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대 대한노인회 전남 담양군지회장 “노인 회장은 특권·이권 없는 봉사직…추대 형식으로 가야”
박종대 대한노인회 전남 담양군지회장 “노인 회장은 특권·이권 없는 봉사직…추대 형식으로 가야”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8.01 10:40
  • 호수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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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궁·게이트볼 전국대회 석권… 사비로 선수 개개인에 장비 지원하기도 

주차장 공간 확보·외부 페인트칠·직원 휴게실 마련 등 지회 회관 단장

[백세시대=오현주기자] 전남 담양읍 천변리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전남 담양군지회 회관은 지회의 유구한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다. 벽돌 장식의 정갈한 건물 외관, 반듯이 게양된 태극기와 대한노인회기, 전임자의 업적을 기리는 웅장한 공적비 등에서 이곳이 담양군 어르신들의 복지와 권익증진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곳이란 사실이 새삼 느껴졌다.

박종대(84) 담양군지회장은 “우리 지회 역사(1981년 창립)가 오래됐다”며 “공적비는 노인회가 자랑하는 장학사업의 토대를 마련한 국승준 지회장(2대~11대)의 업적을 기린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회 건물이 비록 노후 되고 협소하지만 독립회관이란 점에선 그나마 타 지회보단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월 26일, 담양군지회에서 박 지회장을 만나 지회 운영에 쏟는 열정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담양군민은 4만6200여명, 노인인구는 1만4000여명이다. 담양군지회에는 12개 읍·면 분회, 365개 경로당, 회원 1만여명이 있다. 박 지회장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수북면 새마을금고 이사장, 수북면 농협조합장 직무대행, 담양문화원 이사 등을 역임했다. 대한노인회 담양군지회 수북면분회장을 거쳐 지난 2019년 4월 19일에 취임했다.

-지회 건물이 깨끗하고 품위 있다.

“대지 200여평에 2층 건물로 최근에 페인트칠을 새로 했다. 주차 문제 해결하는데 2년이나 걸렸다. 군 예산이 없다고 해 2020년,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지역 도의회의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한 결과 6000여만원의 국비 지원을 받아 지회 뒤편 맹지에 주차 공간을 새로 만들어 주차난을 좀 덜었다. 이번에 정원에 조경수도 좀 심고, 2층에 직원 휴게실도 새로 설치했다.”

-공간이 좁지 않은지.

“그렇잖아도 지회 회관을 새로 지으려고 전임 군수에게 부탁했다. 그런데 그 때 신설된 농민수당에 군비를 투입해야 돼 난처하다는 대답을 들었다. 아무래도 중요한 쪽에 먼저 쓰는 게 순리가 아니겠느냐는 생각에서 양보를 했다.”

-취임 4년째이다. 그간의 성과라면.

“주차장 확보를 위해 애를 썼지만 노인회 회원들에겐 큰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웃음). 우리가 전국한궁대회에서 수차례 종합우승을 했다. 2019년에 단체상을 수상했고, 이듬해는 코로나로 대회가 열리지 않았고, 작년과 올해 전라남도 대회서 종합우승을 했다.”

-우승 비결이라면.

“전임 군수께서 전 경로당에 한궁을 보급해줬다. 대부분은 대회에 임박해 선수들을 뽑고 하지만 우리는 우승을 목표로 대회에 맞춰 준비를 한다. 그리고 노인일자리로 한궁지도강사를 80명씩 뽑아 경로당을 순회하며 가르치기도 한다. 지도강사들은 경로당 회원으로 한궁협회로부터 정식으로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박종대 담양군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이 황태성 노인대학장.
박종대 담양군지회장(앞줄 중앙)이 직원들과 단합의 포즈를 취했다. 왼쪽이 황태성 노인대학장.

인터뷰 자리에 배석했던 황태성 노인대학장이 “지회장님이 열심히 하는 이들, 대회에 나가 수상한 이들에게 사비로 한궁 세트를 마련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담양군지회는 게이트볼에도 강하다. 지난 6월 30일 담양군전천후게이트볼구장에서 열린 전남도지사기 게이트볼대회에서 종합우승을 해 올해 전국대회에 도 대표로 출전한다. 박 지회장은 “그 직전에 열린 전남연합회장기 게이트볼대회도 석권했다”며 “담양은 일찍부터 노인들이 게이트볼 경기를 즐겼다”고 말했다. 

-담양군지회가 오래 해온 사업이라면.

“2002년부터 해온 장학사업이 대표적이다. 선배 노인회장을 비롯 군청 등 기관·단체의 협조로 모금한 3억5000만원을 종자돈으로 삼아 해마다 13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295명에게 총 9935만원을 지급했다.”

-대상은 어떻게 정하나.

“읍·면 분회에서 학업성적이 우수한 자, 조손가정 및 다문화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분회장 추천을 받는다. 한 명 당 50만원씩 주던 걸 금리 인하로 요즘은 30만원씩 주고 있다.”

-노인대학 역사도 오래 된 것으로 안다. 

“1989년 6월에 개설된 이후 졸업생이 총 2219명에 달한다. 현재 34기 50여명이 지회 2층에서 한 달에 두 번, 인격 소양과 함께 건강 증진과 여흥의 시간을 갖는다. 지난 5월 11일에 열린 입학식에선 마하무량사 암도 큰스님으로부터 ‘사람답게 사는 인생’이란 제목의 특강을 듣기도 했다.”

박 지회장은 “노인대학에 ‘실버하모니카교실’이 어르신들을 흥겨운 음악으로 위로해주고 있다”며 “색소폰 등 악기를 잘 다루는 노인대학장에게서 25명의 남녀 단원들이 하모니카를 배워 노인대학 입·수료식 등에서 가요, 민요 등을 들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하모니카 연주가 치매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경로당 시설은 어떤가.

“부락마다 경로당 없는 데가 없고, 시설도 노인들 지내기에 참 좋다. 냉장고, 선풍기 다 있고, 운영비에다 쌀도 나오고, 개보수도 잘 해주고.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노인복지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덕이다. 그 점은 칭찬해주고 싶다.”

-노인일자리도 많이 한다고 알고 있다.

“최근까지도 300명대였지만 올해부터 타 기관에도 일자리 배분이 되면서 150명대로 줄었다. 한궁지도강사, 스쿨존안전지킴이, 급식도우미 등이다. 민간 취업 쪽도 열심히 하고 있다.” 

-노인회에 들어오기 전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지냈다. 기억에 남는 일은.

“과거에 부락마다 새마을금고가 들어섰지만 대출금 회수율이 낮아 대부분 파산에 직면했다. 수북면 새마을금고도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당시 새마을금고 관계자들이 저에게 이사장직을 맡아달라고 해 갖은 고생 끝에 정상화시켰던 일이 기억에 생생하다.”

-대한노인회와 인연은.

“수북면분회장 선거 직전에 주위에서 출마를 권했고 경로당 회장들의 도움으로 이겼다. 분회장 임기 2년째에 전임 지회장이 도 연합회장 선거에 나가면서 치러진 지회장선거에서 신승했다.”

-당선 비결이라면.

“경로당 회비를 받지 않겠다는 공약이 유효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 사회적으로 비난 받을 일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여기서 선출직을 하면 세 살 때부터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군민들이)족보 들여다보듯 낱낱이 알고들 있기 때문이다.”

박종대 담양군지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노인회장이란 자리가 무슨 특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권이 생기는 것도 아닌, 순전한 봉사 직”이라며 “앞으로 담양군 노인회장은 추대 형식으로 치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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