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인파

대체 언제 오는 거야
BTS일까 도깨비 공유일까
하루가 여삼추 같아도
이 순간 모든 행복이 다
발 아래에 있어
새만금 방조제 난간에 갈매기들이 일제히 한 방향을 향해 도열해 있다. 차가 지나가도 날아가지 않고 그대로 앉아 있는데 무슨 일인지 알 수 없다. 깃털을 손질하기도 하고, 옆에 있는 녀석에게 장난을 걸기도 하고, 가만히 서 있기도 하는데 보고 싶은 스타를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기다림의 끝이 어떨지 몰라도 기다리는 동안만큼은 행복하지 않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가는 소소한 일상이 내 모든 행복의 시발점이다. 우리는 얼마나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 하루 종일 기다려도 내가 하고 싶어 기다린다면 조금도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좋아하는 팬의 콘서트를 가기 위해 밤을 새우며 긴 줄을 마다하지 않는 요즘 젊은 세대가 이해되지 않으면서도 부러울 때가 많다. 하고 싶을 때 주저하지 말고 마음껏 하자. 다 때가 있다.
디카시‧글 : 이기영 시인
저작권자 © 백세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