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군사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백세시대 / 문화이야기] 군사기술 강국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8.08 10:26
  • 호수 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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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성호 기자] ‘명량’의 후속작인 ‘한산: 용의 출현’이 개봉 8일째인 8월 3일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전작보다는 약하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 ‘외계+인 1부’, ‘비상선언’ 등 대작들과의 경쟁 속에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는 의미 있다. 작품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순신 함대의 비밀병기였던 ‘거북선’이 등장해 왜군을 그야말로 초토화하면서 통쾌함을 선사한다. 실제 왜군들은 거북선을 전설 속 괴물인 ‘복카이센’이라 부르며 두려워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당시 조선이 보유한 함선 제작 기술이 동아시아 어느 강대국들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0년대 중반 군에 입대한 필자는 자대배치를 받으면서 주특기 번호로 ‘1112’를 받았다. 함께 입대한 동기들 대부분이 ‘1111’이었는데 필자만 끝자리가 달라 의아했다. ‘1111’은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K2’ 소총을 사용하는 보병이었고 ‘1112’는 ‘람보 총’으로 많이 알려진 미국산 M60 기관총을 사용하는 보병이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게임이나 영화에서만 봤던 기관총을 쏠 수 있다는 생각에 나쁘지 않았지만 총의 무게가 10kg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고 좌절했다. 

당시 군대는 우리나라 기술로 개발한 7kg에 불과한 K3 경(輕)기관총도 함께 운용했는데 필자의 부대까지 보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여러 설이 있었는데 가장 유력한 건 화력 차이였다. 필자의 부대는 철책을 지키는 임무를 맡았는데 7.62mm탄을 사용하는 M60가 5.56mm탄을 사용하는 K3 보다 살상 능력이 더 좋아 그랬다는 것이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설을 믿으며 군 생활 내내 우리나라의 무기 개발 능력을 원망했던 기억이 난다. 

지난 7월 29일 우리나라 방산기업들이 폴란드와 145억달러(약 19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 수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폴란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서쪽으로는 독일, 동쪽으로는 소련의 침공을 받아 수백만명이 목숨을 잃은 비극을 경험한 바 있다. 인접국가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것에 위기감을 느낀 폴란드는 현대로템의 K2 전차와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 KAI(한국항공우주)의 FA-50 경공격기 등을 대거 구매했다. 우리나라 무기 개발 기술이 인정받은 것이다. 

앞서 7월 19일에는 KAI가 개발한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첫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가 됐다.

제대로 된 무기를 만들지 못했던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나라 방산기업들의 행보는 환영할 만하다. 싸움을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상대가 두려워할 정도로 몸집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 기술만으로도 북한이 더이상 ‘까불지’ 않을 시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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