 1만3000여명이다. 장흥군지회에는 10개 읍·면 분회, 408개 경로당, 회원 1만1000여명이 있다. 김 지회장은 서울문리사대 출신으로 장흥중 교장으로 퇴임했다. 장흥군지회 노인대학장을 거쳐 지난 2016년, 2020년 두 번(14·15대)의 지회장 선거에서 모두 추대 형식으로 당선돼 현재에 이르렀다.   

-장흥군을 소개해 달라.

“군 명칭인 장흥(長興)은 ‘오래도록 번영하는 고을’이란 의미이고, 전남에서 7번째로 면적이 크다. 2200기의 고인돌이 산재한 것을 보면 선사시대부터 사람이 살던 곳으로 역사와 문화를 풍요롭게 한 인물들이 많이 배출됐다. 이청준· 한승원·송기숙 등 문학인들이 이곳 출신이다. 여름에는 도시인들이 장흥 도처의 삼림욕장, 자연휴양림을 찾아 공해에 찌든 몸과 마음을 씻고 건강을 회복한다.”

-지회의 연혁지 발간 의미가 각별하다. 특히 ‘아름다운 세월을 만드는 사람들’이란 부제가 정감이 간다. 

“연혁지라고만 하면 딱딱한 느낌이 들어 시인에게 부탁해 부제를 달았다. 처음 지회장 출마 당시 이걸 꼭 만들겠다고 공약에 넣기도 했다. 이런 자료를 남겨놔야 후배들이 노인회의 발자취를 알고, 그것을 통해 더 발전된 노인회 역사를 쓸 것이란 취지에서다. 사무국장을 비롯 직원들이 수고를 아주 많이 했다.”

-여성 회원들만의 첫 경로당에 대한 언급도 보인다.

“장흥 현감·부사의 관사 부지에 있는 건물이 여성 전용 경로당인 ‘부용당’이다. 남자들은 수성당에서 휴식도 하고 교류도 했지만 여성은 그럴 장소가 없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신계우 당시 장흥군수가 군 소유의 관사를 수리해 경로당으로 제공한 것이다. 인근의 시·군에서 가장 먼저 설립됐다는 건 장흥군이 경로효친의 도덕적 사회의식이 가장 앞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김정오 장흥군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앞줄 오른쪽 두 번째부터 김정오 지회장, 박해영 사무국장, 이순향 취업지원센터장.
김정오 장흥군지회장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앞줄 오른쪽 두 번째부터 김정오 지회장, 박해영 사무국장, 이순향 취업지원센터장.

-재임 2년째이다. 그간의 업적이라면.

“제가 와서 ‘노인이 행복한 노인회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요즘 노인이 행복할 수 있는 건 예·체능 활성화와 많은 일자리 제공이다. 전에는 게이트볼 하나만 있었다.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되겠다 싶어 한궁을 보급했지만 가만히 보니 운동 효과가 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라운드골프를 육성했다. 이곳 생활체육회에 그라운드골프를 잘 아는 여성 코치를 앞세워 경로당을 순회하며 교육했다. 올해가 지회장배 그라운드골프대회 4년차로 10개 팀이 연습 중이다. 전남연합회 주최 대회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업이라면.

“요즘 젊은 세대는 노인공경 의식이 희박하고 노인에 대해 편향된 인식을 갖고 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한 교육은 이를수록 좋다. 관내 26개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부모사랑 노인공경 문예작품 공모전’을 6년 전부터 이어오고 있다. 마침 군에서도 이 사업에 적극 찬성해 예산 등 협조를 잘 해준다.”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박해영 사무국장은 “올해 공모전은 지난 5월에 치렀다”며 “산문과 운문 두 부문에서 대상(장흥군수상), 특상(장흥교육청장상), 최우수상(장흥군지회장상) 등을 가려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시상한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이 오고 나서 장흥군지회는 대내외의 각종 대회에서 19회 수상이란 영예로운 성과를 거뒀다. 분회장과 경로당 회장들로부터 지회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김 지회장은 지회장실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상패들을 가리키며 “주로 자원봉사활동 쪽하고 취업 분야에서 큰 상을 많이 탔다”고 말했다.

-취업지원센터장이 연속 3회 취업왕(2017~2019년)에 오르기도 했다.

“센터장은 자기 일이라는 자세로 어르신들께 일자리를 연계해주고 있다. 우리 지회의 보물과도 같은 존재이다.”

올해 장흥군지회의 공공 노인일자리는 448명이다. 민간취업 목표는 160명인데 지난 6월에 벌써 428명을 돌파했다. 

이순향 센터장은 이와 관련 “수자원공사, 산림조합, 문화재 발굴 용역회사 등과의 협조가 잘 이뤄진다”며 “최근 해남군의 마한·백제 고분군 발굴 현장에도 우리 어르신들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대부분 마을경로당으로 군에서 매년 3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경로당 개·보수를 해주고 있다.”

-장흥군수께서 협조를 잘 해주는지.

“여기 노인의 85% 이상이 대한노인회 회원이다. 이 숫자는 노인회 비중이 지역사회에서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자립도가 낮은 군 살림살이에 무얼 자꾸 해달라고 요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또 예산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사업을 잘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우리가 (사업예산 협조 요청을)자제하는 편이다,”

-노인대학장(2010~2016년) 시절 기억에 남은 일은.

“처음 와보니 책상도 없는 데서 강사로 누가, 언제 오는지도 모르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더라. 1년 사이에 교재 제작, 강사진 편성, 학칙 제정 등 배움 공간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김정오 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거듭 사무국장과 직원들이 노인복지 증진을 위해 헌신적인 수고와 희생을 아끼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남은 임기 동안 어르신들 건강에 효과가 좋다는 파크골프를 보급할 생각”이라며 “군청에서도 강을 따라 멋진 골프장을 조성해주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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