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상선언’, 비행 중 여객기에 치명적 바이러스가 살포된다면…
영화 ‘비상선언’, 비행 중 여객기에 치명적 바이러스가 살포된다면…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8.01 14:30
  • 호수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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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는 이번 작품은 비행기에서 벌어지는 바이러스 테러를 통해 재난 때마다 이타심과 이기심이 충돌하는 인간들의 본성을 들여다본다. 사진은 극중 형사팀장 ‘인호’를 연기한 송강호와 국토부장관 ‘숙희’로 분한 ‘전도연’, 비행공포증을 앓는 ‘재혁’ 역을 맡은 이병헌의 모습(왼쪽부터 순서대로).
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는 이번 작품은 비행기에서 벌어지는 바이러스 테러를 통해 재난 때마다 이타심과 이기심이 충돌하는 인간들의 본성을 들여다본다. 사진은 극중 형사팀장 ‘인호’를 연기한 송강호와 국토부장관 ‘숙희’로 분한 ‘전도연’, 비행공포증을 앓는 ‘재혁’ 역을 맡은 이병헌의 모습(왼쪽부터 순서대로).

‘관상’ 연출 한재림 감독 신작… 송강호‧전도연‧이병헌 등 출연 화제작

극한 위기 내몰린 인간의 본성 묘사… 실제 비행기 세트로 사실감 높여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코로나로 2년여간 여행을 하지 못했던 당신이 모처럼 무더위를 피해 하와이행 티켓을 끊었다고 상상해보라. 비행기에 탑승해 와이키키 해변에서 휴가를 보낼 부푼 생각에 빠져있을 무렵 당신의 옆에 앉은 사람이 심하게 기침을 한다. 곧이어 몸에서 이상한 발진이 일어나고 급기야 피를 토하고 죽고 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증상을 보이는 승객들이 늘어난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진 비행기, 내릴 수도 없는 극한상황에서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하늘 위 비행기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테러를 소재로 한 여름 기대작 ‘비상선언’이 8월 3일 개봉한다. 바이러스 감염이라는 큰 위기에 노출된 인간에게서 복합적으로 드러나는 이타심과 이기심을 들여다보는 작품으로 ‘관상’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김남길 등 스타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 제목이기도 한 ‘비상선언’은 재난 상황에 직면한 항공기가 더이상 정상 운항이 불가능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요청하는 비상사태를 뜻하는 항공 용어다. 

영화는 이 용어의 의미를 설명하며 시작된다. 이어 스크린에는 말끔한 정장 차림을 한 ‘진석’(임시완 분)이 등장한다. 공항의 한 항공사 카운터 앞에 선 그는 다짜고짜 어느 곳이든 상관없으니 사람이 많이 타는 비행기를 묻는다. 수상함을 느낀 직원이 알려줄 수 없는 정보라 밝히자 그는 이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리를 떠난다. 

같은 시각 각자 다른 목적으로 하와이행을 결정한 이들이 공항으로 속속 모여든다. 비행공포증이 있는 ‘재혁’(이병헌 분)은 아토피가 심한 딸을 치료하고 본인 역시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호놀룰루행 KI501 항공기의 부기장 ‘현수’(김남길 분)와 사무장 ‘희진’(김소진 분)은 승객의 안전한 이송이란 목적을 위해 각각 공항에 도착한다. 베테랑 형사 ‘인호’(송강호 분)의 아내도 바쁜 업무로 여행을 취소한 남편 대신 친구들과 함께 공항 면세점을 이용하며 출국을 준비한다.

아내의 핀잔을 들으며 경찰서로 출근한 인호는 장난으로 의심되는 비행기 테러 예고 동영상의 수사를 맡게 된다. 형사의 직감으로 수상함을 느낀 그는 동영상이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파트를 찾아 탐문 끝에 영상을 올린 사람의 집을 찾는다. 문이 열려 있는 것을 확인한 그는 몰래 안으로 들어갔다가 끔찍한 현장을 발견한다. 

범죄 현장이 된 집의 주인인 ‘진석’은 그 시각 이미 이륙한 하와이행 KI501 항공기 안에 있었다. 티켓 구매 전 재혁과 작은 언쟁을 벌인 그는 재혁의 행선지인 하와이로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인호는 진석이 탄 비행기를 찾기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로 향하면서 아내가 하와이행만을 타지 않기를 바랐지만 기대와 달리 아내 역시 진석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있었다. 

진석은 비행기가 안전 고도에 올라 벨트를 풀 수 있게 되자 본색을 드러낸다. 그리고 비행기 안은 이내 아수라장이 된다. 이후 지상에서는 국토부 장관 숙희(전도연 분)와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실장 태수(박해준 분)를 중심으로 대책반을 수립해 대응에 나서지만 사태는 악화되고 국제 분쟁으로까지 번질 위기에 처한다.

이번 작품은 비행기에서 벌어지는 범죄물에 기본적으로 등장하는 테러범과의 협상, 테러범을 잡기 위한 주인공의 활약 등을 과감하게 배제했는데, 이러한 시도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또한 기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생생하게 재현하기 위해 실제 항공기를 공수, 360도 회전하는 초대형 비행기 세트로 구현해 사실감을 높였다. 극중 비행기가 360도로 뒤집어지며 추락하는 장면에서 무중력 상태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긴장감을 극대화 했다.

또한 이번 작품은 생사의 기로에 놓인 인간의 본능을 여러 인물을 통해 들여다본다. 유럽이 난민을 수용하는 문제로 찬반이 크게 나뉘었던 것처럼 실제 현실에서 사회적 파장이 큰 재난이나 사건이 발생하면 인간의 이타심과 이기심이 크게 충돌한다. 영화는 이러한 현실 속 사람들의 심리를 고스란히 반영하며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다만 이 갈등을 풀어내는데 지나치게 힘을 쏟아 후반으로 갈수록 다소 늘어지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김남길, 김소진, 임시완, 박해준 등 초호화 출연진들은 저마다 맡은 캐릭터가 처한 상황과 입장을 담은 연기를 선보이며 몰입도를 높인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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