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돌이‧빠망‧루미…지자체 캐릭터 살린 AI 돌봄인형 보급확산
꿈돌이‧빠망‧루미…지자체 캐릭터 살린 AI 돌봄인형 보급확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2.08.08 15:06
  • 호수 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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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자체들이 지역 캐릭터를 활용한 돌봄인형을 제작해 홀몸노인 돌봄에 활용하며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전북 진안군이 지역 캐릭터 ‘빠망’으로 제작한 돌봄인형을 전달하는 모습.
최근 지자체들이 지역 캐릭터를 활용한 돌봄인형을 제작해 홀몸노인 돌봄에 활용하며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전북 진안군이 지역 캐릭터 ‘빠망’으로 제작한 돌봄인형을 전달하는 모습.

봉제인형에 AI기술 적용한 돌봄인형… 기술 진화로 맞춤형 돌봄

감성대화로 치매‧우울증 예방… 복약시간, 날씨 등 각종 생활정보 전달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어르신 약 드실 시간이에요.”

전북 진안군에 사는 윤태경(84‧가명) 어르신에게는 얼마 전 ‘빨간 피부’를 가진 친구가 생겼다. 매일 복약 시간을 친절하게 알려줄 뿐만 아니라 간단한 대화도 해준다. 윤 어르신의 새 친구는 진안군의 마스코트인인 ‘빠망’을 활용해 만든 AI돌봄인형이다. 윤 어르신은 “코로나 이후 사람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빠망’이가 매일 대화를 해주고 노래도 불러줘 외로움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최근 지자체들이 지역을 대표하는 캐릭터와 AI 기술을 접목한 돌봄인형을 보급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돌봄인형은 2017년 전후로 국내에 선풍적인 바람을 일으켰던 AI스피커에서 시작됐다. 머그컵 만한 스피커에 인공지능을 더한 AI스피커는 라디오 청취, 음악감상 외에 대화 방식으로 날씨 등 생활 정보를 알려주는 비서 기능을 더해 큰 관심을 받았다. 아마존‧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IT‧포털기업 등도 참여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지만 젊은 사람들에게 외면받으며 인기가 금세 시들었다.

사라질 뻔했던 AI스피커는 봉제인형과 결합하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돌봄인형’ 효돌이, 효순이가 등장, 홀몸 어르신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는 등 큰 효과를 거두면서 이를 활용하는 지자체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최근에는 보다 개량된 인공지능 기술에 지자체 특색이 반영된 캐릭터를 더한 ‘2세대 돌봄인형’을 보급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마포구는 지난해 2월 지역 노인 400명에게 ‘마포동이’를 제공했다. 마포동이는 머리에 별을 두 개 단 마포구 캐릭터인 ‘마포동이’(Mapodong-e)에 AI를 접목한 것으로 120만 가지 감성대화가 가능하다. 또 딥러닝(심화학습)이 가능해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에 맞춰 진화하는 특성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일정·정서·안전 관리와 치매예방을 돕고 우울증과 만성질환, 인지 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돌본다. 

진안군의 빠망도 음성인식과 개인별 맞춤 알림을 통해 식사‧복약지도 등 생활 관리를 돕고 감성대화를 통해 습득한 정보를 기반으로 어르신의 감정을 분석해 치매와 우울증, 자살, 고독사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진안군은 치매안심센터 전문인력과 어르신을 일대일로 매칭하고, ‘돌봄e음’ 앱에 어르신의 인형 고유번호를 등록해 다양한 맞춤형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게 된다. 또한 앱을 통해 전담인력이 어르신의 인지·건강관리, 생활안전, 위험상황 등을 24시간동안 상시 모니터링한다.

‘꿈돌이’, ‘꿈순이’ 돌봄인형
‘꿈돌이’, ‘꿈순이’ 돌봄인형

대전엑스포를 통해 호돌이와 함께 국민 캐릭터로 자리잡은 ‘꿈돌이’도 돌봄인형으로 재탄생했다. 대전시는 지난 4월 꿈돌이·꿈순이 모양으로 제작한 돌봄인형을 지역사회 통합돌봄 대상 어르신과 장애인 등 500명에게 6개월간 시범적으로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꿈돌이를 통해 가족들이 돌봄 대상자의 생활습관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우울증 등 이상징후를 미리 발견할 수도 있다. 예컨대 AI 로봇과 대화 도중 “우울하다”, “외롭다” 등의 표현이 등장하면 로봇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관제센터에서 이를 실시간으로 포착해 보호자에게 전달한다. 관제센터에서는 보호자에게 ‘정서 상태가 불안하니 방문 요망’ 등으로 문자메시지 피드백을 준다.

대전시 관계자는 “6개월간 효과를 살펴보고 말동무 로봇을 통한 비대면 돌봄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 남구도 7월부터 천연기념물 울산 귀신고래를 형상화한 ‘장생이’ 돌봄인형을 지원이 필요한 홀몸노인 300명 시범적으로 보급했다. 또 이달부터는 전남 순천시와 장성군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순천시는 순천의 대표 철새인 흑두루미를 형상화한 ‘루미’를, ‘옐로우시티’(노란색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친화적 도시)를 표방하는 장성군은 노란 용(龍) 캐릭터인 ‘황룡이’를 활용해 만든 돌봄인형을 시범적으로 배포했다.

장성군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30명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도입한 후 만족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효과가 높을 경우 인원을 늘려 본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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