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등 면회중단 조치에 어르신들 일부 위기감 “노인들에겐 경로당이 가장 안전”
요양병원 등 면회중단 조치에 어르신들 일부 위기감 “노인들에겐 경로당이 가장 안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8.08 09:11
  • 호수 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노인회에서 무더위쉼터로서 큰 역할을 하는 경로당 폐쇄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경남 창녕군의 한 경로당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최근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노인회에서 무더위쉼터로서 큰 역할을 하는 경로당 폐쇄는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은 경남 창녕군의 한 경로당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

정부 지침 없지만 경북 일부 경로당 임시‧자율로 문닫기도 

노인회, “점검 강화하되 경로당 폐쇄 여부는 자율에 맡기자”

[백세시대=배성호기자] “회원들끼리 마스크 쓰고 대화하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며 무더위도 피하는 경로당만큼 안전한 곳이 또 있나요?”

지난 8월 3일 수도권의 한 경로당. 회원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날 코로나 확진자는 12만명에 육박하며 110여일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회원들은 덤덤했다. 한 어르신은 “경로당이 문을 다시 닫으면 더위를 피해 떠돌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쳐야 하는데, 그게 더 두렵다”면서 “집에 혼자 있는 것 다음으로 경로당에 오는 것이 가장 안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요양병원 등의 면회가 다시 중단된 가운데 노인회에서는 무더위쉼터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경로당만큼은 폐쇄 없이 운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의 접촉면회를 7월 25일부터 전면 금지했다. 앞서 4월 30일부터 허용해온 대면 면회를 3개월 만에 중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코로나19 재유행과 함께 3차 접종 이후 접종 효과가 감소한 상황에서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최근 연일 30도를 웃도는 날씨 속에 무더위쉼터로써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경로당도 문을 닫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경북 A지역의 경우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 경로당 4곳이 각각 일주일간 문을 닫기도 했다. 또 해당 지역 일부 경로당들은 회원들 안전을 위해 자체적으로 2주간 문을 닫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충북도는 8월 1일부터 경로당에서 식사와 대면 프로그램 운영 제한을 권고했다. 기존 3차 접종자의 경우 칸막이나 띄어앉기를 준수하면서 가능했던 식사(음료 제외)를 다시 제한하고 프로그램도 비대면 위주로 전환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로당은 회원들이 개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운영돼 지자체 차원에서 폐쇄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A지회 관계자는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경로당은 방역 차원에서 임시적으로 폐쇄한 것이고, 자발적으로 문을 잠시 닫은 경로당은 있지만 지자체에서는 아직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경로당을 열어두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판단 하에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타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표적으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수도권의 경우 문을 여닫는 것을 경로당 회장들과 회원들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군·구별 방역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경로당을 운영하고 있다”며 “수시 점검을 통해 경로당 운영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노인회에서는 어르신 온열질환을 예방하고 중식 및 각종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어르신의 신체적, 정서적 안정을 지원하는 경로당의 위상을 고려해 전면 폐쇄만큼은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김두봉 전북연합회장은 “무더위와 코로나 확산세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현재, 경로당 문을 닫으면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면서 “개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킬 수 있게 점검을 강화하는 대신 경로당 운영은 자율적으로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