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거나 거품 많은 소변 나오면 ‘사구체신염’ 가능성
붉거나 거품 많은 소변 나오면 ‘사구체신염’ 가능성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08.01 14:58
  • 호수 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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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구체신염의 증상과 치료

사구체 손상 땐 혈액·단백질 등 못 걸러… 얼굴‧다리에 부종 생기기도

방치하면 ‘말기신부전’으로 악화… 당뇨‧고혈압 등 원인질환 치료해야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우리 몸에서 보내는 건강 이상 신호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신호가 바로 ‘소변’이다. 일반적으로 소변의 색깔은 노란색인데, 노란색이 아닌 소변이 나왔다면 몸에 이상이 있음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때 가장 유력한 의심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사구체신염’이다.

‘콩팥’으로 불리는 신장은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어 소변으로 배출하고 혈액 속의 전해질 농도를 조절하거나 혈압을 조절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이 콩팥에서 노폐물을 거르는 핵심 필터가 바로 ‘사구체’다. 만약 소변을 보는데 거품이 많거나(단백뇨) 갈색 혹은 피와 비슷한 색이 보이면 사구체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사구체신염의 원인

사구체는 신장을 이루는 기본 단위로, 신장의 안쪽에 동그랗게 뭉쳐 있는 모세혈관 덩어리이다. 내피세포와 기저막, 상피세포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신장의 피질에 존재한다.

사구체의 역할은 마치 필터처럼 혈액을 여과하는 것이다. 혈액 속의 적혈구와 단백질, 그리고 지방은 분자 크기가 커서 사구체를 통과하지 못한다. 그러나 무기염류, 아미노산, 포도당, 물 등은 사구체를 통과할 수 있을 만큼 분자량이 작다. 이러한 원리로 혈액 속 노폐물과 전해질은 사구체를 통과해 사구체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고, 소변으로 배출된다.

사구체신염은 여러 원인에 의해 사구체에 염증이 발생해 손상되는 질환으로 갑자기 나타날 수도 있고, 천천히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사구체신염은 원인에 따라 일차성 사구체신염과 이차성 사구체신염으로 구분된다. 일차성 사구체신염은 발병 원인이 확실하지 않으나 혈뇨, 단백뇨 등의 증상이 뚜렷한 경우를 의미한다. 

반면, 이차성 사구체신염은 전신질환이 발병 원인인 경우를 뜻한다. 구체적인 원인으로는 ▲당뇨 ▲세균감염 ▲B형 또는 C형 바이러스 간염 ▲면역 질환(루푸스) ▲혈관암 등이 있다.

김진국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사구체신염이 발생하면 신기능이 급격히 감소하는 ‘급성 신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또한 일부 환자는 ‘만성 콩팥병’과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신부전’까지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구체신염의 증상

사구체신염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혈뇨와 단백뇨이다. 사구체가 정상이라면, 사구체를 통과하는 혈액의 20%만이 사구체 주머니를 타고 소변으로 배출된다. 즉, 80%의 혈액은 세동맥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사구체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 속 적혈구나 단백질 등 입자가 큰 물질들도 사구체 주머니에 들어오게 된다. 그래서 소변에 적혈구 또는 단백질이 필요 이상으로 검출되는 혈뇨와 단백뇨가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소변의 색깔이 붉은색 또는 갈색을 띠거나(혈뇨), 거품이 많은 소변을 봤다면(단백뇨) 사구체신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얼굴이나 다리에 부종이 생길 수 있고, 환자에 따라 고혈압이 생길 수도 있다. 일부 환자의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소변량과 신기능이 감소하기도 한다.

김진국 교수는 “사구체신염은 초기에 대부분 무증상이고, 혈뇨도 소변검사를 통해 현미경으로 관찰해야만 확인할 수 있는 경우도 많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구체신염의 치료

진단은 우선 소변검사를 통해 혈뇨와 단백뇨를 확인한 후, 추가로 신장 조직검사와 면역질환 관련 혈액검사를 시행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치료는 일차성 사구체신염의 경우, 대부분 신장 보호 효과가 있는 혈압약 등으로 혈압과 단백뇨, 부종 등을 치료한다. 단백뇨가 심하면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차성 사구체신염은 당뇨, 고혈압 등 원인질환을 치료하고, 면역질환과 혈관염이 원인인 경우에는 면역억제제로 치료한다.

치료는 각각의 조직검사 진단에 따라 서로 다른 맞춤 약물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만성콩팥병이 3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신장 손상의 진행을 느리게 하고 연관된 합병증을 조절하는 방법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가 있는 환자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연 1~2회 정기적으로 소변·혈액 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치료와 함께 저염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고 주 3~4회, 40~50분 가량의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중 조절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김 교수는 “일차성 사구체신염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예방보다는 정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이차성 사구체신염은 원인질환을 주의하고, 당뇨나 면역질환, 혈관염 등 고위험군은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하면 신속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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