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책] 우리는 투기의 민족입니다
[볼만한 책] 우리는 투기의 민족입니다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2.08.01 10:59
  • 호수 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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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한양 인구는 20만 명 정도였고, 지금처럼 수도권 집중이 심하지 않았는데 과거 합격자는 한양 양반이 휩쓸었으니 정약용이 자손들에게 절대 한성으로부터 멀어지지 말라고 당부한 게 이해가 간다. 예나 지금이나 서울에서 살고 싶다고 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이 책에서 추정하기로 16세기 한양 기와집 한 채가 지금 시세로 10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나 대한민국에서나 서울에 집 장만하기란 엄청난 돈이 필요했다. 자가로 살 수 없는 사람은 세 들어 살 수밖에 없었다. 이를 이용하여 임대 소득으로 돈을 번 사람이 윤태연이다. 그는 권력을 이용해 시세보다 싸게 10칸 집을 산 다음, 30칸까지 늘렸다. 세를 놓고 돈을 번 뒤, 집을 되팔면서 임대 소득과 시세 차익을 동시에 누렸다. 전세 사기, 재개발, 부동산 정책의 실패 등 조선의 수도 한양에서 벌어진 일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일어나는 풍경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이한/304쪽/1만7000원/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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